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리뷰 39] 포리스트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고...

pumpkinn 2010. 6. 13. 11:01

 

책 리뷰에 앞서 작가의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다. 포리스트 카터 또는 Asa Earl Carter라고 불리는 그는 1925년 9월 4일에 태어나 1979년 6월 7일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윌로 존이 있는 그곳, 산 넘어 바람이 오는 나라로 떠났다. 54세의 나이, 너무나도 짧은 생이었다.

 

포리스트 카터는 어릴 때 ‘작은 싹’이라고 불리다가 ‘작은 나무 Little Tree’로 불리게 된다. 한창 엄마 품에서 안겨 있어야 할 5살 때 엄마를 여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따라 산속에서 생활하게 된다. 

 

자연과 함께 숨 쉬며 자연을 사랑했고, 평생을 자연과 함께 살아온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그는 자연의 숨소리를 느끼는 법을 배우고, 삶의 지혜를 배웠다. 책에서 느껴지는 그는 차분하면서도 총명하고 생각이 깊고 마음이 따뜻한 꼬마였음이 느껴진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면서 배우게 하고 옳고 그른 것을 스스로 깨달아 알게 해 주신 지혜로운 할아버지. 조용하고 따뜻하시면서도 깊은 지혜와 사랑으로 할아버지와 리틀 트리를 조용한 배경음악처럼 둘을 배려하며 보살피는 아름다운 할머니로부터 삶 안에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삶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배웠다. 그렇게 인디언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 속에 성장한 그는 체로키 인디언 혈동을 이어받은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작가였다.

 

포리스트 카터는 54세의 짧은 삶을 살고는 세상을 떠난다.  그에게 이 혼탁한 세상은 슬프지 않았을까? 그의 깊은 외로움이 전해지는 듯했다. 바람처럼 어디에나 있으면서도 어디에도 없었던 리틀 트리. 그는 그렇게 늘 산을 그리며 산을 바라보았을 것 같다. 어쩜, 그에게 삶은 그리움이었을지도.

 

너무나 맑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리틀 트리. 내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리틀 트리의 눈으로 삶을 바라본다면 그래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들을 단순히 Love 하는 게 아니라 Kin 하게 된다면 세상은 좀 더 아름다워지겠지. 내가 '있음'으로 해서 아름다워지는 삶, 포리스트 Little Tree의 눈을 통해 배운 따뜻한 배움이었다.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엔 그가 백인 우월주의자로 KKK단이었다고 소개되어 있는데, 나는 그것을 믿을 수가 없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산에서 자랐고 할아버지로부터 ‘다름’을 넘어선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 그가, 그렇게 맑은 영혼을 가진 그가 백인 우월주의인 것도 믿을 수 없다. 그가 그 잔인한 KKK단이라는 사실은 도저히 이해 안 가는 부분이다. 물론 위키피디아에 정확성을 알 수 없다고 표기되어있기에 누군가 잘못 알고 올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그의 저서로는 <제로니모> <조 웨일즈의 복수의 길> 등이 있으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그의 자전적 소설로 그 살아생전엔 별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그가 죽고 난 후 빛을 발한 책이다. 절판되었던 이 책은 뉴 멕시코 대학 출판부에 의해 다시 발간되었고 무려 17주간이나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고수했으며, 후에 ABBY상을 수상했다.

 

 

 

 

리뷰로 들어가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한비야 언니의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다가 비야 언니의 강추로 읽게 된 책이다. 책을 읽기 전 맨 앞 페이지에 이렇게 적어 넣었다. 

 

“나의 영혼이 좀 더 맑고 따뜻해지기를 바라며...”

 

책을 펴자 [들어가며] 첫 줄에 책의 한 부분이 적혀있다.

할머니가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좋은 것을 손에 넣으면 무엇보다 먼저 이웃과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말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그 좋은 것이 널리 펴지게 된다.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시면서.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아직 한 구절도 읽지 않았는데, 따뜻한 뭉클함이 내 안에서 꿈틀거리며 메말라있던 나의 영혼을 살포시 보듬어주는 듯한 느낌에 순간 울컥했다. 

 

작가 조사를 하며 포리스트 카터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정보를 알고 읽어선지, 읽는 내내 주인공 리틀 트리와 포리스트 카터가 오버랩되었다. 마치 어른 포리스트 카터가 5살 꼬마 리틀 트리의 눈으로 바라본 삶을 표현한 듯 맑고 순수하면서도 순진한 표현들. 작가의 감정이나 사실에 대한 묘사는 참으로 부드럽고 섬세했고 따뜻했다. 온전히 나를 사로잡아버렸다. 

 

너무나 예쁜 이야기들, 이 책은 절대 빨리 읽고 싶지 않았다. 마치 좋아하는 초콜렛을 서랍에 숨겨 두고 몰래몰래 하나하나 꺼내어 살금살금 먹는 것처럼 그렇게 아주 조금씩 아껴가며 읽고 싶었다. 그 모든 것을 나의 세포 안에 하나하나 그 느낌을 온전히 담아내고 싶었다.

 

이 책은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아주 특이했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작가의 섬세한 표현, 심리 묘사,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산에 사시는 분들답게 어린 리틀 트리의 눈높이에 맞게 모든 삶과 자연의 이치를 간략하고 쉽게 설명해주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마치 컬러풀한 그림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쩜 그래서 그 느낌이 그리도 더 깊었는지도 모르겠다. 

 

동화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깊은 삶의 철학. 왜 뉴 멕시코 대학 출판부에서 다시 출판을 원했는지 알 것 같았다. 메마른 현대인의 영혼을 촉촉이 적셔줄 아름다운 고전이 필요했을 것이다.

 

Little tree는 할아버지의 삶을 바라보는 우직한 정직함과 깊은 인간미, 그리고 할머니의 따뜻함과 지혜로움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 같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조용하면서도 섬세한 눈으로 바라보며 그것을 나름대로 이해하려 하고 함께하려 하며 열심히 배우는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어떤 이야기를 하면서 분명하게 확신이 없는 자신들만의 상상 속에 근거하는 의견이라면 ‘조사해보면 알겠지만..’으로 시작한다. 순수하고 맑은 사고가 그대로 묻어나는 표현. 손자가 당신들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정확하지 않은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정확성에 신중을 기하시려는 모습. 그 짧은 표현에는 진실되고 정직한 것을 전하고 싶은 마음도 느껴지기도 했고, 또한 그와 함께 ‘조사’ 해 보아서 당신들의 생각이나 정리한 논리가 사실이 아닐 경우 옳은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넉넉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조사해보면 알겠지만..’으로 글이 시작되면,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까?' 나의 모든 감각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미친 듯이 빠져들곤 했다.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멕베스와 줄리어스 씨저 그리고 조지 워싱턴이 할아버지와 얽힌 이야기 부분에서는 너무 웃겨서 정말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할아버지는 집중력이 좋은 분이셨다. 어디 그뿐인가. 인내심과 분석력도 뛰어나며 상상력 또한 풍부하신 분이시다. 결국 조지 워싱턴이 머리에 총알이 스쳐 지나가 위스키세를 만든 것에 대한 정당한 설명이 될 이유를 찾아내셨으니 말이다. 할아버지가 정숙하지 못한 멕베스 부인의 행동을 두고 며칠이나 끙끙거리시며 고민하시다가 암사슴과 비교하며 이해하시려는 모습은 정말이지 압권이었다.

 

줄리어스 씨저 부분을 하나 옮겨보자면...

 <<줄리어스 시저>>가 죽는 장면에서 할아버지는 시저 편을 들었다. 시저 씨가 한 일마다 모두 편들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고, 또 사실 시저 씨가 어떤 일을 했는지 일일이 알 방도도 없지만, 부르투스와 그 일당들은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비열한 인간들이다. 일부러 친구를 넘어뜨리고는 떼거지로 몰려들어 칼로 찔러 죽이다니! 시저 씨와 의견이 맞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생각을 확실하게 말해서 타협을 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 않았는가라고 하시면서, 이 문제를 놓고 할아버지가 워낙 심하게 흥분하시는 바람에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달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할머니는, 이 자리에 있는 우리는 모두 다 죽임을 당한 시저의 편이다. 그러니 당신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어쨌든 그건 워낙 오래전에 일어난 일이라 지금 왈가왈부해봤자 별 소용이 없다고 할아버지를 설득하셨다.

 

리틀 트리도 그에 못지않다. 사전 공부를 B까지 나가지 못해서 ‘사생아 Bastard’ 단어를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은 어찌나 웃기던지. 너무 귀여운 우리 리틀 트리. 

 

정작 당신은 좋아하시지 않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불편한 구두를 신고 교회를 가는 할아버지. 언제 미칠지 모른다고 생각되는, 그래서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목사에게 헌금을 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그래도 ‘자릿값’을 낸다 생각하면 괜찮으시기에 헌금을 할아버지. 

 

이 책은 정말 읽다가 생각지 않은 곳에서 미친 듯이 웃게 만든다. 읽는 나는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웃는데 정작 그들이 나누는 대화의 그림은 너무나 진지하다. 그래서 더 웃기는 상황. 모든 행동에 항상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고 늘 진지한 할아버지. 자신의 삶의 철학이 뚜렷하신 할아버지. 난 그런 할아버지가 정말이지 좋았다.^^

 

리틀 트리는 엄마 아빠가 일찍 세상을 떠나신 것을 제외하면 참 축복받은 아이였다. 그에게 넘치는 사랑을 폭포처럼 쏟아부어주고, 삶이 무엇인지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지혜로운 분들로부터 삶의 레슨을 배울 수 있었으니.

 

 

이렇게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 포리스트 카터는 삶이 행복했을까? 과거형의 사람이었음 현재가 힘들었을 것 같고, 현재형의 사람이었다면 그의 현재도 이렇게 아름답고 따뜻하게 꾸며갔겠지. 

 

책을 조금 읽다 보면 금방 느끼겠지만, Littler Tree는 정말 너무나도 감성이 풍부하고 호기심이 많은 너무나도 귀여운 아이였다. 어떠한 일에도 그 작고 귀여운 호기심에 가득 찬 눈을 반짝거리며 배우고 듣고 열심히 마음으로 함께하는 손자가 할머니 할아버지는 얼마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우셨을까.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의 지혜가 가득한 이야기를 가슴에 담아 놓으며 때에 맞춰 그것을 적용할 줄 아는 아주 영특하고 지혜로운 아이였다.

 

만일 포리스트 카터가 도시에서 살았더라면 그 모든 것이 그렇게 씸플 하고 명확한 의미로 다가오긴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연을 배우기보단 경쟁하는 삶을 먼저 배웠을지도. 그래서 그의 맑은 영혼은 경쟁 속에 혼탁해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사람의 본성이란 타고나는 것. 어떤 상황에서도 그의 맑고 깨끗한 영혼은 자연을 향했을 것이고, 삶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그런 삶을 살았을 것이란 그림이 그려진다. 도시에 사는 우리가 모두 혼탁한 영혼을 가진 것은 아니잖은가.

 

 

 

이야기가 끝났다. 그냥 멍하니 앉아있었다.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내 뺨을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과 흐느낌만 정적을 메우고. 윌로 존도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당신들이 오신 그곳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리틀 트리는 블루 보이와 리틀 레드와 함께 자신만의 여행을 이어간다. 그 어디에도 없는 인디언 연방을 찾아서. 그리고 리틀 레드도 블루 보이도 하나하나 그의 곁을 떠난다.

 

이런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의 슬픔이 싫다. 차라리 가슴을 때리는 절절한 슬픔이라면 실컷 울고 나면 나아질 것이다. 이렇듯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며 나를 오랫동안 그 안에 머물게 하는 아린 슬픔. 그래서 아무 표현도 할 수 없는 느낌.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포리스트 카터. 그가 어린 리틀 트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많은 부분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받아들이려 했을 것이고 많이 외로웠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마치 바람처럼 어디에나 있으면서 어디에도 없었을 것 같은 포리스트.

 

읽는 동안 너무나도 행복했고, 너무나도 즐거웠고, 너무나도 감동이었다..

읽는 동안 너무나도 슬펐고, 너무나도 고통이었고, 너무나도 아픔이었다.

읽는 동안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깨달음이 있었고, 많은 뉘우침이 있었다..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자연이 가르쳐주는 지혜가 무엇인지 그리고 삶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고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우리와 함께 하는 가족과 이웃들을 겉으로 드러나는 것으로만 판단하지 않으며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Kin 해야 하는지. 

 

리틀 트리가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보낸 짧은 삶 속에서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로 들려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한비야 언니는 왜 그렇게 꼭 읽어야 한다고 강추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리뷰를 쓰는 동안에도 눈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댄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함께 했던 지난 며칠, '내 영혼이 따뜻했던 시간'이었다.

 

내 마음 안에 리틀 트리가 깊이 들어와 앉았다.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소년 리틀 트리. 우리 딸들에게 꼭~ 꼭~ 읽혀주고 싶은 책이다. 이 아름다운 책을 소개해주신 한비야 언니께 감사드린다.

 

이는 말씀...

 

마지막으로 번역하신 조경숙 님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이 아름다운 책을 이렇게 맛깔스럽고 섬세한 표현으로 번역을 해주어 때때로 꺼이꺼이 울기도 하고 깔깔대고 웃기도 해가며 내가 이리도 감동 속에 난리 부르스를 출 수 있었던 것은 사실 많은 부분 번역하신 분이 원본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멋진 번역을 해주셨기 때문일 것이다. 포리스트 카터가 조경숙 님께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 만약 어설픈 번역본으로 나왔더라면 이리도 깊은 감동을 맛볼 수 없었을 것이다. 

 

조경숙 님 감사드립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다가 - 초서

 

P15뭔가를 잃어버렸을 때는 녹초가 될 정도로 지치는게 좋아.”

 

>> 정말 그렇다. 뭔가 소중한 걸 잃어버렸을 때는 나의 마음이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아니 잠시라도 상실을 잊어버릴 수 있도록 육체적으로 지치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경험해본 우리는 할아버지가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잘 안다.


 

P15 언뜻 생각으로는 내가 산을 짓밟으면서 앞으로 나갈 것 같았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산이 손을 벌려 온몸으로 감싸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어떻게 이런 표현이 나오는 거지..? 너무나도 자연스러우면서도 섬세한 표현.. 어떤 장면인지가 그대로 그려진다. 포리스트의 이런 표현이 너무나도 좋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온기가 도는..


 

P17 침대에 누우니 여린 창문으로 개울가에 서 있는 나무들이 희미한 빛 속에서 귀신처럼 시커멓게 보였다. 울컥 엄마 생각이 나고, 낯선 곳에 와 있다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 가여운 리틀 트리.. 나는 엄마가 있었음에도 이 느낌이 무엇인지 잘 안다. 어릴 적 친척집에 가서 잠잘 때 느껴져 오는 그 이상한 낯설음.. 아침에 깰 때마다 울컥거려지던 눈물.. 엄마 아빠가 있는 나도 그랬거늘, 우리 리틀 트리는 그 마음이 어땠을까..


 

P19 할머니는 노래를 부르면서 몸을 천천히 앞뒤로 흔들었다. 그러자 나도 바람이 재잘가리고, 시냇물 라이나가 내 이야기를 노래 부르며 형제들에게 전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느 노래 속의 작은 나무가 바로 나라는 걸 알고 있었다. 산 형제들이 날 좋아하고 나하고 같이 있고 싶어하는 걸 보니 기뻤다. 그래서 나는 울지도 않고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 정작 작은 나무는 울지 않고 편안하게 잠이 들었는데, 난 눈물이 났다. 가여운 리틀 트리...


 

P21 할아버지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면 산꼭대기까지 데리고 가겠다고 하셨다. 그러나 깨워주겠다고는 하시지 않았다.

남자란 아침이 되면 모름지기 제힘으로 일어나야 하는 거야.”

할아버지는 조금도 웃지 않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신 후 여러 가지 시끄러운 소리를 내셨다. 내 방 벽에 쿵 하고 부딪치기도 하고, 유난스레 큰소리로 할머니에게 말을 걸기도 하셨다. 사실 나는 그 소리 때문에 눈을 뜬 것이다. 덕분에 한발 먼저 밖으로 나간 나는 개들과 함꼐 어둠 속에서 서서 할아버지를 기다릴 수 있었다.

 

>> 너무 멋진 할아버지. Little Tree가 혼자 일어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이렇게 배려해주시며, 혼자 일어나는 법을 스스로 배우게 해주시는 지헤로운 분. 할아버지의 그런 깊은 마음에 살포시 웃음이 번졌다.


 

P22 어머니인 대지, 모노라 (Mon-o-lah)


 

P22 차가운 공기 탓에 내 입김은 뿜어져나올 때마다 작은 구름을 이루었다.

 

>> ~ 어떻게 이렇게 귀엽고 예쁜 표현을~ ^^


 

P24 이제 산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 천천히 하품을 하고 있었다. 하품으로 토해낸 미세한 수증기들이 공중으로 흩어졌다. 해가 나무에서 죽음의 갑옷인 얼음을 서서히 벗겨감에 따라, 산 전체에서 살랑거리고 소곤거리는 소리들이 되살아났다.

 

>> 표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초서에 옮겼다. 어떻게 이렇게 섬세한 표현을 할 수 있는거지..??


 

P24산이 깨어나고 있어.”

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할아버지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그래요, 할아버지, 정말 산이 깨어나고 있어요.”

그때 나는 다른 사람들은 잘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을 할아버지와 내가 함께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라는 걸 깨달았다.

 

>> 할아버지와 Little Tree와의 자연 속의 교감.. 다른 사람들은 잘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 그것은 자연의 속삭임이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바로 그 느낌.. 나도 그 느낌이 무엇인지 느끼고 싶다는 갈망이 순간적으로 내 안에서 꿈틀거렸다. 어쩌면 할아버지와 리틀 트리와 함께 그 자리에 있고 싶었던 걸지도..


 

P25 나는 울지 않았다. 하지만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나보다.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신 걸로 봐서 말이다.

슬퍼하지 말아, 작은 나무야, 이게 자연의 이치라는 거다, 탈콘 매는 느린 놈을 잡아갔어, 그러면 느린 놈들이 자기를 닮은 느린 새끼들을 낳지 못하거든. 또 느린 놈 알이든 빠른 놈 알이든 가리지 않고, 메추라기 알이라면 모조리 먹어치우는 땅쥐들을 주로 잡아먹는 것도 탈콘 메들이란다. 말하자면 탈콘 매는 자연의 이치대로 사는 거야. 메추라기를 도와주면서 말이다.

 

>> 자연의 이치대로 사는 삶. 할아버지를 통해 자연의 이치가 무엇인지 나도 배웠다. 그렇게 우리는 돌고 돌아가는 것. 그래서 자연이 내게 말하려는 것, 삶이 내게 말하려는 것을 알아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것은 내가 이 세상에 주어진 삶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다. 결국 우리 삶도 자연의 한 일부분이니까...


 

P26꿀벌인 티비들만 자기들이 쓸 것보다 더 많은 꿀을 저장해두지 그러니 곰한테도 뻇기고 너구리한테도 뺏기고우리 체로키한테 뺏기기도 하지. 그놈들은 언제나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고 싶어하는 사람들하고 똑같아. 뒤룩뒤룩 살찐 사람들 말이야. 그런 사람들은 그러고도 또 남의 걸 빼앗아오고 싶어하지, 그러니 전쟁이 일어나고, 그러고 나면 또 길고 긴 협상이 시작되지, 조금이라도 자기 몫을 더 늘리려고 말이다. 그들은 자기가 먼저 깃발을 꽂았기 때문에 그럴 권리가 있다고 하지그러니 사람들은 그놈의 말과 깃발 때문에 서서히 죽어가는 셈이야하지만 그들도 자연의 이치를 바꿀 수는 없어.”

 

>> 그놈의 말과 깃발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들.. 할아버지의 삶의 교훈은 잔잔하면서도 날카로왔다. 자기가 쓸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는 것. 그것이 욕심을 낳게 하고 전쟁을 불러오고 서로 죽이고. 결국엔 그 모든 것의 근원은 욕심이라는 사실에 씁쓸했다..


 

P27칠면조란 놈들도 사람하고 닮은 데가 이어. 이것 봐라. 뭐든지 다 알고 있느 듯이 하면서, 자기 주위에 뭐가 있는지 내려다보려고는 하지 않아. 항상 머리를 너무 꼿꼿하게 쳐들고 있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 배우는 거지.”

 

P27 “그래, 그 버스 운전사처럼, 그 사람도 지금 이 칠면조처럼 꽥꽥거려댔으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작은 나무야, 그건 어디까지나 그 사람이 짊어져야 할 짐이란다. 우리한테는 아무 문제도 없으니까 신경 쓸 필요 없단다.

 

>> 너무나도 멋진 할아버지. 우리는 얼마나 내 자신을 조금이라도 부당하게 대하거나 챙피하게 하면 상처를 받거나 화를 내고 그것에 반응을 하는지.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것은 그 사람이 짊어져야 할 그 사람의 몫이라고 하셨다. 그러니 우리한테는 아무 문제도 없으니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하신 말씀이 깊이 와닿았다. 그건 그 사람의 몫이고 우리한테는 아무 문제도 없으니 신경 쓸 일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깊이깊이 마음에 새겼다.


 

P30 일주일에 두 번, 토요일과 일요일 밤이면 할머니는 석유등잔을 켜놓고 우리에게 책을 읽어주셨다. 등잔을 켜는 건 우리에게 일조의 사치였다. 그런데도 이렇게 했던 건 물론 나 때문이었다.

 

>>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말없는 사랑과 손자를 교육하시는 그 깊은 교육열에는 그저 혀가 내둘러졌다. 나는 우리 애리와 리예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두 겨우 했는데.. 너무 우러러 보였다.


 

P31 할아버지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한 번도 간섭하지 않고 내가 알아서 하도록 그 일을 맡겨두곤 하셨다. 그만큼 나를 믿으셨던 것이다.

 

>> 믿음이란 이렇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지, ‘나는 너를 믿는다란 말로 표현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간섭을 하며 이것이 옳으니 맞느니 하면서 가르쳐주려고 드는가. 아이들이 혼자 결정하고 혼자 체험 속에 스스로 배우게 하는 것을 막는 것은 부모 쪽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너무나도 지혜로우신 할아버지..


 

P32 또 사전은 항상 빠뜨리지 않고 빌렸다. 사전의 첫 쪽부터 시작해서 일주일에 다섯 단어씩을 외우는 것이 할머니가 내게 내준 숙제였다. 이 일은 나에게 상당한 고민거리였다. 그냥 단어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한 주 동안 외운 그 단어들을 써서 문장을 만들어야 했으니 말이다. 한 주 동안 외운 단어란 게 모두 똑같이 A A, B B면 시작되는 것밖에 없을 때, 이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

 

>> 정말 대단한 교육열이시다. 어쩌면 포리스트가 이렇게 훌륭한 작가가 된 것도 우연은 아닌 듯 싶다.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를 통해 많은 책을 읽게 되었고,이렇듯 훌륭한 교육을 받았고 또한 안그래도 풍부한 감성을 지닌 리틀 트리가 그렇게 아름다운 산 속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자랐으니 가만있어도 글이 쓰고 싶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P34 <<줄리어스 시저>>가 죽는 장면에서 할아버지는 시저 편을 들었다. 시저 씨가 한 일마다 모두 편들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고, 또 사실 시저 씨가 어떤 일을 했는지 일일이 알 방도도 없지만, 부르투스와 그 일당들은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비열한 인간들이다. 일부러 친구를 넘어뜨리고는 떼거지로 몰려들어 칼로 찔러 죽이다니! 시저 씨와 의견이 맞지 않는다면, 자신들의 생각을 확실하게 말해서 타협을 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 않았는가라고 하시면서, 이 문제를 놓고 할아버지가 워낙 심하게 흥분하시는 바람에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달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할머니는, 이 자리에 있는 우리는 모두 다 죽임을 당한 시저의 편이다. 그러니 당신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어쨌든 그건 워낙 오래전에 일어난 일이라 지금 왈가왈부해봤자 별 소용이 없다고 할아버지를 설득하셨다.

 

>> 하하하하하~ 우하하하하하~ ^^;; ~ 죽는줄 알았다. 넘 웃겨서. 우직하고 뜨거운 정의를 가진 할아버지의 성품과, 따뜻하고 지혜로운 할머니의 성품이 잘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런 두 분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진지하게 바라보는 우리의 Little Tree..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림이다..^^ 할머니의 그런 여성스러운 지혜를 내가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었더라면, 내가 그동안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을 거란 생각도 함께 떠올랐다.


 

P35 할아버지에게는 위스키 만드는 것이 왜 법에 어긋나는지 모르는 사촌이 한 명 있었는데, 그 사촌은 결국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한 채 무덤으로 갔다고 한다. 그 사촌은 항상 자기가 투표를 제대로하지 않아서 그런 법률이 생긴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과연 어느 쪽에다 투표하면 제대로 고쳐질지 한 번도 정확하게 집어내지는 못했다, 할아버지는 그 사촌이 자기의고민거리를 해결하려고 어느 쪽에 투표하는 게 좋을지를 너무 걱정하다가 그만, 젊은 나이에 무덤으로 가고 말았다고 믿고 계셨다.

 

>> ~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너무나도 순진하고 순수하신 할아버지.. 그리고 모든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는 모습.. 바로 이런 할아버지의 우직하고 순수하신 모습 때문에 지혜로운 할머지가 사랑에 빠지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넘 귀여우신 할아버지..^^


 

P43 개든 사람이든 간에 자기가 아무 데도 쓸모 없다고 느끼는 건 대단히 좋지 않다는 게 할아버지의 설명이셨다. (…) 할아버지가 링거를 모드와 짝지어준 것은, 링거가 모드를 도울 수 있게 하여 나이가 들어도 자신이 여전히 가치 있는 존재라는 걸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이 일은 링거에게 뿌듯한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셨다. 그래서 옥수수밭에서 일하는 계절이 되면 링거는 목을 한껏 치켜세운 채 네 다리를 씩씩하게 내딛으면서 주위를 돌아다니곤 했다.

 

>> 동물에게도 할아버지의 따뜻한 사랑과 지혜는 그대로 전해졌다. 나 역시 나와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이 가치있는 사람임을 느끼게 해주며 희망을 주는 그런 나이고 싶단 생각을 했다.


 

 

P47 멀리서 산비둘기 우는 소리가 들렸다. 산은 목이 쉰 것처럼 컬컬하면서도 기다랗게 이어지는 그 울음소리를 재빨리 삼켰다가는 몇 번이고 도로 뱉어냈다. 그럴 때마다 그 소리는 점점 더 멀리 퍼져나갔다. 얼마나 많은 산과 계곡을 지나쳐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가 되자 그 소리는 소리라기보다는 마치 오래된 기억처럼 그렇게 사그라져갔다.

 

>> ‘그 소리는 소리라기보다는 마치 오래된 기억처럼 그렇게 사그라져갔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마치 글에서 아련한 쓸쓸함이 내게 퍼져 오는 듯 했다.


 

P48 우리는 시내 위쪽 소나무 숲 속에 앉았다. 그곳은 따뜻했다. 소나무 관목이 열을 내기 떄문이다. 하지만 여름이라면 졸참나무나 호두나무 그늘에 앉는 편이 나을 것이다. 소나무 밑에 앉으면 더 더울 테니까.

 

>> 소나무 관목이 열을 낸다는 사실을 나는 처음 알았다. 놀라운 사실이다. 넘 흥미롭다.


 

P50거짓말을 하다니, 정말 개자식이에요.”

내가 말했다. 나와 할아버지는 근처에 할머니가 계시지 않을 때는 멋대로 욕을 하곤 했다.

 

>> 하하하~ ^^ 할머니는 모르는 할아버지와 손자만의 비밀.. ^^


 

P55 할아버지와 나는 그야말로 배꼽을 잡고 웃었다. 너무 많이 웃다가 언덕에서 굴러 떨어질 뻔했을 정도였다. 나는 소나무 줄기에다 발을 버티고 앉아 있었는데, 웃느라고 발에 힘이 풀리는 바람에 그만 도꼬마리 덤불 속에 처박히고 말았던 것이다. 할아버지가 나를 일으켜 세우고 머리에 붙은 가시열매들을 떼주었지만 그 사이에도 우리는 웃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 넘 다정한 할아버지와 Little Tree~ 여우 뒤를 쫓는 개들과 잘난척하는 리핏 그 모두가 내겐 영화처럼 머리 속에서 돌아갔다. 마치 플란다스의 개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P56 할아버지는, 슬리크 놈을 다시 한 번 보게 될 텐데 이번에는 맞은편 개울가에 모습을 나타낼 것이다. 하지만 절대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다. 개미가 내 바 위로 기어올랐지만 나는 꾹 참고 가만히 있었다. 할아버지가 그 모습을 보셨다. 할아버지는 개미를 털어내는 건 괜찮다. 그 정도는 슬리크도 못 볼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개미를 밭에서 털어낼 수 있었다.

 

>> 넘 귀여운 리틀 트리.. ^^ 할아버지의 말씀을 깊이 새겨듣고 그대로 하려고 하는 5살짜리 손자가 할아버지는 얼마나 사랑스러우셨을까..? ^^ 손자와 함께 장난치며, 그 나이에 맞게 그 눈높이에 맞춰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시는 할아버지가 존경스럽기만 하다.


 

P58 얼마 후에 개들이 우리 있는 곳으로 왔다. 리핏은 자기 행동이 부끄러웠는지 슬금슬금 다른 개들 꽁무니에 가 숨었다. 아마 그러면 안 보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이번 일이 리핏한테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셨다. 이번 일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다른 사람을 속이려 하면 도리어 자기 자신이 곤란에 빠지게 된다는 걸 깨달았을 거라고 하시면서.

 

>> 할아버지는 이렇듯 늘 함께 하는 일상 안에서 삶의 교훈을 깨우쳐 주시곤 했다. 그렇게 우리 리틀 트리는 삶의 지혜를 매 순간 일상의 경험 안에서 그렇게 배워나갔던 것이다.


 

P60 할아버지는 나머지 책들과 커피 한 통을 들고 가셨다. 커피는 할머니가 좋아하셨다. 그래서 할아버지 생각에도 그랬지만 내 생각에도, 한 달 내리 할머니 속을 썩인 알렉산더 대왕에 대한 문제도, 할머니가 커피 한 잔만 마시고 나면 멋지게 해결될 것 같았다.

 

>> 사랑하는 아내의 마음을 풀어주시려고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커피를 사시는 할아버지의 애교. 넘 귀여우셨다. 하하하~ ^^


 

P63 내가 말을 걸면 할아버지는 항상 걸음을 멈추셨다. 앞에서 말했듯이 다른 사람이 말하는 걸 잘 새겨들으려고 그렇게 하시는 것이다.

 

>> 할아버지는 가던 길도 멈추고 손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시는데 나는 어떤가..? 가만히 앉아 있있을 때 조차도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 말을 걸면 건성으로 듣거나 나중에 얘기하자하고 말하지 않나. 나 엄마 맞어~?? -_-;;


 

P68 할머니도 그 점에는 동의하셨다. 하지만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언어 문제에 끼어들고 싶어하지 않으셨다. 예컨대,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Knowed’, ‘Throwed’니 하는 말들을 쓰는 걸 막을 수 없었다. 할아버지 말로는 ‘Knew’라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한 번도 써보지 못한 새 물건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에, ‘알았다고 할 때는 ‘knwe’가 아니라 ‘knowed’가 맞다는 것이다. ‘threw’라는 건 문 이쪽에서 저쪽으로 지나갈 때 쓰는 말이라서 던졌다고 할 때는 ‘throwed’가 맞다는 것이다.

 

>> 하하하하하~ 할아버지의 고집이란~ ^^;; 사회 언어가 어떻든 간에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 쓰시는 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 나름의 타당성 있는 이유의 항변이 너무나도 재밌었다. 그러게 왜 그렇게 많은 단어를 만들어놓고선 헷갈리게 하는 걸까..? 나도 할아버지 의견과 전적으로 동감이다. 하하하하~ ^^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단어 문제에 끼어들고 싶어하지 않으시는 이유를 알겠다. 세상의 언어도 바꿔 자신만의 단어을 만들어 쓰시는 할아버지의 고집을 우찌 막을까나.. ^^;;


 

P68 할아버지는 말의 뜻보다는 소리, 즉 말투를 더 마음에 새겨들으셨다. 할아버지는 언어가 서로 다른 민족이라도 음악을 들을 때는 같은 것을 느낀다고 주장하셨다. 할머니도 할아버지와 같은 생각이셨다.

 

>> 고집스럽지만 풍부한 감성을 지니신 할아버지.. ^____^


 

P69 할머니의 이름은 보니 비 (Bonnie Bee), ‘예쁜 벌이었다. ^^

 

>> 내가 미국에서 일할 때 내가 일하던 한의과 대학의 학장의 성이 ‘Trueblood’였다. 그는 아주 멋진 백인이었는데, 인디언의 피가 섞여있었고, 그분은 그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다. 이름마다 뜻이 담긴 인디언 이름이 참 마음에 든다. 나는 뭐라고 지었을까..? Little Pumpkin..?? or Red Pumpkin..?? 하하하하~ ^^;; 넘 웃겼을 것 같다. ^^


 

P69 어느 늦은 밤, 할아버지가 “ I kin ye, Bonnie Bee”라고 말하는 걸 들어을 때, 나는 할아버지가 “I love ye”라는 뜻으로 말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말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랬던 것이다. 또 할머니가 이야기를 하다가 “Do ye kin me, Wales?”라고 물으실 때가 있다. 그러면 할아버진 “ I kin ye”라고 대답하신다. 이해한다는 뜻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사랑과 이해는 같은 것이었다. 

할머니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랑할 수 없고, 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는 더더욱 없다. 신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하시곤 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서로 이해하고 계셨다. 그래서 두 분은 서로 사랑하고 계셨다. 할머니는 세월이 흐를수록 이해는 더 깊어진다고 하셨다. 할머니가 보시기에 그것은 유한한 인간이 생각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것들  너머에 있는 어떤 것이었다. 그래서 두 분은 그것을 ‘kin’이라고 불렀다.

 

P69 할아버지 설명에 따르면, 옛날에는 친척 (kinfolks)’이라는 말이 이해하는 사람, 이해를 함께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loved folks)’이란 뜻으로 쓰였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갈수록 이기적으로 되는 바라메 이 말도 단지 혈연관계가 있는 친척을 뜻하는 것으로 바뀌고 말았다.

 

P72 할아버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너구리 잭이 너무 안돼서 울 뻔했다고 하셨다. 그 다음부터 할아버지에게는 너구리 잭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 할아버지의 깊은 성품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잘 알 것 같았다. 할아버지 역시 할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이해가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삶으로 배우셨기 때문이었다. 물론 당신의 성품이 그렇지 않았음 아무리 훌륭한 아버지를 두었어도 배우지 못하셨을 테지만.. 증조 할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손자.. Little tree.. 참 아름다운 대물림이다..

 

이번 피정에서 배운 것도 그것이었다. 그를 이해하면 그를 받아들일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음을. 그래서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이미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알고있다는 것과 이해를 한다는 것은 다르며, 그러기에 우리 삶 속에서 행해지는 결과도 다른 것.

 

사실 이렇게 누군가를 진정 마음으로 이해한다면, 사랑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할머니의 말씀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사랑하지 못한다는 말씀이 삶의 연륜이 깊어질수록 그 뜻이 깊이 와닿기 때문이다. 이해 못해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착각을 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사실 스스로는 이해를 못한다고 느끼는지는 몰라도, 실상 마음 깊이 은연중에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는 일이다. 암튼,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Kin)의 의미는 내 가슴에 깊이 들어와 앉았다. I kin you…


 

P73지난 일을 모르면 앞일도 잘 해낼 수 없다. 자기 종족이 어디서 왔는지를 모르면 어디로 가야 될지도 모르는 법

 

>> 난 왜 이렇게 따뜻하고 자상하게, 그리고 명쾌하게 대답을 해주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역사를 지겹게 싫어하는 리예.. (그건 꼭 학생때의 날 닮았다. 지금은 역사가 재밌지만..) 왜 이미 지나간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자주 투덜거리며 물어본다. 나는 거창한 설명을 해준다. 역사가 있기에 지금의 오늘이 있는 것이고, 지금을 알려면 역사를 알아야하고 그것으로 우리는 미래를 알 수가 있고.. 어쩌고저쩌고 한두 끝두 없이 이어지는 나의 설교 같은 설명. 안그래도 이론이 싫은 우리 리예에게 이것이 귀에 들어박힐리가 없다. 그러니 여러 번 물어보며 투덜댔던 것. 이렇게 간단하고 분명하게 설명해줄 수 있었을건데.. 역시 어렴풋이 알면 말이 길어지고 어려워지는 법이다. 리예가 돌아오면 설명해 줘야겠다. 왜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를...


 

P74 그들은 마차랄 타지 않았다. 덕분에 체로키들은 무언가를 지킬 수 있었다. 그것은 볼 수도 입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것이었지만, 그들은 그것을 지켰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그들은 마차를 타지 않고 걸어갔다.

 

>> 그들은 자신들의 영혼을 지킨 것이다. 그 누구도 가져갈 수도 훔쳐갈 수도 없는 가장 귀한 그것. ‘영혼’. 그들은 자신들의 영혼을 그렇게 온 몸으로 지킨 것이다.


 

P75 기나긴 행렬의 맨 뒤쪽에는 아무 쓸모 없는 텅 빈 마차가 덜그럭거리며 따라왔다. 체로키는 자신들의 영혼을 마차에 팔지 않았다. 따도 집도 모두 빼았겼지만, 체로키들은 마차가 자신들의 영혼을 빼앗아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체로키, 그 피를 이어받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리틀 트리가 그토록 자신들의 혈통에 자부심을 가지고 인디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바로 그 고귀한 영혼을 지켰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Recanto da Paz.. 그 곳의 모든 Chale 이름은 인디언 이름으로 되어있다. 우리가 처음 그곳에 갔을 때 묵었던 챨레 이름이 Cherokee였음을 떠올리며 잠시 회상에 젖었더랬다.


 

P76 길가에 서서 구경하던 사람들 중 몇몇이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체로키들은 울지 않았다. 어떤 표정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들에게 자신들의 마음을 내비치고 싶지 않았다. 체로키들은 마차에 타지 않았던 것처럼 울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이 행렬을 눈물의 여로라 부른다. 체로키들이 울었기 때문이 아니다. 낭만적으로 들리기 때문에, 또 그 행렬을 옆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의 슬픔을 표현해주기 때문에, 그들은 이 행렬을 그렇게 불렀다. 하지만 죽음의 행진은 절대 낭만적일 수 없다.

 

>> 죽음의 행진이 어떻게 낭만적일 수 있을까..? 체로키들은 울지 않았고 그들을 바라보는 다른 이들이 울었던 눈물의 여로. 이미 사랑하는 아내의 주검을 안고 걷는 남편, 사랑하는 동생 주검을 안고 걷는 형 언니.. 체로키들은 그럼에도 자신들의 고결한 영혼을 지키기위해 울지도 마차를 타지도 않았다. 그들의 숭고한 침묵의 행렬에 고개가 숙여졌다.


 

P77 과연 누가 밤이 되면 아내의 주검을 내려놓고 온밤 내내 그 옆에 누워있다가 아침이 되면 일어나 그 주검을 옮겨가야 하는 남편고, 장남에게 막내의 시신을 안고 가라고 말해야 하는 아버니.. 그리고 쳐다보지도말하지도울지도고향 산을 떠올리지도 않은 이들을 소재로 노래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절대 아름다운 노래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행렬을 눈물의 여로라 불렀다.

 

>> 죽일 놈들.. 역사는 늘 공평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삶은 늘 공평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죽일 놈들.. 몸서리가 처진다..


 

P77 우리 증조할아버지의 가족들도 모두 산에서 자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토지나 재산을 탐내지 않았다. 다른 체로키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들이 원했던 것도 오로지 산속에서의 자유로운 생활뿐이었다.

 

>> 자유로운 영혼이 갈망하는 것은 자유로운 삶일 뿐..


 

P83 산만은 언제나 변함없을 거다. 너도 누구보다 산을 좋아하니 다행이고, 우리는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P83 가을이 되면 무덤가에는 무릎까지 쑥쑥 빠질 만큼 낙엽이 쌓였다. 그러다 무정한 겨울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모두 다 날아가버리긴 했지만, 그러고 나서 봄이 오면 강인한 인디언 제비꽃들이 땅을 뚫고 나와 작고 푸른 꽃을 피운다. 자신들의 시대를 격렬하고 끈질기게 살다간 영혼들을 머뭇머뭇 위로라도 하는 듯이. 히코리나무로 만든 혼인 지팡이도 군데군데 흠집이 아긴 했지만 부러지지 않은 채 그곳에 꿋꿋이 서 있었다. 그 지팡이에는 그분들이 슬플 때나 기쁠 때, 싸웠을 때마다 표시해둔 자국들이 가득 새겨져 있었다. 그 지팡이는 그분들의 머리맡에서 두 분을 하나로 묶어주었다. 지팡이에 새겨진 두 분의 이름은 워낙 작아서 무릎ㅁ을 꿇고 자세히 들여다보고서야 읽을 수 있었다. 두 분의 이름은 에단과 붉은 날개였다.

 

>>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면이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싸웠을때나 행복했을 때 지팡이에 새겨지는 자국들..그 분들의 사랑과 삶이 그 안에 가득 묻어있다. 그 자국을 파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고, 사랑은 파는 만큼 깊어졌을 것이고, 고통은 파는 동안 사라졌을 생각을 하니, 나도 히코리 나무 지팡이를 하나 준비할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았다. 아마도 한 서너개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쳐든다.


 

 P86 나와 할아버지는 히코리나무나 친카핀나무, 밤나무나 때로는 검은 호두나무의 열매들을 줍곤 했다. 우리가 애써 찾아내려 하지 않아도 마치 우연히 그런 것처럼 우리 눈이 닿는 그 자리에 떨어져 있었다.

 

>> 우리가 애써 찾아내려 하지 않아도 마치 우연히 그런 것처럼 우리 눈이 닿는 그 자리에 떨어져 있는 열매들.. 어떻게 이런 표현이 할 수 있을까..? 그의 섬세한 표현에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장면이 떠오르니, 읽는 재미를 한껏 더해준다. ^^


 

P89 샘영감을 오른쪽으로 가게 하려면 욕설까지 포함하여 그 소리를 몽땅 다 질러야 했던 것이다. 꽤 심한 욕이었지만 쟁기를 끌려면 어쩔 수 없이 나도 그 욕을 해야 했다.

 

>> 하하하하하~ 어쩔 수 없이 그 꽤 심한욕을 몽땅 다 해야 샘영감이 움직여주었으니, 그 욕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면서 줄줄이 내뱉는 꼬마 리틀 트리를 떠올리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하하하하~ ^^


 

P100 할머니가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좋은 것을 손에 넣으면 무엇보다 먼저 이웃과 함꼐 나누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말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그 좋은 것이 퍼지게 된다.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시면서.


 

P100 개울에서 물을 튀기며 다니는 바람에 옷이 젖었지만 할머니는 거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셧다. 체로키는 아이들이 숲에서 한 일을 가지고 꾸짖는 법이 절대 없다.

 

>> 체로키의 아이들 교육 방법이 너무나도 마음에 든다. 아이들이 아이들답게 뛰어놀 수 있게 하면서 스스로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알게 만드는 교육 방법.. 너무나도 지혜로운 교육 방법이다..


 

P101 흐르는 물속에 가지 끝이 잠길 정도로 축 늘어진 버드나무 잎사귀들이 만들어낸 녹색 커튼 사이로 몸을 구부린 채 지나가기도 하면서..

 

>> 버드나무 잎사귀들이 만들어낸 녹색 커튼.. 표현이 너무나도 환상적이다.. 후우..


 

P103 모드가 나를 따라다녔는데, 그 개도 그곳을 좋아했다. 우리는 미국풍 나무 아래에 앉아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거나 주변을 구경하곤 했다. 그 비밀 장소에 오면 모드는 절대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 개도 그곳이 비밀 장소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 나만의 비밀장소, 나만의 비밀공간,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우리의 도피처가 우리 모두에겐 필요한 것 같다. 우리의 영혼이 잠시 쉴 수 있는 그 곳. 우리 5살 리틀 트리에게도..


 

P104 할머니는 체로키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비밀 장소를 갖고 있다고 하셨다. (…) 할머니 자신이 보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만의 비밀 장소를 갖고 있는 것 같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한 번도 그 문제에 대해 조사해보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비밀 장소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그말을 듣자 우연이긴 하지만 나한테도 비밀 장소가 있다는 사실이 그럴 수 없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 정말 너무나도 지혜로우신 할머니.. 옳은 말씀이다. 비밀 장소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삶에 지칠 때, 혼자 있고 싶을 때,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 또는 깊은 생각을 조용히 하고 싶을 때, 그럴때 우리는 우리의 비밀 장소에서 온전히 내 자신에 침잠할 수 있는 그런 곳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 영혼이 휴식을 취하고, 우리에게 지혜로운 말을 속삭여줄테니..

읽으면서 여러 번 느끼는 거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정확한 데이터가 없을 때 조사해보지 않았으니까..’ 또는 정확하지 않아서 내가 하는 말을 전적으로 믿지는 말아라..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등의 표현을 하시면서 당신의 개인적인 생각과 사실의 진실 여부, 정확성 여부를 구분하시며 리틀 트리에게 가르쳐 주시는 부분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무조건 이것저것 다 아는 척 하시지 않는 그분들의 겸손이 느껴지며 손자가 진실된 것을 배우게 되기를 원하시는 마음이 느껴져 너무나도 그 부분이 나의 시선을 오래 붙잡아 두었다.

우리는 종종 살아가면서 모르면서도 얼마나 아는 척을 하며 내가 잘났음을, 내가 너보다 더 많이 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하는가.. 할머니의 겸손..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부분이었다.


 

P104 할머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이다. 몸을 위해서 잠자리나 먹을 것 따위를 마련할 때는 이 마음을 써야 한다. 그리고 짝짓기를 하고 dkl를 가지려 할 때도 이 마음을 써야 한다. 자기 몸이 살아가려면 누구나 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것들과 전혀 관계없는 또 다른 마음이 있다. 할머니는 이 마음을 영혼의 마음이라고 부르셨다. 만일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교활한 생각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칠 일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이익 볼 생각만 하고 있으면.. 영혼의 마음은 점점 졸아들어서 밤톨보다 더 작아지게 된다. (…)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그보다 더 커지면, 영혼의 마음은 땅콩알만하게 줄어들었다가 결국에는 그것마저도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말하자면 영혼의 마음을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살아 있어도 죽은 사람이 되고 만다. 할머니는 어디서나 쉽게 죽은 사람들을 찾애낼 수 있다고 하셨다. 여자를 봐도 더러운 것만 찾아내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서 나쁜 것만 찾아내는 사람, 나무를 봐도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고 목재와 돈덩어리로만 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이었다. 할머니 말씀에 따르면 그런 사람들은 걸어다니는 죽은 사람들이었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게다가 몸을 꾸려가는마음이 욕심을 부리는 걸 그만두지 않으면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영혼의 마음도 더 커진다.

할머니는 이해와 사랑은 당연히 같은 것이라고 하셨따.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랑하는 체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그 말을 듣고 나는 모든 사람을 잘 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밤톨만한 영혼을 갖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 밤톨만한 영혼을 갖고 싶지 않아 모든 사람을 잘 이해하기로 마음 먹은 리틀 트리.. 얼마나 예쁜지... 리틀 트리의 눈높이에 맞춘 영혼의 마음에 대한 할머니의 말씀은 너무나도 쉽고 간결하면서도 분명해서 나도 우리 애리와 리예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음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리틀 트리에게 삶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이야기를 들을때면, 어떻게 이렇게 어린아이가 알아듣기 쉽게 말씀을 해주실 수 있는 것일까..? 때때로 애리와 리예가 질문을 해올 때 나는 얼마나 어렵게 설명해서 가끔은 나도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뱅뱅 돌려 설명을 해주곤 했는가..? 뭐든 제대로 모르면 설명이 어려워지는 법. 아마도 나 스스로가 분명하게 알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얼버무리며 그렇게 뭔가 아는 척 어렵게 빙빙 돌려댔던 것 같다.

 

영혼의 마음.. 나도 나의 영혼의 마음이 점점 더 커지도록.. 그래서 삶 속에 함께 만나지는 사람들을 좀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받아들이고 Kin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P106 영혼의 마음이 자꾸자꾸 커지고 튼튼해지면, 결국에는 지나온 모든 전생의 삶들이 보이고 더 이상 육신의 죽음을 겪지 않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할머니는 내 비밀 장소에서 그런 생명의 순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모든 것이 새롭게 탄생하는 봄이 되면 (설사 그것이 그냥 생각일 뿐이라 해도 무엇인가가 태어날 때는 항상 그렇듯이) 흔들림과 소란이 일어난다. 영혼이 다시 한 번 물질적인 형태를 갖추려고 발버둥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에 부는 매서운 바람은, 아기가 피와 고통 속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탄생을 위한 시련이다.

그러고 나면 생명을 한껏 꽃피우는 여름이 온다. 그보다 더 나이가 들면 우리 영혼이 제자리로 돌아갈 날이 머지 않았다는, 특이한 느낌을 갖는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되면 모든 것이 죽거나 죽은 것처럼 보인다. 우리 몸이 죽었을 때처럼, 하지만 봄이 되면 다시 태어날 것이다. 할머니 말씀으로는 체로키들은 오래전부터 이 사실을 터득하고 있었다고 하셨다.


 

P109 그제서야 난 영혼이 빠져나간 마른 통나무만을 땔감으로 쓰는 이유를 알았다. 또 그때서야비로소 숲과 산에도 생명이 있음을 알았다.

너의 외증조부는 그렇게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어서 그렇게 강하셨을 거야다음번 생에서도 그렇게 이해심이 많으실 거고나도 그렇게 강해졌으면 좋겠구나. 그러면 네 외증조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서로의 영혼을 이해할 수 있을 터이니…”

 

>> 그 아버지의 그 딸. 할머니의 이해심과 지혜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 것 같았다.


 

P113 나는 할아버지와 내가 힘을 합쳐 싸워야 하는 상대가 바로 통냄새 위스키를 밀어부치는 부자 회사들이란 걸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래도 나는 할아버지가 나를 택해서 그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 하하하하~ 눈치빠른 리틀 트리..^^ 부자 회사를 상대로 할아버지와 함께 힘을 합쳐 싸우려는 야물딱진 리틀 트리..^^ 귀여워 돌아가시겠다.. ^^


 

P119 할아버지는, 머릿속으로 판단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한꺼번에 이것저것 모두 신경쓰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얼마 안 있으면 자연스럽게 몸에 밸 거라고 하셨다. 사실 나중에 가서는 그 말대로 되었다.

 

>> 마치 지금 배우고 있는 골프 레슨이 생각났다.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머리로 이것저것 신경 쓸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요..? 하지만 조금 있음 몸에 자연스럽게 배게 될 거에요.. 라며 못쳐서 미안해하는 나에게 해주시는 말씀.. 가끔 나는 내가 왜 골프를 배우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암튼 아직 제자리 걸음 수준인 내 자신.. 연습을 안 하는게 문제다. 근데 정말 골프는 싫은 걸 우째.. 경쟁 상대가 있어야 좀 더 자극 받고 열심히 배우려나..? 히궁...


 

P123 모카신을 신고, 사슴가죽으로 만든 바지에다 셔츠게다가 길고 검은 머리까지인디언이 아니라고 나설 방도는 도저히 없었다.

 

>> 하하하하하~ ^^ 그 어린 꼬마가 위태한 상황을 벗어나려고 나름 머리를 굴리는 모습이 넘 귀여워 죽겠다. ^^


 

P126 할머니가 등잔을 땅에 내려놓으시더니 무릎ㅁ을 꿇고 나를 향해 팔을 벌렸다. 하도 세게 껴안는 바람에 하마터면 자루를 떨어뜨릴 뻔했다. 이제부터 집까지는 할아버지가 자루를 들어주겠노라고 하셨다.

 

>> 눈물이 났다. 행여 할아버지가 위험한 상황에 처할까.. 죽기 살기로 그 무거운 자루를 들고 산위로 올라간 리틀 트리.. 얼마나 영특한지.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렇게 따돌릴 생각을 했는지.. 그러다가 잠이 들어 날이 어두워져서야 산을 내려온 리틀 트리.. 할머니가 얼마나 고맙고 사랑스러웠고 또한 자랑스러웠을까..? 나도 꼬옥~ 껴안아주고 싶었다.. 너무나도 사랑스런 리틀 트리...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리틀 트리...


 

P130 나는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하고 마음이 아팠다. 할아버지는 네 기분이 어떤지 잘 안다. 나도 너하고 똑 같은 기분을 맛보고 있다. 사랑했던 것을 잃었을 때는 언제나 그런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것뿐이지만, 그렇게 되면 항상 텅 빈 것 같은 느낌 속에 살아야 하는데 그건 더 나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다.

링거가 그다지 충실한 개가 아니어서 우리가 별로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았다고 해보자. 그러면 아마 기분이 더 안 좋았을 것이다.” 맞는 말씀이었다. 또 할아버지는 내가 나이가 들면 링거 생각이 날 것이고, 또 나도 생각을 떠올리는 걸 좋아하게 될 것이다. 참 묘한 일이지만 늙어서 자기가 사랑했던 것들을 떠올리게 되면 좋은 점만 생각나지 나쁜 점은 절대 생각나지 않는다. 그게 바로 나쁜 건 정말 별거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하셨다.

 

>> 정말 그렇다. 시간이 지나면 나쁜 건 기억이 나지 않고, 사랑했고 좋았던 것만 생각난다. 그러니 정말이지 나쁜 건 정말 별거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것이다. 사랑했던 것을 잃는 게 두려워서 사랑하지 않으면 상실의 슬픔을 느끼지 않아서 좋을 것 같지만, 할아버지 말씀대로 우리는 늘 텅 빈느낌 속에 갇혀 살게 될 것.. 사랑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비록 잃을 때의 슬픔이 너무나도 고통 스럽더라도 우리는 사랑하기를 그만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P132말 많은 그 빌어먹을 놈의 자식들이 이렇게 모든 걸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단 말이야. 앞으로 너는 누가 다른 사람 헐뜯는 말을 하면 그 말을 가지고 판단하면 안 된다. 그런 건 아무 쓰잘데기도 없는 거니까. 그것보다 말투를 잘 들어봐. 그러면 그놈이 비열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을 테니.” 할아버지는 세상에 말이 너무 많은 게 문제라고 몹시 언짢아하셨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 맞다. 세상에는 말이 너무 많은 게 문제다. 아마도 할아버지는 철학자들을 무척 싫어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말 하나 단어 하나 가지고 이런저런 해석을 내놓고 우리의 의식 상태와 삶의 구조까지 바꿔 놓을 수 있는 그들의 이론을.. 아마도 내 생각엔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을 듯 싶다. 특히 비트겐슈타인을 별로 안 좋아하셨을 것 같다.. 하하하하~ ^^


 

P146 “, 봐라. 작은 나무야. 나는 네가 하는 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단다. 만약 내가 그 송아지를 못 사게 막았더라면 너는 언제까지나 그걸 아쉬워했겠지. 그렇지 않고 너더러 사라고 했으면 송아지가 죽은 걸 내 탓으로 돌렸을 테고, 직접 해보고 깨닫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어.”

 

>> 상실의 고통을 겪게 되더라도 직접 경험하여 깨우칠 수 있도록 내버려두시는 할아버지. 그것을 지켜보는 할아버지의 인내심과 안타까움이 얼마나 크셨을까 싶다. 리틀 트리가 그 50센트를 모으는 과정을 다 지켜보신 할아버지시기에 더욱 더 그 마음이 쉽지 않으셨을게다. 하지만 50센트의 상실은 앞으로 작은 나무가 살아가면서 겪게 될 수 많은 상실에 앞서 귀한 경험과 교훈이 되었을 것이다. 할아버지는 직접 경험케 하여 리틀 트리가 옳은 선택을 하는 방법을 침묵으로 가르쳐 주신 것이다. 너무나도 멋진 할아버지..


 

P147 하지만 확실히 이해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50센트를 잃어버렸다는 사실 말고는. 완전히 녹초가 된 나는 저녁 식탁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얼굴을 접시에 박았다. 할머니가 내 얼굴에 묻은 완두콩을 닦아주었다.

 

>> 아고~ 이뽀라~ 하긴 5살짜리 꼬마가 이해하기엔 무척 복잡했을 것 같다. 일단은 50센트에 대한 상실의 아픔이 너무나도 컸기에 다른 이야기는 잘 들리지 않았을지도.. 넘 이쁜 리틀 트리,..


 

P150그렇다면 어째서 ‘Abwhore’대신에 ‘can’t stand’라고 하지 않는거야?”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사전에 그런 단어가 있다고 하자. 할아버지는 굉장히 화가 치미시는 듯했다. 사전 같은 걸 만들어낸 후레아들놈의 자식들은 모두 싹 쓸어서 총살시켜버려야 한다고 펄펄 뛰셨으니 말이다. 할아버지는, 같은 뜻의 말을 요리 바꾸고 조리 바꾸어서 여섯 개씩 만들어내는 작자들이 바로 그런 놈일 것이다. 정치가들이 이런 말도 안했다, 저런 말도 안했다고 하면서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이고 발뺌할 수 있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조사해보면 알겠지만 정치가야말로 저 망할 놈의 사전을 만든 장본인이거나 배후 인물일 거라고 하셨다. 그럴 듯한 말씀이었다.

 

>> 하하하하하~ ^^:; 뜻이 아주 요상한 비슷한 발음의 단어가 나올 때마다 펄펄 뛰시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이론은 확실히 타당성 있고 합리적이다. 물론 그렇다고 여러가지 단어를 쓰잘데기없이 많이 만들어낸 작자들을 총살까지 시키는 건 좀 무리겠지만..^^ 그런 할아버지의 이론을 나름 진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리틀 나무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져 또 한번 웃는 아침이다. 하하하하~ ^^;;


 

P160 그 친구는 그 여자애나 자기 자식 중의 누군가가 자기들이 가질 수 없는 걸 좋아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던 거야. 그래서 자기들이 가질 수 없는 걸 받아들고 좋아할 때는 매를 드는 거란다애들이 깨달을 때까지 매를 때리지그렇게 매를 맞고 나면 아이들은 그런 것들을 바라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된단다.”

 

>>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삶.. 난 그것이 무엇인지 않다. 내게도 그런 때가 있었음으로.. 하지만 내가 겪었던 지난 날의 생활보다 이들의 생활은 더 암담했을 것.. 어쩜 기회라는 단어조차 기억해낼 수 없었을지도.. 그러기에 자신의 아이들에게 매를 들 수 밖에 없는 아빠의 마음이 너무나도 느껴져 가슴이 아팠다. 눈물이 났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바래서는 안된다고 가르쳐야 하는 아버지.. 어쩜 바램은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고 희망은 꿈이며, 그 꿈은 우리가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 이끌어주는 것이고 삶의 길잡이가 되는 것인데, 도저히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혀실에서 그 꿈을 꾸지 못하게 할 수 밖에 없는 아버지.. 그 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무도 없는 곳에서 눈물로 흐느끼는 아버지의 마음.. 어쩌면 매를 맞고 아픔에 헐떡거리는 그 아픔보다 더 찢어졌을 것...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역시 삶은 공평하지 않아.. 태어나면서부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에게 과연 우리는 열심히 사십시오. 꿈을 가지십시오. 더 나은 삶을 바라십시오. 열심히 공부하시오. 열심히 일하십시오. 라고 그렇게 쉽게 말 할 수 있을까..? 후우.. 그럼에도 그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멈춰서는 안되겠지만. 벽에 부딪히는 느낌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브라질의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빈민들을 보면서...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나도.. 이런 마음을 갖는다는 것.. 가식처럼 보인다..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 연민..이 어디 사랑이던가뭔가 하나부터.. 시작을 해야할 것이다.. 그저 연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P163 나한테는 도토리 줍는 게 아주 쉬운 일이었다. 키가 작아 땅과 가까웠기 때문이다.

 

>> 표현이 너무 예뻐 초서에 옮겨왔다. ^^


 

P164 할아버지는 쓸모 있는 것일수록 더 얻기 힘들게 마련이라고 하셨다. 옳은 말씀이었다.

 

>> 맞다. 쓸모 있는 것일수록 더 얻기 힘들게 마련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그 가치를 더 귀하게 느끼게 해주기 위함이고 우리가 그것을 진정 원하는지 시험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간절히 원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은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P165 씨앗들이 대지의 여신인 모노라의 자궁 속에서 열을 받아 싹을 틔우는 온도는 각각 다르다. 대지가 이제 막 따뜻해지기 시작할 무렵에는 아주 작은 꽃들만이 피어난다. 대지가 좀더 따뜻해지면 좀더 큰 꽃들이 피어나고, 나무에도 수액이 돌기 시작한다. 더불어 나무들은 임신한 여자처럼 기지개를 켜며 부풀어오르다가 드디어 가지 끝에 일제히 새싹들을 터뜨리게 된다. (……)

자연의 비밀은 이미 다 밝혀졌고, 자연에 영혼 따위는 없다고 하면서 자연을 비웃는 사람들은 산속의 봄태풍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일 것이다. 자연이 봄을 낳을 때는 마치 산모가 이불을 쥐어뜯듯 온 산을 발기발기 찢어놓곤 한다. (…) 온갖 관목과 나뭇가지들 사이를 흝고 지나가다가 약하다고 느끼는 것이 있으면 그 바람 손가락으로 말끔히 없애버리는 게 바로 자연이다.

 

>> 어떻게 이런 표현이 나오는지 그의 표현 능력이 놀랍기만 하다.. 많은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Little tree는 참 강성이 풍부한 꼬마 아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 여섯 살이 채 안된 꼬마의 눈에 펼쳐지는 대 자연의 오케스트라 연주.. 마치 봄의 왈츠를 연주하는 느낌 아녔을까..? 너무나도 아름답다..


 

P167 4월의 비에는 상쾌하고 들뜬 기분과 왠지 모를 서글픔이 함께 배어있다. 할아버지도 항상 그런 감정들이 뒤범벅된 느낌을 받는다고 하셨다. 그 비는 서글픈 기분을 갖게 한다. 아무도 그걸 붙잡아둘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건 눈 깜짝할 새에 스러져가는 그리움 같은 것이었다.

 

 

>> 마치 4월의 비를 보고 있는 듯.. 서글픔과 그리움이 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P169 새들이 먹지 않는 열매는 함부로 입에 대지 않는 게 좋다.

 

>> 자연을 이해하는 삶의 지혜란..


 

P183 나는 할머니에게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해드리고, 조심하지 않은 내 잘못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며, 심지어 방울뱀의 탓도 아니라고 하셨다. 또 이미 일어난 일을 놓고 잘잘못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 참으로 나에게 깊은 삶의 교훈을 안겨준 부분이었다. 자칫 할아버지의 생명을 잃을 뻔 했는 상황. 할아버지가 리틀 트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도 내놓는 감동적인 부분에 이어진 할머니의 깊은 지혜가 빛나는 장면.. 그렇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심지어 방울뱀의 잘못도. 리틀 트리는 냇가를 보며 놀고 있었을 뿐이고, 방울뱀은 자신의 타고난 본성에 충실하고자 독을 품었던 것이고,할아버지는 사랑하는 리틀 트리를 구하려 하셨던 것일 뿐. 모두 그냥 각자 제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가끔은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자기 역할에 충실 할 뿐인데, 이렇게 일이 어긋나 질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남 탓을 한다. 왜냐면 난 잘못한 게 없었으니..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상황적인 것이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님을 때때로 우리는 놓치고는 상대방 탓을 하며 삶을 고통으로 몰고 간다.

 

할머니의 지혜로운 말씀에 나는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 바로 이 쯔음에 재판이 있었던 것. 작년 내가 한국에 나간사이 우리 직원 아이의 실수로 조금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던 것.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따져보면 우리 직원이 부러 실수 한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 손님도 이해가 갔지만, 아쉬웠던 것은 10년 거래를 해온 사람이 우리 아이의 아주 작은 실수를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재판까지 걸었다는 사실에 배신감까지 느껴졌던 순간. 재판 전에 합의하는 자리에서 합의를 하진 못했지만, 미안해하는 직원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것은 모두 상황적으로 엉켜버렸던 순간이었기에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던 것. 인터넷만 제대로 되었어도 그런 상황은 없었을 것..

 

이미 지난 일을 가자고 잘잘못을 따져서는 안된다는 할머니의 말씀을 가슴에 깊이 담고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어서 내가 고마웠다. 내게 참으로 많은 실질적인 교훈을 안겨준 책.. 그래서 이 책을 그렇게 좋아하고 푹 빠진건지도 모르겠다.


 

P213 우리 발밑에는 까마득히 먼 곳까지 뿌연 안개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산봉우리들은 그 위로 머리를 들이밀고, 마치 자신들이 진짜 바다 위에 솟아오른 섬들인 것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 포리스트의 묘사는 너무나도 섬세해서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숨막힐 듯한 아름다운 장면이 그대로 그려졌다. 안개바다.. 그 위로 머리를 들이미는 산 봉우리.. 마치 자신들이 진짜 바다의 섬인양 연출하는 산 봉우리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 그 모든 것을 내려다보고 있는 우리 Little tree.. 그 감성여린 꼬마의 눈에 비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은 포리스트가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지혜를 알게 해주고 삶을 가르쳐 주었고, 또한 진한 그리움을 안겨주었을지.. 그러기에 이 삶의 철학이 이리도 아름다운 이야기로 쓰여져 우리의 영혼을 따뜻하게 터치해주고 있는 것이다..


 

P214 햇빛이 할아버지와 내 얼굴을 때렸다. 온 세상이 불타는 것처럼 벌게졌다. 할아버지는 항상 그래왔다고 하시면서 모자를 벗으셨다. 우리는 그 광경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서 있었다. 할아버지와 나는 같은 생각을 나누고 있었다. 우리는 언젠가 이 산꼭대기로 와서 아침이 태어나는 것을 다시 한 번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은 할아버지와 나 사이의 말없는 약속이었다.

 

>> 자연 앞에서 겸손하신 할아버지. 아침이 태어나는 장면을 경건한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모습..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면이다. 그곳에 나도 함께 서 있는 듯한 느낌


 

P224 할머니는 씨 뿌리기에 좋은 날인지 아닌지에 대한

 

>> 하하하하~ ^^ 하염없이 이해심 많고 지혜로운 할머니께서도 이렇게 바가지 아닌 바가지를 긁으셨구나.. 넘 재밌었다..^^ 그에 대해 반박하시는 할아버지의 말씀이란... 하하하~ ^^ ‘여자남자라는 근본적인 본질을 두고 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그 모든 것을 초월하여 너무나도 똑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넘 재밌다..^^


 

P224 할머니는 씨 뿌리기에 좋은 날인지 아닌지에 대한 할아버지의 판단이 물고기를 잡으러 가고 싶은 기분에 좌우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워하셨다. 이에 대해 할아버지는, 여자들은 복잡한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여자는 뭐든지 단순하고 쉽게 생각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여자들은 그런 것을 참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의심많은 성격이 되는 것이다. 돌도 안 된 여자아이가 입에 무는 장난감을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을 본 적도 있다고 반박하셨다.

 

>> 하하하하하하~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여느 부부처럼 다투실 때도 있었구나.. 넘 재밌었다. ^^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여자와 남자의 이런 다툼은 어딜가나 매한가지란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내 생각에도 씨 뿌리기에 좋은 날씨가 할아버지가 물고기를 잡으러 가고 싶은 기분에 좌우되는 것 같다는 할머니 생각이 옳은 것 같아 보였다. 하하하하~ ^^ 넘 귀여운 할아버지..^^


 

P226 나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수박밭을 둘러보았다. 또 지나갈 기회가 있을 때는 낮에도 자주 들르곤 했다. 내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할아버지는 그때마다 밭으로 함께 올라가셔서 수박을 살펴보시곤 했다.

 

>> 매번 손자가 이야기 할 때마다 그때마다 함께 수박밭으로 함께 가주시는 할아버지.. 나는 어떤가..? 우리 애리와 리예가 무언가 말하려고 할 때마다모두 그랬던 건 아니지만,, ‘그때마다온전히 집중을 하며 신경을 써준 것은 아니다. 할아버지의 손자 사랑.. 물론 어디 비할 수 없는 깊고 깊은 마음이지만, 할아버지가 손자가 실수하거나 잘못을 저지를 때는 혼자 깨우칠 수 있도록 묵묵히 바라보시지만, 아이의 이런 기다림과 자신의 의견을 펼칠 때는 매번 함께 그 의견을 존중하여 함께 해주시는 모습.. 진정한 전인교육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존 듀이의 스승 상이 떠올랐다. 바로 리틀 트리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같은 모습. 그런 모습이 아닐까..?


 

P227 아침해가 떠올랐다.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수박 위에 앉았다. 나비는 날개를 폈다 접었다 하면서 한동안 그곳에 앉아 있었다. 나는 할아버지에게 그게 좋은 징조인지 어떤지 물어보았다. 나비가 앉은 수박은 익은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그런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하셨다.

 

>> 하하하하하하~ ^^ 너무나도 먹고 싶은 수박.. 그렇게 오랜 시간 익기를 기다리는 수박.. 그 무엇에라도 의미를 같다 붙이고 싶은 Little Tree의 너무 예쁜 마음.. 그 마음을 무시하지 않는 따뜻하고 역시 순수한 영혼을 가진 할아버지.. 할아버지와 손자가 나비가 앉은 그 수박앞에 쭈그리고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심각한 듯 나누고 있는 모습이 떠올라 내 입가엔 미소가 한 가득이다. 리틀 트리.. 정말 이뻐죽겠다. ^^


 

P228 나는 열심히 해를 지켜 보았다. 그런데 해는 아침시간을 늘리기로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위로 올라가지 않고 도로 옆걸음질하더니 산등성이에 눌러앉아버렸다. (…) 할아버지는 우리가 무슨 일엔가에 몰두해서 해가 아무리 더디게 움직여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으면, 해도 게으름 피우는 것을 포기하고 자기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 미치겠다~ 돌아가시겠다~ 넘넘 이뻐서~ ^^ 할아버지는 언제나 Little Tree가 이해할 수 있겠끔 설명을 해주시고, Little Tree는 할아버지 말씀을 언제나 그 맑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열심히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할아버지의 삶의 지혜를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며 자신의 삶 속에 그대로 스며 들게한다. 너무나도 맑고 순수한 영혼, 마치 현실 속에서 있는 아이가 아닌 동화 속에나 나오는 그런 꼬마 주인공 같은 Little Tree.. 실지 포리스트 카터의 어릴적 모습이라는 것이 내게는 너무나도 깊은 행복을 안겨주었다. 괜히 좋았다. 괜히 흥얼거려졌다.


 

P228 나는 할아버지 앞에 서서 밭고랑을 따라가면서 줄기 아래쪽에 달린 오크라들을 몽땅 따냈고, 할아버지는 내 뒤를 따라오면서 높은 곳에 달린 것들을 따셨다. 할아버지는 줄기를 끌어내리거나 몸을 구부리지 않고 오크라를 몽땅 따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낸 사람은 아마 우리뿐일거라고 하셨다.

 

>> 하하하하~ 5살 꼬마 Little Tree 2미터가 넘는 할아버지가 앞에서 뒤에서 그렇게 2중주로 오크라를 따는 모습.. 할아버지와 손자는 일을 놀이처럼 한다. 그들이 일을 할 때는 늘 그 안에서 재밌는 무언가를 찾아내고 의미를 두며 그렇게 놀이처럼 한다. 이거이 와우 정신 아닌가..?? ^^ 어쩐지 뭔가 통한다 했다.. 하하하하~ ^^


 

P229 어느 밭고랑 끝에 이르니 할머니가 웃으며 서 계셨다. “점심시간이란다.” 할아버지와 나는수박밭을 향해서 돌진했다.

 

>> 우하하하하하~^^;; 할아버지가 손자를 달래려고 그러셨던게 아니라, 혹시 할아버지도 그렇게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어찌 그리 똑같은지.. 하하하하~ ^^


 

P230 여름이 서서히 지나가고 있었다. 여름은 나의 계절이다. 여름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태어난 계절이 바로 그 사람의 계절이 되는 것이 체로키의 관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일은 하루로 끝나지 않고 여름 내내 계속되었다.

자신이 태어난 계절에 태어난 고향과 아버지가 한 일, 어머니의 사랑등에 대한 이야기를 어른들로부터 듣는 것 역시 체로키의 관습이었다. 할머니 말씀에 따르면 나는 1억 명 중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만큼 좋은 운을 타고 태어났다고 한다.

나는 자연에서, 어머니인 모노라에게서 태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산에 온 첫날 밤에 할머니가 노래하신 것처럼 자연 속의 모든 것을 형제자매로 가질 수 있었다.

할머니는 나무와 새와 시냇물, 게다가 비와 바람에게서까지 아낌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좀체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에게는 사랑 있는 동안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집과 형제들이 있는 셈이었다. 다른 애들은 부모가 죽고 나면 외로움을 느끼지만 나는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 대자연의 사랑을 한 몸에 듬뿍 받고 태어난 Little Tree.. 그래서 엄마는 돌아가셨지만 대자연을 형제 자매로 가졌기에, 대자연이 그의 고향이기에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집과 형제를 가진 Little Tree.. 그는 결코 외롭지 않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넘치도록 받으며, 또한 그 분들의 자연과 함께 하는 삶과 그 자연으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지혜를 어릴때부터 듣고 보고 자란 리틀 트리는 어쩜 이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꼬마였을지도 모르겠다. 그 무엇도 엄마만이 안겨주는 그 공간을 차지 할 수 없었지만, 그 빈 공간을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대자연의 사랑으로 가득 채운 우리 꼬마 리틀 트리.. 그는 결코 외로운 고아 리틀 트리가 아니었다. 대자연을 어머니로 가진 아주 행복한 꼬마 리틀 트리였다.

자신이 아주 특별한 아이임을 어릴 때부터 느끼며 자란 리틀 트리. 그렇게 사랑 많은 아이로 자라게 자존감을 심어주고 긍지를 심어준 할머니 할아버지가 너무나도 감동이었고, 체로키의 삶으로 가르치는 교육 방법은 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했다. 나는 우리 애리와 리예에게 자존감을 키워주는 엄마인지,, 애리와 리예가 얼마나 특별한 아이인지,,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를 나는 느끼게 해주었는지..

 

P231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내 자신이 무척 자랑스러우며, 덧붙여 이제는 산골짜기가 아무리 깜깜해도 겁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그렇게 많은 것을 갖고 태어난 나는 무척 특별한 존재로 할아버지보다 한 수 위라는 것과, 할아버지 자신도 평생 갖고 싶어하던 것들을 벌써부터 가진 내가 무척 부럽다고 하셨다. 또 할아버지 자신은 언제나 어둠이 무서워서 조마조마해하고 있으니, 이제 어둠 속에서 할아버지를 모시고 다니는 것은 전적으로 나한테 달려 있다고 하셨다.

 

>> 할머니의 이야기에 한 수 더 떠시는 할아버지.. 이 이야기를 들으며 내 사랑스런 리틀 트리의 가슴은 얼마나 벅차올랐을까..? 아마 밤잠에 말을 타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영웅이 되는 꿈을 꾸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괜히 내가 다 벅차온다..


 

P231 이제 나는 여섯 살이 되었다. 할머니에게 세월이 흘러가고 있음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준 것은 아마 내 생일이었을 것이다. 이제 할머니는 거의 매일 밤 등잔불을 밝혀놓고 책을 읽어주셨으며 사전공부를 계속 시키셨다. 나는 이제 B항복까지 진도가 나갔다. 그런데 사전의 한 페이지가 찢겨지고 없었다. 할머니는 그 페이지에는 별로 중요한 단어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 하하하하~ 머리에 피똥두 안 마른 우리의 귀여운 꼬마가 세월의 흘러감을 느끼다니.. 하하하하하~ ^^ 이뻐서 돌아가시겠다. ^^ 사전의 찢어진 페이지엔 중요한 단어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 참 단순하고 명료하면서도 이미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연연해하지 않게 하는 삶의 지혜를 이런 방법으로 가르치시는 할머니.. 참으로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P233 그 여름날의 저녁 어스름 속에서 파인 빌리는 자주 바이올린을 켜곤했다. 세상이 종말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그가 연주하는 음악은 모두 슬픈 곡들이었다, 그 음악소리를 듣고 있으면 언제나 이것이 마지막 여름이 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또 이미 지나가버린 것 같아 되돌리고 싶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여름이 영원히 계속될 듯 싶기도 하고,,,, 마음이 아파와 바이올린 따위는 애초에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다가도, 멈추지 않고 계쏙 연주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하고…… 어쨌든 무척이나 쓸쓸한 음색이었다.

 

>> 얼마나 감성이 풍부한 포리스트인지.. 6살 나이의 꼬마가 뭘 알겠다고 바이올린의 슬픈 연주에 이리도 아린 아픔을 느꼈을까..? 그의 이런 느낌이 어떤 것인지 넘 잘 알고 있다. 나도 그런 느낌을 종종 느끼곤 하니까..

Little Tree를 보고 있으면 혹시 ENFP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했다. (뭐 이렇게라도 나와 연관시키고 싶은~ ^^;;) 그의 풍부하면서도 섬세한 감성이며, 사물을 보고 느끼는 방법이라던가, 그가 좋아하는 성향들이 ENFP의 그것과 무척 닮았다...


 

P236 고클라예(하품을 하는 남자라는 뜻), 즉 제로니모의 사진이었다. (제로니모는 미국 인디언 정벌에 대항하여 조직적인 저항을 시도한 아파치족의 마지막 전사였다.)

 

>> 포리스트 카터가 쓴 제로니모를 읽고 싶다. 백인들이 인디언을 죽이고 학살하고 또한 입에도올리기 싫은 만행을 저지르는 그 처절한 장면들을 내가 읽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P237 나는 윌로 존에게 인제 오래지 않아 체로키들의 수가 많아질 것이며, 나도 어엿한 한 사람의 체로키가 되겠노라고 말했다. 그러자 할머니도, 내가 타고난 산사람이고, 숲의 감정을 갖고 있다고 거드셨다. 윌로 존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셨다. 그분의 눈 속 아득하게 깊은 곳에서 반짝이는 빛 같은 것이 보였다. 나중에 할머니는 윌로 존이 그런 는빛을 보인 건 몇 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 눈물 날 장면도 아닌데,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이 맺혔다. 여든 살이 넘은 윌로 존에게 체코키는 많아질거라며 당당하게 말하는 여섯 살짜리 꼬마 리틀 트리.. 나무 밑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이 머리 속에 자연스레 그려지며 눈물이 핑 돌았다. 윌로 존은 분명 리틀 트리가 빅 트리가 되었을 때의 늠름한 모습을 그리며 뿌듯하셨을 것이다.


 

P237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교회 안으로 들어가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교회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언제나 뒷줄에 앉았다. 통로에서 가장 먼 곳, 벽 쪽으로 윌로 존이 앉았고, 그 다음에는 할머니와 내가 앉았으며, 마지막으로 할아버지가 통로 쪽에 앉았다. 할머니는 예배 보는 동안 내내 윌로 존의 한쪽 손을 잡고 계셨고, 할아버지는 의자등 너머로 팔을 뻗쳐 할머니 어깨에 손을 얹고 계셨다. 그러면 나는 한 손으로는 할머니의 손을 쥐고, 또 한 손은 할아버지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이렇게 하면 따돌림 당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다만 이 자세를 취하려면 무릎을 쭉 뻗고 앉아야 하기 때문에, 발이 계속 저린 상태로 있게 되는 것이 문제긴 했지만 말이다.

 

>> 하하하하하~ 넘 귀여워 돌아가시겠다. ^^ 너무 다정한 세 분 사이에서 자기도 한 다리 끼겠다고, 따돌림 당하는 느낌이 안들라고 한 손은 할머니 손을 쥐고, 다른 한 손은 할아버지 무릎위에 얹어놓으며 좋아라 하는 리틀 트리..^^ 이걸 보면 리틀 트리는 누군가가 해주기를 바라는 수동적인 아이가 아니라, 자신이 당당하게 함께 하며 능동적으로 상화에 대처하는 주도적인 아이임이 느껴진다.. ^^ 넘 사랑스런 리틀 트리...


 

P237 인디언은 절대 무슨 뜻을 달거나 이유를 붙여서 선물하지 않는다. 선물을 할 때는 그냥 상대방의 눈에 띄는 장소에 놔두고 가버린다..

선물을 받는 쪽은 자신이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받지 말아야 한다. 다라서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선물을 받은 사람이 보낸 사람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거나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었다

 

>> 참 간결하면서도 철학적인 부분이다. 자연과 함께 호흡 하며 단순한 삶을 사는 인디언들, 가만 보면 진리는 심플 한 것이고, 정말 깊은 삶의 이치도 파고 들어가보면 심플하다. 호들갑 없고 거품 없고 포장 없는 그들의 간결한 삶을 대하는 사고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P241 윌로 존, 우리 함께 걷지 않을래요?

그리 멀지는 않겠지요.

1년이나 2, 당신의 생애가 끝날 때까지.

그 비통한 세월에 대해서는

말하지도 묻지도 맙시다.

때로는 웃기도 하곘지요. 때로는 울기도 할 테구요.

아니면 우리 둘이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낼지도 모르지요.

 

윌로존, 조금만 더 함께 있어주지 않을래요?

그리 오래는 아니겠지요.

지상에서의 시간으로 쳐도 겨우 한순간.

우린 한두 번 쳐다보는 걸로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느끼겠지요.

그래서 마침내 떠나갈 때가 와도,

서로를 이해하는 우리는

편안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겠지요.

 

윌로 존, 잠시만 더 있어주지 않을래요?

이 나를 위해서,

헤어져야 할 우리.

서로 다독거려주고 위로해줍시다.

그러면 먼 훗날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내 성급한 눈물은 위로받고,

가슴에 새겨진 아픔도 좀은 풀리겠지요.

 

>> 가슴을 그대로 파고 드는 시.. 나는 윌로 존와우로 바꾸어 다시 읽어보았다. 가슴이 촉촉히 적셔지며 내 눈물이 위로 받는 느낌이었다.


 

P248 교회에 갈 때마다 할아버지는 헌금함에 얼마간의 돈을 넣으셨다. 할아버지는 목사에게 헌금한다는 생각에는 반대하지만, 교회에 와서 앚아 있던 자릿값으로 내는 거라고 생각하면 괜찮다고 하셨다.

 

>> 언제 어디서나 공정한 할아버지.. 자릿세로 헌금을..하하하하하~ ^^


 

P252 할아버지는, 남에게 무언가를 그냥 주기보다는 그것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훨씬 좋은 일이다. 받는 사람이 제힘으로 만드는 법을 배우면 앞으로는 필요할 때마다 만들면 되지만, 뭔가를 주기만 하고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으면 그 사람은 평생 동안 남이 주는 것을 받기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사람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인격이 없어지고 자신의 인격을 도둑질당하는 셈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식으로 하면 그 사람에게 친절한 것이 도리어 불친절한 것이 되고 만다고 하셨다.

어떤 사람들은 계속해서 주는 것을 즐긴다. 그렇게 하면 받는 사람보다 자신이 잘났다느 허세와 우월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로 해야 할 일은 받는 사람의 자립심을 일깨울 수 있는 작은 뭔가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천성이 묘해서 허세부리고 잘난 척하는 사람을 용케 냄새 맡고 먼저 접근하는 자들도 있다. 할아버지는, 이런 사람들은 자신들을 낚아채려는 사람의 개가 되고 말았으니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타락하여 자기 두 발로 선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잘난척 씨의 개가 되는 쪽을 택했다. 그리고 자기들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때마다 낑낑대곤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구둣발로 엉덩이를 걷어차이는 것뿐이라고 하셨다.

 

>> 글도 모르시는 분이시지만, 할아버지의 사고의 깊이와 삶의 지혜는 너무나도 깊고 깊었다. 역시 삶의 지혜는 삶에서 자연에서 배우는 것이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낀다. 타고난 개인의 성품과 인격이 또한 깊이 작용함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되고. 넘 멋진 할아버지..


 

P254 언젠가 한번은 할아버지에게 모세가 누군지 물은 적이 있었다. (…) 모세에 대해서는 남들한테 전해들은 것밖에 말해줄 게 없기 때문에, 내가 당신의 마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미리 주의를 주신 할아버지가 해주신 모세 이야기는 이랬다. ……………………

 

>> 당신이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으시는 할아버지. 이런 할아버지의 사건에 대한 진실에 대한 자세가 참 좋았다. 어쨌거나 사람들로부터 전해 들은 모세 이야기는 아주 죽음이었다. 얼마나 웃겼는지.. 하하하하하~ ^^


 

P255 할아버지는 성경에서 교훈을 끄집어내어 나에게 가르쳐줄 수 있었던 것에 대단히 만족해하셨다. 할아버지가 교훈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가르친 것은 아마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었나 싶다.

 

>> 푸하하하하하~ 정말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 성경에서 교훈을 끄집어내어 손자에게 가르쳐주시는 할아버지. 스스로 얼마나 자랑스러우셨을까~ ^^ 비록 삼손 이야기가 살짝 각색이 되긴 했지만서도 말이다. ^^


 

P255 한 번 뭔가를 단념하고 나면 그 사람은 일종의 방관자가 된다. (…) 할아버지는, 내가 물 문제를 잊기로 한 건 정말 잘한 일이다, 할아버지 자신도 오래전에 그 문제를 완전히 놓아버렸는데, 그때 이후로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고 하셨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우리끼리 하는 얘기지만, 도대체 지옥이 물고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하셨다.

 

>> 할아버지와 리틀 트리가 얼마나 혼란 스러웠을까..? 글게 물과 지옥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 것 알 수 없으셨을게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런 머저리 같은 목사가 설교를 그런식으로 했으니 말이다..


 

P260 와인 씨는 버릇은 또 다른 버릇을 만들어내게 마련이라서, 나쁜 버릇을 가지고 이씅면 결국 성격도 나빠진다고 했다. 그래서 돈을 낭비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그 다음엔 생각을 허술히 낭비하게 되며, 결국 나중에 가서는 모든 걸 낭비하게 된다.

 

P261 와인 씨는 셈을 익히는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는 교육이란 것은 두 개의 줄기를 가진 한 그루의 나무와 같다고 하셨다, 한 줄기는 기술적인 것으로, 자기 직업에서 앞으로 발전해가는 법을 가르친다. 그런 목적이라면 교육이 최신의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자신도 찬성이라고 와인 씨는 말씀하셨다. 그러나 또 다른 한 줄기는 굳건히 붙들고 바꾸지 않을수록 좋다. 와인 씨는 것을 가치라고 불렀다.

와인 씨는, 정직하고, 절약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야말로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만일 이런 가치들을 배우지 않으면 기술면에서 아무리 최신의 것들을 익혔다 하더라도 결국 아무 쓸모도 없다. 사실 이런 가치들을 무시한 채 현대적이 되면 될수록, 사람들은 그 현대적인 것들을 잘못된 일, 부추고 파괴하는 일에 더 많이 쓴다고 하셨다. 맞는 말씀이었다.

 

P267 나는 등잔이 있는데 왜 촛불을 켰느냐고 물었다. 와인 씨는, 자신의 가족들은 모두 넓은 바다 건너에 살고 있어서 그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밖에 없다. 자신과 가족들이 매일 밤 정해진 시간에 촛불을 켜는 것이다. 이렇게 촛불을 켤때면 서로의 생각이 하나가 되기 때문에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을 수 있다고 하셨다. 과연 그럴 것 같았다.

 

P269 가을은 죽어가는 것들을 위해 정리할 기회를 주는, 자연이 부여한 축복의 시간이다. 이렇게 정리해나갈 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했어야 했던 온갖 일들과…… 하지 않고 내버려둔 온갖 일들이 떠오른다. 가을은 회상의 시간이며…… 또한 후회의 계절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하지 못한 일들을 했기를 바라고…… 하지 못한 말들을 말했기를 바란다……

 

>> 맞아.. 그런 것 같아... 가을..이 주는 느낌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가을이 되면 정말 나는 이런 느낌이 든다.. 했어야 했던 온갖 일들.. 하지 않고 내버려둔 온갖 일들.. 회상과 후회속에.. 내 자신을 다시 정리해보는 그런 성찰의 시간...


 

P335 할아버지의 몸과 마음이 졸기 시작하고 영혼의 마음이 그것을 대신했다, 할아버지는 윌로 존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셨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머리를 껴안은 채 할아버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 서서히 몸과 마음이 졸기 시작한 할아버지, 그의 머리를 껴안고 귀에 속삭이는 할머니, 윌로 존과 이야기를 나누는 할아버지, 그 모두를 바라보는 어린 꼬마 리틀 트리...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말하기엔 리틀 트리에게는 너무나도 큰 슬픔..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지 겨우 몇 년.. 인제 할아버지까지.. 곧이어 할머니.. 가슴이 한 없이 한 없이 밑으로 밑으로 꺼져 내려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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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번 올린 곡이긴 하지만...

도저히 다른 곡을 떠올릴 수 없었다...

포리스트 카터의 어린 시절 이야기...

Little Tree의 이야기에...

이 곡 만큼 잘 어울리는 음악이 없었기 때문...

 

감동을 넘어선 감동을 안겨준...

Little Tree와 함께 들어보는...

어린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