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6시에 일어났다.
샤워를 하고 7Habito 강의 준비를 했다.
평소같으면 토요일인 만큼 아침에 시간도 있고, 느긋하게 준비를 할 수 있을 터지만...
오늘은 여느 토요일과 달랐다.
와우 정모가 있는 날이다.
정말 오늘만큼은 빠지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다.
9시까지 소피아 언니네 아파트 살롱에서 만나기로 한 우리...
같은 동네 사는 아나스타시아 언니의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나간다.
나가다가 오늘 나눌 책을 가져가려는데..
흑~ 책이 어딨는지 보이지 않는다~
책장 어딘가에 꽂혀있을텐데...
급하게 찿으려니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그동안 오늘 나눌 책을 꺼내보지도 않았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책을 찿다가 시간이 늦을까 그냥 포기하고 나서는 나.
그런 내모습이 넘 웃겼다.
유니컨과 포스트 와우를 대하는 자세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왠 배짱이란 말인가..?
아마도 언니들도 읽지 않았을것이란 생각...
그러니 미안할 것 없다는 스스로의 위로.
그리고 난 이 책은 안읽었지만 유니컨의 책들은 열심히 읽고 있다는 자위..
그 여러가지들이 나를 그렇게 당당하게 ‘안 읽었어요’라고 말할 수 있게 한 것 같다.
(“못 읽었어요”도 아니고 “안 읽었어요”란다...자의적이었단 얘기...^^;;)
오늘은 정모기 때문에 모든 인워들이 다 모였고.. (그래야 다섯 명이지만..^^;;)
우리는 책과는 무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 보내고는...
그동안 내게 일어난 가장 큰 3가지 뉴스에 대한 나눔을 하고는 먼저 나와야 했다...
15세 강의 자료를 프린트해야 하고,
또한 미리 한번쯤 연습을 해보아야 가서 흐름을 잘 탈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연습을 할 수가 없었다...
어제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 공부하고 있느 애리와 리예가 모두 각 방을 차지 하고 있으니..
내가 큰소리로 연습을 해볼 공간이 없는 것...
마음은 불안했으나, 그래도 조그만 소리로 부엌에서 해보았는데..
그게 아니다. 큰 소리로 직접 하듯히 해보아야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성당으로 향했다...
오늘 날은 또 얼마나 더운지...
아이들은 시간이 되지 하나 둘 모여들고...
우리는 수업에 들어갔는데, 첫 시작은 부드럽게 되었는데...
중간부터 흐름이 끊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흠..
이렇게 되면 끝까지 힘들게 끌어지는데...
하지만 흐름이 한번 옆으로 새니 부드럽게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어쨌든, 그 더운데서 아이들은 얼마나 이쁘게 열심히 들어줬는지...
지난 번 수업에서 아이들이 열심히 들어준 것에는 나도 한 역할 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오늘 수업에서 아이들이 열심히 들어준 것은 순전히 아이들의 놀라운 집중력과...
선생님에 대한 예의였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은 강의였던게다.
어쨌든, 수업은 힘들게 이어졌지만, 그래도 간간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토픽을 꺼냄으로..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던 것이 조금 분위기 전환이 되어주어 고마웠다.
하긴, 고 또래 아이들이 관심있어 하는 것은 남자 친구이야기들...
요즘 유행하는 소설이야기등등 아니겠나...
수업 마지막으로 사명서를 쓰게 했는데...
그 더운데에도 불구하고 사명서를 쓰자고 하니
단 한명도 싫단 소리, 힘들단 소리는 커녕 인상한번 찡그리지 않고...
그렇게 열심히 임하는 모습이 정말 얼마나 이쁘던지...
아이들이 사명서를 쓰는 동안 음악을 틀어주려고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를 열어놓았는데...
더운 날 오래 붙잡고 있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앞섰던 터라 ...
준비해놓은 음악을 틀어주는 것도 잊어버렸다..^^;;
어쨌든, 수업은 그렇게 끝났고...
아이들은 고맙다는 이야기와 함께 마쳤다...
정말 얼마나 이쁜 아이들이었는지...
이번에 성인식을 하는 아이들과 함께 할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은...
내겐 축복이었다.. 내게 아름다운 기억을 안겨준 녀석들인게다..
내가 원했던 만큼의 성과는 못냈지만...
그래도 내겐 감사한 기회가 되어주었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왜 지난 번 수업은 그렇게 활기넘치고 자신있게 재밌게 해냈는데...
이번에는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한걸까..?
물론, 너무나도 더웠던 날씨,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나의 부족함. 등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내가 충분히 씹어먹고 소화시켜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지 못했기에 겉돌았다.”라는 것.
그것이 바로 근본적인 이유였다.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을 때는 나는 여유가 있었고,
아이들을 분위기에 맞게 이끌며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었으나..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행해지는 강의는...
내가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을 전하기에 급급했기에...
아이들을 온전히 내가 보여주고 싶은 영역으로 데려오질 못했다는 것...
그랬다..
인제 문제를 알았으니, 다음에는 그것을 더 잘해낼 수 있을 것이다..
몇 번씩 읽고 삶 속에서 적용하고 찿아보며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은 다음에야....
글도 강의도 자기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내게 주어졌던 소중한 기회.
하느님께 감사하고, 기회를 주신 수녀님께 감사하고, 함께 해주신 로사 언니께 감사드린다..
드.디.어,끝.났.다.
만세~!!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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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l Collins의 Against All Od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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