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남편과 함께 시부모님 묘지엘 다녀오는 길이었다.
길이 참 아름다워서 생각에 잠겨있는데 남편이 하는 말...
“이 길이 참 아름답네. 자주 지났던 길인데 오늘은 새롭게 느껴져.
우리가 매일의 삶을 이렇게 여행하는 듯한 시선으로 본다면...
우리가 있는 곳이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남편의 표현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그래.. 그렇다면 우리는 늘 여행하는 듯한 느낌일꺼야...
"어떤 한 장소에 오래 살게 되면 그 장소에 대한 감각이 점점 둔해지기 마련이다. 자신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거꾸로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항상 흥미롭다. 새로운 장소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신선한 방식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보게 해준다." (P161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오늘 아침...
나탈리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를 읽으며 내 가슴을 흔들어댄 부분이다.
나는 우리 동네로 이사온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우리 동네를 잘 모른다.
그저 내가 살고 있는 블록 주위. 그리고 가까이 있는 이지에노뽈리스 쇼핑.
또한 지금은 잘 가지 않지만 한때 출석(?)을 찍었던 Fran’s Café.
겨우 그정도..?
아..지금은 하나 정도 더 늘었다.
일주일에 포어 수업을 가는 메켄지 대학가는 길..
그 길에 있는 프랑스어 학원, 스페니쉬 학원. 약국들, 그리고 꽃집들..
나탈리가 이름을 부여하라고 했는데, ‘부여’하기는 커녕 그들이 가진 이름도 잘 모르겠다.
다음 주에 학교 가는 길에 이름을 적어놓아야겠다.
그게 전부다.
두 블럭 아래에 슈퍼마켓이 있고,
또 그 가까이에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파는 Orti-Fruti라는 슈퍼가 있다는데...
난 아직 그곳에 어디에 붙었는지 모른다.
그럼 이유는 왜일까..? 왜 나는 모르는 것일까..?
물론 일상적인 이유는 여럿있다.
나의 모든 일상은 우리 동네에서가 아니라 내 직장에서 이루어진다는 것.
그리고 슈퍼나 시장은 우리 마리아가 다 본다는 것.
또 하나는 휴일이나 쉬는 날에 동네를 돌아볼 수 있지만, 굳이 그런 수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
나탈리는 말한다.
네가 사는 동네를 순례하라고.
그래서 낯선 곳에 온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보라고 말이다.
그래서 너의 둔해진 감각을 세포하나하나 깨워놓으라고...
오늘은 성경 공부를 가야하니 시간이 안되겠지만...
내일은 동네를 돌아다녀보아야겠다.
가까이에 FAAP 대학 앞에 예쁜 까페와 식당이 즐비한 거리가 있는데...
가까이에 살면서 한번 가보지 않았다.
공휴일인 내일...
내가 ‘사랑하는’ 우리 동네를 한번 ‘순례’해야겠다..
‘사랑’한다면서 모른다는 것...
이것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는걸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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