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늦잠꾸러기의 반전~

pumpkinn 2011. 12. 3. 11:22

꽃시장에 나와있는 수 많은 꽃들 중 몇개를 골라 사진에 담았다.. ^^

아주 진기하고 이쁜 꽃들이 많았는데 아쉽게도 사진에 다 담지를 못했다..

 

밤을 새라면 새도...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 하는 내가..

오늘 아침 언니들을 쫓아서 Ceasa라는 새벽 꽃시장엘 다녀왔다...

세상에 이런 일이~

그래서 오늘 꼭 일기를 써야 하는 날인게다.. ^^;;

 

어머니회 회장으로 일하시는 소피아 언니가..

이번 주 토요일이 마지막 모임이라고 어머니들께 드릴 선물과 꽃을 사신다고..

아나스타시아 언니와 함께 꽃시장엘 가신다며 함께 가보겠냐고 제의를 주신게 지난 주,,

 

나는 브라질에와서 16년을 살았지만...

Ceasa는 언니들로부터 말로만 들어봤지 한번도 가보지는 않았다.

사실 그닥 꽃에 관심이 많은 나도 아니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치명적인 이유로..

그야말로 Ceasa와 나는 무관계한 곳으로 치부하고 지내온 시간들...

 

그런데 함께 어머니회에서 도와드리고 있으니...

나 편히 잠자자고 모른척 할 수가 없었기도 하지만...

뭐 사실 꼭 그렇게 거룩한 공헌적인 뜻에서였다기 보다는...^^;;

사실 어떤 곳이길래 그리도 언니들이 좋아들 하시는지 궁금증이 일었던게다. 이제사..^^;;

 

새벽 5시 반에 아나스타시아 언니네 집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우리...

나는 행여 못일어날까봐 알람 시계를 맞춰놓고선도...

행여 알람이 안울리면 어쩌나.. 새벽에 몇 번이나 일어났다...

새벽 5시에 정확하게 알람이 울려주고...

나는 의외로 기특하게도 거뜬히 일어나 치카치카하고 연지곤지바르고 아나 언니네로 향했다..

늦잠꾸러기의 대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 새벽 공기를 맞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학생때 빼놓고는 새벽 공기를 마셔본 기억이 별로 없는 나...^^;;

학생때 학교에 젤 먼저 도착해서 도서실로 향하던 기억에 웃음이 났다...

행여 어떤 학생이 내 앞에 걸어가고 싶으면 추월을 하여 내가 먼저 도착하려고...

잔걸음으로 빨리걷던 기억들.. 참 쓸데없는데서 이리 경쟁을 해대고..^^;;

 

어쨌거나...

한 블록 위에 사시는 아나 언니네 도착하니 언니는 벌써 내려와 계시고..

곧이어 소피아 언니 도착하시고..

우리 셋은 신난다고 쎄아자로 향했다...

 

세상에~

그 새벽에 파킹장엔 차가 가득차 있고...

더욱 놀랜 것은 그 시간에 벌써 꽃을 사가지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렇게 부지런하게 사람들이 새벽을 가르고 있는 동안...

나는 침대를 누비고 있었으니.. 살짝 부끄럽기도 하고....

오늘만큼은 그들 틈에 껴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흐뭇하고 스스로 기특하던지...^___^

   

꽃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새로운 풍경들이 곳곳에서 나를 맞아주었다...

안개꽃, 장미, 튤립 빼고는 꽃이름이라고는 아는 것이 없는 나...

별의 별 희안한 꽃들, 나무들, 화초들로 가득한 그곳을 보며...

꽃을 파는 사람들.. 꽃을 사는 사람들.. 꽃과 화초를 날라주는 사람들...

혼자 이고 가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그곳을 보니...

정말 너무나도 좋아서 돌아가실 것 같았다...

 

~ 이 맛에 언니들이 이렇게 이곳에 오는 것을 좋아하시는거구나...

사람 사는 맛이라는게 이런거구나... 싶었다...

 

그저 오고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훈훈한 인간 냄새가 나던지...

정말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너무나도 진하게.. 강렬하게 느껴졌다...

 

 

 

꽃시장에 들어가니 이런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트럭을 뒤로 대어놓고 꽃을 파는.. 내겐 기발한 아이디어처럼 보였다.

새벽부터 일하러 나오시는 분드리 꽃을 옮기느라 힘도 덜 들테고...

어쨌거나~ 재밌어서 한컷 담았다~ ^^ 

 

남성도 아니요~ 여성도 아니요~ 바로 아줌마인 우리~ ^^

아줌마는 자고로 배가 좀 불러야 놀 맛도 일할 맛도 나는 우리~

일단은 모닝 커피부터 마시러 갔다..^^

 

언니들이 늘 단골로 마시는 곳이라는데...

여러 색깔의 커피 포트에는 블랙 커피, 단 커피, 아주 단 커피, 우유 등등...

가지각색의 커피가 담겨져 있고...

여러 커피 포트를 놓고 손님들의 기호에 따라 커피를 섞어주는데...

거의 예술의 경지였다...

 

아나스타시아 언니는 밀크 커피 한 잔과 치즈빵 두개..

소피아 언니는 밀크 커피 두 잔과 치즈빵 한개...

나는 밀크커피 두 잔과 치즈빵을 두개 먹었다...^^;;

역시 난 쫌 많이 먹어~ ^^;;

 

인제 배가 좀 찼으니 우리의 임무를 완성하러 가야지..? ^^

우리는 먼저 어머니회 회원분들께 드릴 포인세티아 (이 이름도 오늘 배웠다..^^;;)를 샀다..

난 살 생각이 없었는데 언니들이 집안에 장식하면 이쁘다는 소리에..

나도 덜컥 한 상자를 샀다.. ^^;;

 

언니들이 원하시는 크기의 포인세티아를 발견하시고는 가격 흥정에 들어가신 아나스타시아 언니...^^

지난번에 언니가 사신 값과 같으시다며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도 한 상자 샀다.. 하하하~ ^^

 

그리고 쪼르륵 앞으로 가니 어머나~

상추니 파니 오르뗄랑등을 집에서 재배해서 먹을 수 있도록...

깔꼼하게 화분에 담궈놓은게 아닌가...

아나스타시아 언니 말씀이 오를땔랑을 한 잎씩 잘라서 차로 마신다며...

너무나도 좋다고 사라고 하신다..

 

내가 잘 마시는 차기 때문에 또 한 상자 샀다..

파도 한상자..그리고 샐러드에 넣어서 먹는 내가 좋아하는 Salsinha도 한상자..

 

왼쪽 사진이 바로 내가 산 파와 Salisinha..^^

집에와서 사온 화분에 잘 옮겨놓았는데.. 마리아가 흙이 더 필요하단다...

흙을 좀 사올걸.. 내일 시장에 가서 보라고 했다...^^

 

그러구선 또 주루루 가서는 포인세티아 담을 예쁜 캔으로 된 화분들을 숫자만큼 사고...

나는 파랑 오르뗄랑등을 담을 긴 화분을 종류별로 옮겨놓기 위해 세개 샀다..

 

그리고 소피아 언니는 어떤 화초를 샀고.. (.. 이름을 좀 적을걸...^^;;)

우리는 짐이 한가득이 되었는데...

다행히 그것을 우리가 들고 다니는게 아니라..

먼저 지불을 하고 맡겨 놓고는 나중에 날라주시는 분을 구해서..

우리가 물건을 산 곳을 한바퀴 쭈루루 돌아서는 수거하니 힘들 것도 없고...

너무나도 즐거웠다...

 

또 쪼르륵 돌아오는 길에...

나무 껍질로 만든 예쁜 바구니가 있어...

그런 나무껍질 바구니를 좋아하시는 엄마께 보내드려고...

엄마가 마음에 들어하실 만한 크기의 바구니를 셋트로 몇 개 샀다...

 

 

소피아 언니 손에 들고 계신게 계피란다...^^;;

사실 난 게피는 수정과로 마셔만 봤기에 태어나서 처음 보는데 언니들은 그게 무척 의아하셨던 모양이다.. ^^;;

넘 놀래서 신기해하는 나를 보며 얼마나 배꼽을 잡고 웃으시는지...어흑~ ^^;;

소피아 언니는 화장실에 향을 내기 위해 꽂아놓겠다고 사시고...

나는 이걸로 차를 끓어먹어도 된다해서 나름 차 마시겠다고 샀다...

점원 아가씨 말이 계피 향이 다 떨어지면 페퍼로 껍질을 갈아주란다. 그러면 다시 향이 난다고..

아주 멋진 팁을 배워왔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그런지 워낙에 사람들이 많으니...

날라주시는 분을 구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지만...

우리가 누군가~ 바로 단군의 자손~ 웅녀의 자손~ 아니던감~!! ^^

 

아주 마음씨 좋게 생긴 할아버지 한 분을 구할 수 있었고...

덕분에 우리는 주차장까지 아주 편하게 올 수 있었다..

 

Ceasa에서 소피아 언니와 꽃 날라주신 아저씨와 함께 인증샷~!!

아저씨는 얼떨결에 사진 찍히시고~ ^^;;

짐을 날라주시는 다른 아저씨들은 얼마나 무섭게 생겼는지..

우리 짐을 날라주시는 맘씨 좋아보이는 아저씨가 참 맘에 들었다..

우리는 아저씨가 끄시는 구루마 뒤를 졸졸 쫓아가며 우리는 짐을 날라주시는 아저씨도..

인물보고 뽑는다고 말하며 얼마나 배꼽을 잡았는지.. 거의 울었다..^^

 

 

참고로 참 흐뭇한 이야기는...

꽃시장에서 짐을 날라주는 일은 오로지 할아버지만 할 수가 있도록 정부에서 배려를 했단다...

할아버지들께 일감을 드리면서 기회를 주는 것...

정책은 참으로 마음에 안드는 브라질이지만...

이런 어른 공경 면에서는 참 사랑이 많은 나라임이 가슴으로 느껴져 아주 흐뭇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꽃과 화초를 날라 주시는 아저씨들이 주루루 앞서서 가시는 모습이 참 정겹다..

이렇게 열심히 사시는데.. 하느님의 축복이 그 분들과 함께 하시기르...

 

 

우리는 일단 우리가 산 모든 것을 차에 실어놓고...

언니들은 오늘 처음 Ceasa에 마실 나온 나를 위해 다시 돌아갔다...

인제 할 일은 끝났으니 천천히 보라고...^^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이리도 사랑 받고 산다...^^;;

 

차에다 꽃들과 화초를 옮겨 싣고...

얼마나 정갈하게 놓아주셨는지 마치 차안에 꽃밭이 만들어진 느낌이었다..^^

오늘 언니들 덕분에 얼마나 즐거웠는지요..^^

 

새벽에 꽃시장에 들어갈 때는 보지도 못했던 Ceasa 입구의 이쁜 정원...

꽃을 차에 싫어놓고 다시 들어갈 때 내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이쁜 정원을...^^;; 

 

 

암튼...

우리는 가는 길에 혼자라면 절대로 사먹지 못했을 브라질 북쪽 음식을 시식했다..^^

친절하게 이렇게 저렇게 먹는거라며 알려주시는 주인 아저씨와...

동양 아줌마 셋이서 앉아서 먹는걸 처음 보는 듯...

그곳에서 먹던 브라질 사람들이 재밌다고 웃으면서 쳐다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순박해 보이는지...^^

 

우리는 다 먹고 다시 꽃시장 안으로 돌아가 한 바퀴를 돌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꽃 시장을 나섰다...

 

 

주차장으로 가면서 눈독 들여놓은 그곳으로 돌아온 우리~

포장마차 같은 분위기로 북쪽 음식을 만들어 파시는데..

주인 아저씨가 시식해보라고 주셨는데 얼마나 많이 주시던지...^^;;

난 고기도 맛있던데 언니들은 옥수수로 만든 저 음식이 더 맛있었다고 하셨다..

꼭 백설기 같은 맛이었는데 씹을수록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낫다. 이름은 잊어버림~ ^^;;

 

그 포장마차 옆에 앉아서 맛있게 냠냠~!! ^^

음식이 맛있어서였기도 했지만 아저씨가 넘 친절하게 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주문을 했다..^^

첨에는 네맛도 내맛도 없는 것이 뭔맛인지 모르겠던데 먹을수록 아주 그 맛이 구수하니 별미였다...^^

우리가 혼자면 도저히 못 앉을 이 곳. 여럿이서 오니 이런 용기도 낸다면 우린 너무나도 좋아했다...^^

 

 

꽃시장을 돌면서 우리는 얼마나 웃었는지...

내 웃음 소리가 또 좀 큰가~ ^^;;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우리는 죽는다고 웃었다...^^

 

~ 앞으로 언니들을 자주 쫓아다닐 것 같은 예감이~ 흐흐흐~ ^^

 

우리는 집집마다 돌면서 각자 산 꽃들과 물건들을 내려놓고는...

다시 까페 프란스에 들려서 모닝커피와 함꼐 브랙퍼스트를 거나하게 먹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 미션인...

어머니회 2부 순서로 있을 빙고 게임을 위한 선물을 사러 갔다...

새벽부터 함께 했으니 역시 그것도 함께~ ^^

또 그곳은 우리 가게가 있는 곳이 아닌가~ ^^

 

선물도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것을 아주 이쁜 가격에 구해서...

언니들이랑 나는 너무나도 흡족해하며 그렇게 헤어졌다...

 

세상에....

그렇게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11...

새벽 5시 반부터 11시까지 자그마치 5시간 반을 일을 한게다.. (물론 즐거운 일을)

얼마나 알뜰하게 보낸 시간들인지...

나는 돌아와서는 가게 일을 끝내고..

지난 주 있었던 문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변호사와 잠깐 이야기를 끝내고 나니..

집에 돌아올 시간이다...

 

집에와서 저녁 먹고 애리를 친구 파티에 데려다주고 집에오니 9시가 좀 넘었다...

매일을 오늘 하루처럼 보낸다면...

분명 그것은 성공한 삶일게다.

사회적 명성이 따라주는 것만이 성공적인 삶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고..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행복한 웃음으로 마무리 하는 하루...

결국 이 행복한 웃음으로 마무리 하는 하루는...

후회없는 웃음으로 마무리 하는 인생이 될 터....

 

너무나도 행복했던 오늘...

매일매일이 오늘처럼 보낼 수 있도록 해야지...

까이거~ 오늘 했는데~ 내일도 못하라는 법 없지~

모두 내 마음에 달린 것~ ^^

 

자주자주 주문을 외워야겠다~

어제도 해냈으니 오늘도 해낼 수 있다고~

오늘도 해냈으니 내일도 해낼 수 있다고 말이다...^^

 

 

집으로 간다고 주차장을 건너오는데 차가 다니는 한 복판에 저렇게 수박 수레를 세워놓고 대화 중인 두 청년~

그 모습이 참 여유로워보이기도 하고 수레에 담긴 수박도 참 이쁘고해서 사진에 담았다..

넘 웃겼던 것은 사진을 찍고나서 나오는데 보니,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을 배려해주시느라...

시장 교통 정리하는 분이 지나가는 차를 못가게 손으로 막아주고 계셨다는...^^;;

그 차에 타신분꼐는 얼마나 미안하던지.. 또 이 교통 순경 아저씨께는 얼마나 고마운지...

브라질의 넉넉하고 여유로운 인심이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언니들 총총 걸음으로 쫓아가며 "언니~ 나 이런 사람이에요~ 나 사진 찍을 땐 차도 못지나가요~" 함서..

우린 또 깔깔 거렸다~  얼마나 즐겁고 유쾌한 아침이었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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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브라질 가수....

Adriana Calchanoto의 Fico Assim sem Voce..

 

당신이 없다면...

난 날개 없는 비행기고...

불없는 모닥불이구요...

축구공 없는 축구구요...

클라운 없는 서커스구요.. 등등...

 

'당신이 없다면... 난 이래요....'하는 표현을...

여러가지 비유를 표현하며...

그래서...

당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돌아오기를 미치게 기다리고 있어요...라는 사랑의 표현을....

동시처럼 너무 귀엽고 이쁘게 그린 노래...^^

 

동요같은 분위기...

내가 참 좋아하는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