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나만의 토요일..

pumpkinn 2011. 1. 16. 07:37

Shopping Higienopolis에 새로생긴 정원..

얼마나 아늑하고 평온한 느낌인지...

 

애리는 방학을 이용해 캠브리지로 한 달 어학 연수를 떠났고..

리예는 2 3일로 성당 신앙 학교 프로그램엘 떠났고..

남편은 오늘 오랜만에 골프를 갔다..

 

나만의 토요일...

 

휴가에서 온지 이제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마치 오랜만에 내게 주어진 휴가처럼 느껴졌다..

 

사실 연초 가족 여행은 남편 친구네 가족과 함께 했기에..

아무래도 개인 시간이 없어서였는지 휴식을 취했다는 느낌이 없이 돌아와서도 피곤했고..

몸도 마음도 지쳐있던 요즘...

급기야 금요일에는 나는 에너지 고갈상태에서 진이 빠질때로 빠져있었다..

그래서 내게 온전히 주어진 토요일이 이리도 반가울수가 없었던 것..

 

늦게까지 잠을 자고...

마리아가 차려주는 점심을 먹고 쇼핑으로 향했다..

먼저 스타벅스에 들러 까페라떼 톨을 시켜서는..

까페에 빨대를 꽂아들고 사라이바로 향했다..

내 손에는 사람풍경이 들려있었고...

 

정말 오랜만에 누리는 휴식처럼 느껴졌다..

귀에 꽂은 MP3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팝이 줄줄이 흘러나오고...

김형경의 맛갈스런 글솜씨는 나의 눈을 잠시도 떼지 못하게 붙들어매고 있었다...

 

요즘 사라이바의 자리 경쟁은 치열하다..

앉을 자리 잡기도 힘들 뿐더러..

한번 일어나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요즘..

내 자리를 내주고 일어나야 하는 상황에 나는 무척 속상했지만...

참을때까지 참은 나는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위해..

그렇게 우아스럽게 자리를 일어났다.. 원초적 본능을 해결하기 위해..

 

조금만 늦었어도 클날뻔 했다.. ^^;;

그렇게 들어갈때와 나올때의 기분이 확실하게 다른 곳도 없을 것이다..^^

 

암튼, 나는 화장실에서 나와 사라이바로 다시 향하지 않고..

Yogoberry를 사들고 Higienopolis 쇼핑에 새로 생긴 정원으로 향했다..

답답한 공간에 앉아있는 것보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밝은 햇살 속에 책을 읽고 싶었던 때문이었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나는 여기저기 둘러보다 정원 맨 구석쪽에 비어있는 벤치로 다가가 나의 공간을 찜했다..

그곳에서 어두워져 책을 읽기 쉽지 않을때까지 앉아서 그렇게 읽었다..

김형경의 담배 피는 여자소설 발췌 부분을 읽으면서는..

나도 담배를 피워볼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어 피식거리면서..

 

그렇게...

한가하면서도 잔잔한 행복이 느껴지는 오후를 보냈다..

 

중간에 너무나도 이쁜 가족이 옆에와서 앉았는데..

아마도 첫 손주인 듯..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가 아기에 폭 빠져 녹아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해 보이던지..

 

이제 4개월 반 된 안드레..

자기 사랑은 자기가 가지고 태어나는 것인지..

눈을 맞출때마다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나까지 녹을 지경이었다..

(난 아이들을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책읽는데 자기들이 떠들어서 미안하다며 예의를 표하는 아기 엄마..

조용한 곳에서 책읽고 싶었음 이곳에 오지 않았을거라며 미안해하지 말라는 내 이야기에..

고마워하는 가족을 보면서..

마치 내가 이 정원 주인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라고 했으면 과장된 표현일까..? ^^

 

우리는 그것을 계기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안드레가 배가 고픈지 칭얼대기 시작할 쯔음.. 가족은 자리를 떠났다..

 

나는 다시 책 속으로 빠져들었고...

심리학자도 아닌 김 형경의 심리 분석 에세이를 읽으면서...

뭔지모를 아픔이 느껴지며 눈물이 주루루 흘러내렸던 것은..

아마도 내 안에 숨어있는 치유받지 못한 아이의 마음을 느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보다 3살 위인 소설가 김형경..

같은 시대를 살은 때문일까..? 그녀가 말하는 모든 것에서 공감이 느껴졌고 동감이 되었고..

그녀를 통해 보는 삶에서 나를 보았다고 말하면 역시 과장된 표현일까..?

 

비심리학자의 눈을 통해 읽는 심리 분석 에세이..

이번 주말은 김형경과 함께 사람풍경 속에 함께 할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가 좋아하는 옥수수를 사들고 먹으면서 돌아왔다..

 

참 맘에 드는 하루였다.

 

 

 

WHEN I DREAM

 

Carol Kidd

 

 

I could build the mansion
that is higher than the trees
I could have all the gifts I want
and never ask please

I could fly to Paris
It's at my beck and call
Why do I live my life alone
with nothing at all

But when I dream
I dream of you
Maybe someday
you will come true

When I dream
I dream of you
Maybe someday
you will come true

I can be the singer
or the clown in any role
I can call up someone
to take me to the moon

I can put my makeup on
and drive the man insane
I can go to bed alone
and never know his name

But when I dream
I dream of you
Maybe someday
you will come true

When I dream
I dream of you
Maybe someday
you will come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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