펌킨의 하루

2012년 펌킨의 10대 뉴스.

pumpkinn 2012. 12. 26. 09:35

  

 

 

1. 애리의 고등학교 졸업식

 

애리의 졸업식이 연초에 있었다. 말로만 듣던 애리 학교의 그 유명한 졸업식.. 그야말로 대학의 졸업식 규모를 방불케했다. 처음으로 그런 행사에 가는 우리는 어리벙벙했고, 졸업식도 파티도 사전 준비 사항이 얼마나 많은지. 그런 파티나  행사를 귀찮아하는 엄마다보니 자꾸만 딴지를 걸곤 해서 애리가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졸업식은 학교가 아닌, 연주회가 주로 열리는 Credicard Hall에서 했고, 파티는 며칠 후, Festa장에서 했는데 얼마나 화려하던지. 이 모든 것이 바로 졸업생들이 준비하고 주관한거라 생각하니 정말 요즘 아이들의 능력은 나의 상상을 넘는구나 싶었다. 물론 대행회사에 맡긴것이긴 하지만. 유명 가수들 밴드들도 와서 흥을 돋궈주고. 한쪽에선 학생들을 위한 최선 유행의 음악들로 댄스장이 만들어져 있었고. 가족들이 앉아있는 테이블 가까이엔 한쪽에선 부모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 밴드들이 노래를 부르는 무대가 있어 가족들도 학생들도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딸은 아빠와 함께, 아들은 엄마와 함께 입장하며 왈츠를 추는 장면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대체적으로 한국 아빠들이 그러듯이 왈츠를 못추는 남편은 엉거주춤. ^^ 우리는 새벽까지 그곳에서 지칠줄 모르며 시간을 보냈다. 새로이 느껴보는 또 하나의 색다른 브라질 문화....

무엇이든 첫 경험은 새롭고 기억에 남는 것. 잘 공부해준 것 고마웠고, 친구들과 잘 지내줘서 고맙고, 반듯하게 자라줘서 고맙고. 고마움이 가득한 자리였다. 너무나도 즐겁게 시간을 보낸 우리. 준비 기간 중 애리에게 좀 더 따뜻하고 살갑게 대해주지 못한게 미안했다. 행여나 하이 클래스의 부자집 아이들의 세계에 애리가 물들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었는데, 자기 중심을 잘 지켜주며 함께하는 모습이 고마웠던 시간이기도 했다.

엄마가 자기를 좀 더 믿어주었듬 좋겠다는 애리의 말이 귀에서 들리는 듯하다. 그럼 믿지. 믿고말고. 믿고말고. 엄마가 행동으로 보여줄께.

너도나도 다들 졸업하는 고등학교지만, 나에게는 이국에서 겪어보는 새로운 문화였고 감동적인 순간이었기에 10대 뉴스의 하나로 올렸다.

 

Trote(신입생 골탕먹이기 행사)에서 돌아온 애리...

완전 온 몸이 술과 기름과 물감으로 범벅이 된 모습이 넘 재밌기만 하다...^^

남편은 재밌었는지 애리의 이 감당안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두었다..^^

덕분에 내가 요롷게 잘 써먹고 있삼~!! ^___^

 

2. 애리의 대학 입학

올해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학생 엄마가 되었다. 애리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경영학부 브라질 최고 명문 대학에 입학했다. 행여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속상해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입시를 준비중인 본인은 어디 그 마음이 편했을까..? 늘 공부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엄마에게 자랑스러움을 안겨준 애리는 역시나 대학도 그렇게 학원도 다니지 않고 학교 공부만으로 당당하게 상위권으로 입학을 해준 것이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입학 발표후 주윗 분들로부터 많은 부러움의 시선을 받으며 축하를 받았다. 그냥은 못지나간다고 이리저리 한턱내라는 말씀에 여러턱 내느라 출혈은 심했지만, 어디 그게 문제겠나. 그런 출혈은 얼마든지 반갑다. 우리 부부에게는 너무나도 행복하고 감사한 순간이었다. 마치 당신들 일처럼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주시는 지인분들께도 감사했고... 게다가 2학기에는 최우수 학생 10명이 뽑히는 영광의 학생에 뽑혀 Quadro de Honra에 이름을 올렸다.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했는지....

이것은 나의 뉴스가 아니라 애리의 뉴스지만 처음으로 대학생 엄마가 된 행복함. 그리고 엄마 아빠에게 빛나는 순간을 선물해준 애리에 대한 고마움과 자랑스러움으로 나의 10대 뉴스로 뽑았다. 사실 기쁨과 자랑스러움의 크기로는 이것이 올해 나의 가장 큰 뉴스가 아니었나 싶다.

(팔불출 엄마의 딸 자랑... 이해 부탁드려요..^^)

 

 

3. 남편과의 칠레 여행

7월은 우리 부부만 달랑 남았던 달이었다. 애리는 모아놓은 용돈으로 한국 여행을 갔고, 리예는 15세 성인식 선물로 유럽 어학 연수를 떠났던 시기. 둘이 남고 보니 두 딸아이의 빈공간이 참으로 크게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처음이었다. 하나가 떠나면 다른 하나는 늘 곁에 있었는데, 이렇게 두 녀석이 한꺼번에 떠난 것은 정말 처음이었다.

우리도 나이가 들은거구나. 우리는 별 깊이 생각도 없이 괜스레 허전한 마음에 우리도 여행 떠날까..?” 했고. 말난 김에 여행사에 가서 알아보았고, 가서 알아본 김에 이것저것 생각없이 덜컥 비행기표를 사고 호텔을 예약을 했다. 목적지는 칠레~!! 남편이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칠레..

그렇게 별 대책도 없이 계획도 없이 즉흥적으로 가게된 여행. 이번 여행이 다른 여행들과 달랐던 것 두 가지였다. 우리 부부만의 여행이었고, 패키지가 아닌 우리가 지도와 여행 안내책자를 들고 여기저기 찿아다니는 여행이었다는 것. 굳이 가이드를 선정하지 않아도 칠레의 산티아고는 파리처럼 빨간버스타고 다니며 정류장마다 내려서 돌아볼 수 있도록 여행 코스가 너무 잘되어 있어 다니기가 넘 좋았다. 색다른 재미, 참 재밌었다.

왠일로 고분고분(^^) 내 의견을 따라주는 남편이 고마웠고, 불같은 성질을 부리지 않아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날 밤은 대판 싸웠지만..^^;;) 그리고 길치인 내가 의외로 길을 잘 찿아다녔다는 것이 내겐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스스로에 대한 기특함 같은..^^

깨끗하고 친절하고 예의 깍듯한 칠레인들에게 감동 받았던 여행이었다. 그리고 칠레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없어진 여행이기도 했다(화산폭발, 지진 때문). 아이들과 다시한번 꼭 칠레 여행을 가자고 다짐하며 돌아온 즐거운 여행. 다음 번에는 좀 더 여유롭게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Artesanato 마을에선 꼭 하루를 보내야지. 인제 칠레는 내 손바닥 안이여~!! ^___^

 

 

 

4. 가족들과의 Juquehy 해변 여행

올해는 아이들의 여행으로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질 못했다. 해서 떠난 Juquehy로의 주말여행. 너무나도 아름다운 해변에 입이 떡 벌어졌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해변가. 해변을 바라보며 먹는 Cafe da Manha (Breakfast) 해변가를 거닐며 느끼는 차가운 바다바람. 파도에 실려온 작은 해파리들. 새끼 게들.. 성게들.. 그 모든 것들은 나를 자연으로 데려갔고, 일상 속에서 힘들었던 일들, 모든 스트레스를 파도와 함께 바람과 함께 실려보낼 수 있었던 눈물나게 감동스런 순간들이었다.

그 아름다운 해변을 걷는동안 Mp3에서 흘러나오는Peter Szentpeteri Csilla Vihar과 moldva는 급기야 나로하여금 눈물을 쏟아내게 만들었고...., 정말 너무나도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이었다. 그렇게 해변이 마치 오로지 우리만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느낌. 아마도 겨울이었기에 누릴 수 있었던 특혜였던지도 모르겠다. 꼭 한번 다시 가고 싶은 그곳. 내겐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 유니컨 2기와 선생님...

이렇게 나오니 꼭 내가 사진을 찍은 듯한 분위기다. 사진은 유니컨 1기 연주님 글에서 가져왔다.^^

 

 

5. 유니컨 2기 합류

와우도 끝났고 공부에 대한 열망은 있으나 내가 열정을 갖고 달려들 수 있는 무엇이 없었기에, 나의 삶이 또 다시 모노톤으로 우울한 회색을 띄고 있던 그 즈음, 선생님으로부터 유니컨 합류에 대한 의사를 물으시는 이멜을 받았다. 사실 유니컨은  1인 기업가가 되고 싶은 분들만 가입하시는거라 알고있었기에, 나와는 무관한 그룹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편협적인 생각임을 선생님의 설명을 통해 알게되었고, 나는 주저없이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드렸다.

그렇게 내가 결정을 내리게 된 뒷 배경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은 공부를 다시 치열하게  하고 싶었다. 내게 가장 열정이 솟을 때는 읽고 쓰고 공부할 때다. 와우때처럼 그렇게 하고 싶었다. 내가 온전히 살아있다는 느낌 속에 지냈던 시간들에 대한 먹먹한 그리움.

두번째 이유는 유니컨 2기에 함께 하시는 분들이 참 좋았다. 물론 우리 4기인 지상이와 병용님을 제외하면 내가 개인적으로는 다들 잘 모르는 분들이지만, 다들 각 기수에서 두드러지는 열정을 보여주신 분들이었고, 그 분들과 함께 있으면 가만 있어도 기를 받을 것 같았다. 그랬다. 함께 성장을 받쳐주고 나도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가는 우리들. 그런 우리들속에 함께하는 일원이고 싶었다.

늦게 합류한 덕에 이미 3개의 독서가 밀려지게 되었던 것이 처음에 나를 좀 불편하게 했지만, 곧 따라잡을 수 있었고 (아직 한개 미달) 그로 인해 내 삶에 생기가 돌고 활력이 솟고,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게 되었다. 내 목소리는 유니컨에 대해 이야기할때마다 하이톤이 되고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내 생활은 활력 솟기 시작했다. 물론 요즘 조금 다운 되어 있긴 하지만, 다시 수면 위로 올라갈 것임을 나는 안다. 이 모두 과정이니까...

 

 

 

6.  포어 수업 시작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포어 수업. 정말 두근거리는 시작이었다. 이렇게 나를 춤추게 했던 일이 근래에 또 있었을까..? 지난 학기부터 시작하고 싶었는데, 한 학기를 미루었다. 우선은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인지 나의 열망이 거짓은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고, 또 다른 이유는 내게 그 프로그램을 소개해준 소피아 언니에 대한 존중과 배려였기도 했다. 포어 공부를 하게 되는데 둘이 같은 반에 들어가게 되면 언니께나 나에게나 서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친하니까 한국말로 이야기하게 되는 불상사).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이번 학기에 등록을 했는데, 역시 나는 줄을 잘 선다. 우리 반 선생님 Katia는 정말 너무 매력적인 선생님이시다. 얼굴도 예쁘고 날씬늘씬 세련에, 또 공부는 얼마나 잘 가르치시는지.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스타일로 가르치시니 일주일에 두번인 수업이 내겐 너무 멀게 느껴졌고, 수업이 있는 월요일이 그리도 기다려지긴 또 첨였던 듯싶다.

브라질에 17년을 살면서 이제야 포어 공부를 하는 것이 조금 부끄러웠고, 더우기 기본 클래스에 들어간 것도 함께 공부하는 (브라질에 온지 얼마 안되는) 친구들에게 미안했지만, 나는 내가 평소에 사용하는 포어를 문법적으로 정확하게 말하고 싶은 욕심에 들어갔으니 그닥 존심을 내세울 일은 아니었다. 공부에 대해서만큼은 겸손할 줄 아는 나라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어쨌든, 평소 쓰면서도 헷갈리거나 고개 갸우뚱거리게 하는 표현들을 문법적으로 분명하게 알게되니 얼마나 신나고 재밌는지, 포어로 편지를 써야 하는 일이 많은 나로서는 문법 체크하는 재미도 솔솔했다. 올해 내가 가장 잘 한 일 중의 하나 유니컨에 이어 포어 수업이었다.

 

 

 

 

7. 15세 소녀들을 위한 7가지 습관 강의

싫다고 싫다고 해도, 못한다고 못한다고 해도 자꾸만 주어지는 기회. 어쩌면 이것은 삶이 내게 보여주는 표지인지도 모른다. 15세 소녀들을 위한 7가지 습관 포어 강의가 그랬다. 강의 주제가 무엇이 되었던 한국말로 강의를 하라고 해도 어려울 강의를 포어로 하라니. 정말 그건 아니었다. 몇 년 전 강의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고 가슴이 쓰릴만큼 나의 능력의 한계를 인정해야만 했다. 그 후로 나는 결심을 했더랬다.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죽어도 않겠다던 그 강의를 또 맡게 되었다. 새로오신 수녀님으로부터 또 다시 요청이 들어오고 (오해 않으시길요.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7가지 습관 세미나를 들어다는 이유에서에요) 번번히 수녀님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죄송해서 받아들인 제의였다. 또 나같은 엉터리 강사더러 강의를 해달라고 하는 곳이 또 어딨겠는가..? 나를 성장시키고 학습시키는 훈련으로 생각하고 나중엔 나를 스스로 설득시키며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4번의 강의를 로사 언니와 두번씩 나눠한 시간. 내가 진행한 두 번의 강의 중 첫번째는 아주 만족스러웠고, 두 번째는 괴로웠다. 그래도 50%의 성취감을 느낀 시간으로 내겐 용기를 안겨준 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아니 다음 번엔 그 부분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렇게 새로이 용기를 낼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 올해의 10대 뉴스로 뽑았다.

 

 

 

8. 마르셀로 로씨 신부님과의 미사

마르셀로 로씨 신부님은 브라질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으시는 신부님이시다. 죽어가고 있는 브라질의 카톨릭 교회에 성령 불씨를 지펴주신 신부님. 나는 TV에서만 여러번 뵈었을 뿐 한번도 미사를 참여해 본 적이 없다.

그런 나에게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학생을 담당하시는 신부님께서 한국에서 오셨는데 소피아 언니와 아저씨가 모시게 되었고, 마르셀로 로씨 신부님을 뵙고 싶다는 신부님의 요청(?)에 따라 그곳엘 가시면서 나도 데리고 가신 것. 한국에서 성령 세미나에 관심있는 신부님들이 오시면 마르셀로 신부님을 만나고 싶어하신다.

신부님을 모시고 간 덕분에 마르셀로 신부님께서 미사를 집전하시는 제단 위에서 함께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영광이 주어졌고, 나는 마르셀로 신부님을 아주 가까이서 뵐 수 있었다. 그 곳에서 느낀 강렬한 에너지를 어떻게 표현을 할 수 있을까..? 무미건조한 신앙 속에 있던 나에게도 그대로 전달이 되어 뭔지 모를 벅찬 감동에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흐르고...

그 수 많은 관중들의 한 마음 한 뜻으로 기도를 하고 노래를 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에너지의 대 폭풍이었다. 하느님 보고 계십니까.? 수 많은 이들이 당신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보고 계십니까..? '시와 그림'의 은혜로운 성가 임재가 떠오르는 순간...

마르셀로 신부님의 초대로 앞으로 나가 그 많은 신자들 앞에서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느끼셨다며 인사 말씀을하시던 신부님도 벅찬 감동에 목이 메어 말씀을 잇지 못하셨던 그날. 우리 모두에게는 감동의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왼쪽부터 깜삐나스에 계시는 리오바 언니, 아나스타시아 언니, 소피아 언니, 그리고 힐데 언니...^^

 

 

9. 언니들과의 1 2일 여행

Minas Gerais Poco de Caldas로 여행을 다녀왔다. 남편과 아이들을 떨궈내고 다섯 명의 아지매들이 일상을 탈출한게다. 정말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

아지매들이 모이면 빠질 수 없는 그것. 수다~!! 우리는 수 많은 주제들을 놓고 수다를 떨었으며, 예쁜 까페들을 찿아 다니며 분위기를 한껏 즐겼고, 화보 촬영(?)을 위해 곳곳을 뒤지고 다녔다. 하하하~ ^^ 그런가하면, 투어 기차를 전세내어 타고 다니며 마치 여행이라곤 처음 온 우리처럼 손을 흔들며 좋아라 했고, 그 원초적인 냄새가 나는 마차를 타고는 풍경 좋은 곳에서 내려 곧 죽어도 폼생폼사~!! 근사한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놀던 기억. 공원에서 우아하게 댄스하던 아름다운 중년 부인과 그 파트너. 그 모든 것은 내 마음 한켠에 고이 자리잡고 있어 떠올릴때마다 웃음이 나곤 한다. 단지 너무 멀어서 그 짧은 1 2일의 시간을 오고 가는데 반을 할애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았더랬다. 다음엔 가까운 곳으로 가야겠다고 우리는 그렇게 입을 맞췄다.

자주는 아니어도 이렇게 함께 삶 속에 예쁜 추억을 그려가는 분들이 내 곁에 있다는 것. 그것은 바로 하느님이 내게 주신 선물. 축복이었다.

 

10. 아이러브인 & 김 영하 팟 캐스트

 

   

 

아이러브인

친구의 소개로 보게된 아이러브인. 오우~!! 완전 열광의 도가니였다. 4번의 강의 중 나를 그야말로 돌아가시게했던 강의는 바로 김난도 교수와 최인철 교수의 강의였다. 깊은 곳에 숨어있던 나의 영혼을 깊게 터치한 란도샘의 강의는 들으며 얼마나 울었던지 꺼이꺼이 숨을 헐떡거렸더랬다. 아픈 젊은 영혼들을 위한 강의인데 왜 중년 영혼이 이리도 흔들리며 눈물을 흘려댔는지.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에 대한 심리학 강의는 깊으면서도 똑뿌러지는 강의도 강의였지만 그렇게 차갑고 예리한 이성,  지적이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최인철 교수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어서 하마트면 사랑에 빠질뻔했다. 하하하~ ^^;;

그 날 나는 얼마나 흥분했고 얼마나 열광했었나, 나는 그 느낌을 도저히 놓칠 수가 없어 아이러브인 강의 후기를 쓰고 또 책을 읽고 리뷰를 다느라 며칠을 혼자 엄청 바쁘게 지냈던 기억에 방긋 웃음이 난다. 아~ 정말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

 

 

영하의 팟캐스트 책읽는 시간

유니컨 까페에 올린 내 축제 글에 올려진 펌킨님 김영하의 팟캐스트 들어보세요라는 우리님의 댓글을 읽고는 곧 검색하여 김영하의 팟캐스트 책읽는 시간을 만났다. 우리의 만남은 거의 운명적이었다고 말하고 싶을만큼 나는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에 그야말로 그대로 푹 빠지고 말았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나는 mp3로 듣기 위해 그동안 올려진 45개의 에피소드를 모두 다운을 받아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폴더에 집어넣고 10개씩 묶어서 내 mp3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나는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히 그가 책읽어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출근 길에, 퇴근 길에, 약속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들으며 나는 역시나 열광했고, 웃고 울며 그렇게 그 시간 속에 빠져들었다. 그가 들려주는 재즈를 찿아 들었으며, 그가 말한 그림을 검색하여 함께 느꼈고, 그가 말하는 책들을 교보에 주문하여 내 책장에 꽂아놓았다. 소설가인 그는 주로 소설을 이야기 했고, 나는 소설을 그닥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김영하 때문에 소설이 좋아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께다.

그의 멋지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것을 듣는 것도 좋았지만, 그의 입을 통해 듣는 작가들의 이야기, 화가들의 이야기, 음악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나를 더 열광케 했다.

지금 나는 42번까지 들었고 어제 46번째 에피소드가 올라온 것을 보았다. 43번부터 46번은 아껴두었다. 한 달에 한번 올라오는 에피소드. 빨리 끝나는게 아쉬워서 아껴서 듣고 싶은. 아마도 까뮈가 장그르니에의 섬을 손에 들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읽고 싶어 떨리는 가슴으로  집으로 뛰어가던 그 마음. 아마 내가 김영하의 팟 캐스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그와 닮지않았나 싶다.

내가 행하고 경험한 일은 아니나, 내게 깊은 행복과 기쁨을 안겨주었기에 나의 10대 뉴스로 올렸다.

*

중요성이나 느낌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그저 마음가는대로 정리해보았다...

이렇게 적고보니 그래도 한해가 그냥 지나간 것은 아닌 거구나...

뿌듯함이라기보다는 마냥 헛되이 보낸 것은 아닌 것에 대한 안심이 되는 느낌....

 

내년엔 그야말로 덩치 큰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해서 이번 여행은 내년을 위한 몸과 마음과 영혼을 내려놓는....

귀한 여행이 되어주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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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vin Kern의 연주곡 중 once in the long ago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 Sundial Dreams..

오늘 배경 음악으로 골랐다... 

 

Kevin Keran - Sundia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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