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속으로

기억 속의 이야기 하나...

pumpkinn 2012. 6. 19. 11:02

 

파라과이 살았을 때...

나는 Passeo (드라이브) 가기를 참 좋아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그리워질 때....

분명한 모습으로 그릴 수는 없었지만 꿈에 부풀어질 때...

그리고...

겨울이 다가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질때면...

나는 늘 그렇게 혼자 버스를 타고 빠세오를 떠났다...

 

우리 집 앞에서 서는 30번 버스...

빨간색 30번 버스는 운치있는 에스빠냐 길로...

파란색 30번 버스는 가로수가 멋진 마리스깔 로뻬스 길로 이어졌는데...

(어쩌면 그 반대였을지도 모르겠다...)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때로는 빨간색을.. 때로는 파란색을 골라탔더랬다...

 

그렇게 한참을 타고 가다 중간 지점 쯔음에 내려서는...

다시 그 버스를 오기를 기다려 돌아오는...

좋은 차를 타고 멋진 곳으로 가는 근사한 드라이브는 아니었지만...

나름 운치있고 분위기 있는 나만의 빠세오 방식이었다....

 

나는 그렇게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창밖을 바라보며 참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어쩌면, 나의 멍때리기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번은 돌아오는 승차권을 손에 쥐고 있다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다 무심결에 창밖으로 버리고는...

스스로 황당해하다가...

버스 운전사 아저씨께 부탁을 드리고 공짜로 버스를 타고 돌아온 기억...

 

수줍음이 많다기보다는 내 안에 잠재하는 내향적인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나지만...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되면...

어디선가 고맙게도 그리도 용기가 나오는 것인지...

스스로 참 대견스럽다...^^

 

파라과이에서의 생활....

태어나서 가장 외로웠던 시절이었지만...

그래서 지난 날 쉽게 말하던 고독이니 외로움이니 하는 것들이...

얼마나 사치스런 표현이었는지 온몸으로 느껴야했던 그때의 시간들이었지만....

 

그래도...

내 안엔 꿈이 한 가득이었고...

꿈을 먹고 살고 꿈을 호흡하던 시절....

그래서 지독하게 외로웠던 기억과 함께 그 옆엔...

꿈으로 가득했던 파스텔 행복도 나란히 함께 그려지는 것 같다....

 

오늘...

집에 오다...

문득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코끝이 찡했다...

 

가난했지만...

꿈이 있어 좋았던 시절...

 

간간히 떠오르는 기억 속의 아름다웠던 날들....

 

음....

겨울인가부다....

 

.

.

 

First of May...

겨울이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노래 중의 하나....

5월에 올렸어야 하나...? ^^

 

아득한 그리움을 안겨다주는 노래....

 

BeeGees가 아닌...

Emi Fujita의 First of May로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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