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리뷰 72] 데이비드 허친스의 ‘네안데르탈인의 그림자’를 읽고../ 신동희 옮김

pumpkinn 2012. 3. 21. 07:56

 

 

데이비드 허친스의...

'네안데르탈인의 그림자 Shadows of the Neanderthal'을 읽고... 

 

리뷰를 시작하며...

사실 이번 주에 읽으려했던 도서는 아니었으나,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전시회로 다음 주엔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책을 집어들었다. 아주 얇고 제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마치 꼬마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 같은 그림이 그려져있는 네안드레탈인의 그림자’..대체 어떤 내용일까?’하며 페이지를 넘긴 나는 그만 웃음이 나왔다. 정말 어른이 읽는 동화같은 이야기...

 

리뷰...

우선 등장인물들의 이름부터 재밌었다. 웅가, 붕가, 우기, 부기, 트레볼. 그 재밌는 이름을 가진 원시인들은 동굴 속에서 살며, 한번도 왜 동굴에서살아야 하는지, 바깥 세상에 왜 나가면 안되는지에 대한 합당한 이유들을 부여하며, 밖에서 지나가는 동물들이나 나비들로 동굴에 비쳐지는 그림자를 마치 사실처럼 받아들이며 동굴 벽을 따라 쫓아다니며 논다. 동굴 안으로 들어오는 벌레들을 먹거나 돌멩이를 빨아 먹으면서도 한번도 동굴 박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으며 동굴의 삶에 적응하며 살고 있다. 오로지 동굴 밖에 나가면 용에게 잡아 먹히거나, 괴물에 밟혀 죽을거라는 상상 속에 동굴에 있어야만 하는 합당한 이유를 갖다 붙이면서 말이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동굴 밖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부기의 단순한 질문에 동굴은 일대 소요사태가 벌어진다. 그야말로 소요사태였다. 부기는 단순히 그저 정말 아무 생각없이 입밖으로 내었을 뿐인데, 친구들은 미칠듯이 날뛰며 급기야는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어하며 극단적인 결단 속에 부기를 내쫓고야 마는 일대 사태가 벌어지는게다.

이부분에서는 섬뜩했다. 물론 책 속의 이야기고 지어낸 이야기지만, 우리 인간의 잔인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라 소름이 돋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퓰리처 상을 수상한 파리 대왕에서 인간들이 상황 속에 네편과 내 편으로 변해가는 심리묘사를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어쨌거나, 그렇게 질문 한번 잘못해서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방출된 부기는 어두운 동굴에서 벗어나 빛으로 나감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고, 더불어 산둥성이에 앉아 진실을 꿰뚫어보고 지혜를 나눠줘라는 아주 코믹하고 재치만점의 철학적인 이름을 가진 마이크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서로가 같은 상황에서 다른 것을 보고 내린 결론들이 서로가 충분한 대화를 교류하지 않음으로 인해 어떠한 비극으로 이르는지를 듣게 되며 자신의 친구들에게도 넓은 세상에 대해 알려주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야심찬 결심 속에 동굴로 다시 돌아가며 이야기는 끝난다.

아주 짧은 이야기지만 이 안에는 참으로 많은 교훈이 숨어져있다. 그리고 책 뒤에는 책 내용에 대한 풀이와,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좀 더 깊이있게 설명되어져 있다.

그것은 사고모델(Mental Model)’로써 우리가 세상과 우리 자신, 조직에 대해, 그리고 그것들에 종응하는 방식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뿌리 깊은 신념, 이미지, 가정을 말한다(P100)

그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얼마전 읽은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이 떠올랐다. 우리는 무엇을 보더라도 내가 삶을 통해 만들어놓은 프레임을 통해 바라본다는 것. 결국 동물이 많이 내다보이는 망루에 올라 활과 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던 부족과, 풍성한 나무들과 과일들이 내다보이는 망루에 올라간 부족들이 바구니나 배틀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며 서로의 다른 점을 살피지 못했다는 것. 각기 자기만이 옳고, 자기 주장만이 확실하다는 자기 중심적인 프레임 속에 결국은 서로가 파멸에 이르는 길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야기는 극단적이었다. 그렇다면 삶은 이렇지 않을까..? 이렇게 우리가 외적으로는 모두 서로 싸우다 죽거나, 동굴로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지만, 결국 내면적으로는 같은 상황속에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 의견과 같으면 아군이요, 내 의견과 다르면 적군이기에 곧 경계태세를 갖추게 되는 우리들. 결국 누가 옳고 그르고의 차원이 아니라 다른 을 보고 다른 을 보고 있기에 다른 의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이 그리도 힘든 것인지.. 결국 이런 다름의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우리는 많은 다툼에 휘말리게 되고 내적 갈등에 싸이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나도 이부분에서 그닥 자유롭진 못하나, 이제는 전보다 훨씬 더 상대방의 신발을 신고 바라볼 수 있는 깨달음을 조금 가졌다고 말할 수는 있겠다. 그로인해 가장 혜택을 많이 보게 된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내게 주어진 마음이 평화. 그러다보니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가 있게 되고, 또한 그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서로 자기 의견을 내놓고 싸우는 직원 아이들에게 서로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아 그런 의견에 다다랐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서로를 이해시킴으로 직원 아이들도 함께 배우게 되는 시간이 되어주고 있는게다.

사실 완전 똑같은 개념은 아니나 아주 비슷한 개념의 프레임을 읽고 난 다음이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이어진 책을 깊이 빠지진 못했으나, 끝 부분에 나와있는 실행 부분 (P97~99)은 내게 참 도움이 되었다. 내가 부족한 부분들이 예문과 함께 들어져 있어서 어떤 상황에서도 아주 쉬이 적용해볼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두루두루 여러 방향의 관점에 비쳐진 상황을 듣는 것. 그리고 다른 의견이 나왔을 때 그 의견을 물어보는 것. 그것이 내게 조금 부족하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한 그 부분을 바로 이 책에서 콕 찝어 예문으로 내어주어 고마움이 컸다.

깊은 감동 속에 읽었다.”고 결코 말을 할 수는 없으나, 짧으면서도 깨달음과 배움이 있는 책.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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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서로 다른 의견 속에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는 무엇을 느낄 때마다...

나는 비틀즈의 Imagine이 떠오른다...

 

전쟁이 없는 삶..

배고픔이 없는 삶...

나눔이 있는 삶...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서로를 감싸고 보듬으며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

 

들을 때마다 감동이 뭉클이다..

 

오늘은 천사의 목소리...

Vox Angeli의 목소리로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