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무척 날카로운 요즘이었다.

pumpkinn 2012. 12. 20. 11:00

 

 

무척 날카로운 요즘이었다.

작은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목숨걸고 사수한다. 그 쓰잘데기 없는 것들을.

 

내가 이렇게 사소한 것에 연연하게 될 때는 늘 같은 공통 분모가 발견된다.

열정과 에너지의 고갈...

그렇게 내 삶 속에 열정과 에너지가 고갈되었을 때...

내 삶은 생기를 잃고 사소한 것에 목숨걸기 시작하며 그렇게 흐트러지는 것이다...

 

왜 팔딱거리던 내 삶은 갑자기(?) 활력을 잃고...

그렇게 바람빠진 풍선처럼 쭈글거리며 바닥에 주저앉는 것인지..

 

그 안을 가만 들여다보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계속 벌어지는 문제들, 해결되지 않는 여러 상황들, 때때로 힘들게 하는 관계등등...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것들은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이유일 뿐임을 알수 있다.

 

그럼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하느님과 멀어질 때이다.

 

물론 평소에 내가 기도를 많이 하는 신자는 아니지만, 내 마음이 하느님을 향해있을 때...

내 마음은 평화롭고 충만함으로 가득하나...

내 삶의 중심이 하느님을 향해 있지 않을 때 나는 이렇게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리고...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게 되고...

결국엔, 그런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또 그렇게 속을 끓이게 되는 것이다...

 

오늘 판공 성사를 보았다...

신부님은 내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시듯 그렇게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짚어주셨다...

 

분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

남에게 화풀이 하는 것과 내가 화가 나있음을 알리는 것은 다른 것이라는 것...

하느님 앞에 진실되게 내 안의 모든 것을 다 쏟아내라고 말씀하셨다..

내 안에 들어있는 화나 분노를 하느님께 다 털어버리라는 것.

그러고나면 내 안에 평화가 올거라는 말씀이셨다...

 

살아도 내가 훨씬 더 많이 살았는데...

신부님들의 이 삶의 지혜는 어디서 오는 것인지...

 

말씀을 듣는데 눈물이 자꾸만 났다...

누군가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해줄 때 느껴지는 그런 깊은 위로...

그럴땐 어김없이 눈물이 함께하곤 한다...

 

대체 내 안에 무슨 가 그렇게 많이 들어있었던걸까..?

속으로 끙끙거리며 말 못할 화병날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꼭 화병날 일이 아니어도.... 

사실, 직원 문제도 그렇고 가게 문제도 그렇고...

가끔은 가게를 문닫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물론 그러면 절대 안되지만... 바로 문제 회피.

 

늘 느끼는 거지만...

사업을 하는 것은 내 능력의 역부족임이 느껴진다. 어렵다.

나는 사업을 할 스타일도 성향도 아니지만, 바로 회피할 수 없는 삶 속에 내게 맡겨진 책임.

그러니 내가 능력이 안되면 능력이 되게 해야하고...

상황이 안되면 상황이 되게 만들며 그렇게 턱걸이 하듯 지금까지 왔다.

감사하게도 잘 이끌어왔다.

 

그런데 덩치가 커지면서 신경 쓸 일도 많고, 생각지 않게 터지는 일도 많다.

사실은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그만두고 싶다고 말을 하겠나. 그럴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역시 그저 겉으로 그런 옷을 입고 나타난 것임을 안다...

이렇게 벗어나고 싶다고 현실 회피를 하고 싶은 유혹이 드는 것은...

내가 삶 속에서 하느님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임을 너무 잘 아는 것이다...

 

오늘 판공 성사를 보며 내 안의 이야기를 고백하고 나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고. 조금 안정된 느낌이 느껴졌다..

 

역시 뛰어봐야 벼룩~

뛰어봐야 하느님 손바닥 안이다~ 히유~

 

차근차근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적어보아야겠다...

머리로 생각하며 스트레스 받지 말록....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말고...

모든 것들 편하게 받아들이고 웃으면서 밝게 살자...

 

결론은 버킹검....

.

.

Asteria님의 공간에 올려져있던...

너무나 아름다운 곡...

살짝 이곳에 올려본다...

 

내가 좋아하는 Kevin Kern..

제목도 아름다운 Mus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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