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데리 충전을 하려고 카메라를 꺼내놓고선 그만 잊고 집에 두고 나왔다.
순간 포착을 놓쳐 무척 아쉬웠지만..
다행스럽게도 작년 안 신부님의 영명 축일 미사때 찍은 사진이 있어..
그 사진으로 올렸다.
오늘..
안 재현 사도요한 신부님의 영명 축일 및 마지막 미사가 있었다.
성가정에 대한 미사 강론 말씀이 있었고..
미사 후엔 신부님을 위한 송별식이 있었다..
신부님은 미사를 하시면서 성가대가 성가를 할 때마다..
눈물을 훔치셨고...
송별식을 하며 특송이 나올때는..
급기야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로 손수건을 꺼내셔야 했다....
안재현 신부님께서 처음 우리 본당에 오셨을 때가 기억난다...
신부님을 처음 뵈었을 때의 느낌은..
“헉~ 우찌 저리 귀공자처럼 생기신 신부님이 다 계실까..?" 였다..
"우리 아가씨들 우짜노..” 하는 우스꽝스런 걱정이 앞서게 하실만큼 외모가 빛나셨던게다...
그리고 신부님의 강론 말씀을 들으면서..
어찌 저리 잘생기신 신부님께서 강론도 저리 힘이 있으실까..놀라웠고....
그렇게..
학생들과 어른들은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시던 신부님...
감동이 함께 하는 힘있는 강론말씀을 들으며...
아직 나이가 어리신 신부님의 그렇게 넉넉하고 깊은 성품이 어디서 오는 걸까..?
부잣집 막내아들 같은 외모와는 달리...
이미 어린 시절 나라면 결코 견뎌내기 힘들었을 삶의 고통을 겪으셨던 신부님...
그 이야기를 들으며 신부님의 그 깊은 성품이 어디서 오는줄 알게되었고...
우리는 더욱 신부님을 깊이 존경하게 되었다..
신부님과는 참으로 행복한 기억이 많다.
자모회 피정에서 신부님께서 직접 기타를 치시며 미사를 집전하시던 모습..
마치 대학 캠퍼스 분위기여서 얼마나 설레는 느낌이었는지...
특히 학창 시절을 못잊는 나에게는 눈물이 함께 하는 감동의 시간이었다...
자모회 피정에서 기타를 치시며 미사를 집전하시는 안재현 신부님...
눈물이 흐르는 감동이 함께하는 미사였다.
그리고 또 다른 자모회 피정에선..
게임에서 이기면 신부님과 안아드릴 수 있는 ‘선물’이 주어져..
나이를 떠나 얼마나 열심히 게임에 임했는지...^^
그 피터지는(?) 게임이 모두 신부님을 한번 포옹해드리고 싶어서라니..
얼마나 웃음이 나오던지..
어머니들, 수녀님, 신부님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던 기억...^^
신부님께서 함께 하셨던 첫번째 자모회 피정..
어머니들과 함께..
이때 신부님께서는 한국에서 도착하셔서 공항에서 직접 피정의 집으로 오셨더랬다.
시차 적응도 피로도 풀리지 않으셨을 터..
그래서 더욱 감사하고 감동이었던 피정이었다..
그리고..
연초 여행에 함께 하시면서..
함께 미사드리고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함께 했던 시간...역시..
우리 가족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올해 초 아는 언니 부부님네 초대 받아 갔던 여행 중 신부님과 함께...
이런저런 아름다운 추억이 우리 기억 속에 함께 하는 신부님...
신부님과 우리 부부는 참으로 인연이 깊었다..
신부님께서 브라질 생활에 적응을 쉽게 하시게 하려는 주임 신부님의 배려셨는지..
당시 본당 주임 신부님이셨던 이경렬 베드로 신부님께서는..
이제 갓 골프를 시작한 남편 루도비꼬와 브라질에 갓 도착하신 안 재현 신부님과..
누가 먼저 100을 깨느냐는 골프 경쟁을 붙이셨다..
그런 연유로 남편과 신부님은 종종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며..
기쁜 일, 슬픈 일을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셨다..
신부님께서 브라질에 오셨던 첫해 성당에서의 성탄 축하 파티때 남편과 함께..
골프 핸디 100을 먼저 깨겠다며 서로 기선을 잡는 모습..
내가 참 좋아하는 사진이다.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성탄절에 있었던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에 담을 수 있어 감사했던 시간..
안 재현 사도 요한 신부님과 이 경렬 베드로 신부님과 함께 건배하는 루도비꼬...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런 관계 속에 우리 부부가 한창 심한 갈등 속에 있었을 때..
남편에게 신부님은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시었고..
우리 부부의 깊은 갈등을 풀어주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셨기에...
지금 우리 부부는 함께 있을 수 있고..
신부님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한국에서 도착하던 날...
남편과 함께 공항에 나와주신 신부님...
신부님께서 손을 꼭 잡아주시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던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눈물이 글썽거려진다...
그러기에..
신부님의 전임 소식은..
우리 부부에게는 슬픈 소식이었다.
다행히도, 지구 반대쪽인 한국으로 가시는게 아니고..
원하면 찾아뵐 수 있는 같은 브라질 안에 계심이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오늘 신부님의 마지막 미사에 참여하며..
흐르는 눈물을 막기는 힘들었고..
그 마음은 나만의 마음이 아닌 온 신자분들의 마음이었을게다..
그만큼 깊은 사랑과 존경을 받고 계셨던 신부님이셨으니...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이별만큼 습관이 되지 않는 것도 없다...
사랑하는 신부님..
어디에 가시던..
어느 곳에 계시던..
신부님을 위해 기도드리는 우리 신자들이 있음을 기억해주시길요...
신부님 가시는 발 걸음 걸음마다..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
.
하느님께서 우리 신부님을 지켜주시길 기도드리며..
Nicole C. Mullen의 은혜로운 성가..
Redeemer를 올립니다...
사랑합니다...
Redeemer song by Nicole C Mullen
Who taught the sun where to stand in the morning? He lives to talk away my sh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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