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에서 리예와 남편..^^
나는 결혼 15년차..
조금있으면 16년차로 들어간다..
그리구..
내가 사랑하는 아주 근사한 남편과…
또 눈에 넣어두 아프지않은…
내가 자기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엄마를 더 위하는 두 딸이 있다…
지난 시간동안…
나는 남편에게..아이들에게…
좋은 아내, 좋은 엄마라는 착각속에 지내왔다…
그럼 내가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을 한번 짚어보자..
1) 남편에게:
- 바가지를 안긁는다. (남편은 바가지 긁혀보는거 소원이다..)
- 남편이 하고 싶은것을 다하도록 존중한다 (열심히 일하는데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남편이 혼자 생각하고 싶다고 집을 며칠 비우고 싶을때 웃으면서 편히 보내준다. (남자들은 때때로 자신의 동굴로 들어가고 싶어한다. 나는 당연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남편이 늦게 들어올때 전화해서 분위기 깨지 않는다. (남편은 책임감있는 사람이고 가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가정을 흔들리게하는 엉뚱한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다. 물론 남편이 성인군자도, 나도 성녀도 아니다. 우리에게 언젠가 예기치못할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그때가서 걱정할 일이다.)
2) 아이들에게:
-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이부분은 요즘은 조금 자신이 없어졌다.)
- 아이들이 속상해할때나 기쁠때 아이들의 입장에서 함께 그 느낌을 공유한다. (우리 엄마가 내게 그래주셨듯이, 그래서 아직은 아이들이 내게 비밀이 없다. 나의 착각이 아니길…^^;;)
- 아이들이 좋아하는것 (음악, 만화책, 가수, 배우, 게임등등) 을 존중하며 같이 즐긴다. (게임광인 리예의 게임만 빼고, 요즘 교보에서 만화책 주문하느라 생활비 축이 많이난다..-_-;;)
- 아이들의 취향을 함께 즐기며 배려를 해준다. (거야..정신 연령이 비슷한 관계로…^^;;
- 절대 일찍 일어나란 소리 안한다. (나는 어린이들은 잠을 많이 자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 책사달라고 하면 그 저자의 책을 아예 컬렉션으로 사준다. (그래서 애들이 질려하기두 한다..)
좋은점을 짚어봤으니.. 부족한 점을 짚어보자. 이건 남편과 아이들 모두에게 해당된다.
3) 고쳐야할점: (남편 + 아이들에게)
- 살림을 할 줄 모른다. (나 여자 맞는지 모르겠다..)
- 음식이 전혀 안된다. (라면 2인분 가능함)
- 청소 안좋아함. (고상하게 표현해서..// 깔꼼한 남편이 그래서 견디다못해 집나가고 싶다고 했다.. -_-;;)
- 엄마가 너무 자기 시간을 찾는다. (집에서 책 읽을때는 손꼼짝안한다. 게다가 시시때때루 커피두 타다 줘야한다.)
- 엄마가 노트북을 가게에 두고 왔을때는 아이들보다 내가 먼저 컴을 차지한다. 아이들 숙제 있어도 일단은 기다려야한다. (이기적인 엄마)
이랬다 내가..
그런데 지난 주에 아는 동생네서 우연히 저녁을 먹은 우리 가족..
나이도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동생인데..
된장찌게를 얼마나 맛있게 끓어셔 차려줬는지…
전에는 그래두 그냥 별 느낌없이 잘 먹구 나왔는데..
그날은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에게.. 그리구 아이들에게..
특히.. 리예가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정말 미안했다. 이렇게 맛있게 먹는데..
그 흔한 된장찌게두 끓일줄 모르다니…
나는.. 쉽게말해 맛치다..
맛을 낼줄 모른다.. 신혼때 나름 시도를 해봤으니..
남편도 포기, 나두 포기였다..
그래서 그렇게 근 16년을 잊고 살았고..
살림은 나와는 무관한것처럼 살았는데..
그래서… 나는 가게 일을 더 열심히 해야하는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날은 그게 글케 내 맘에 걸렸다..
남편도 그랬나부다..
집에 오면서 남편 말..
“나는 너가 된장찌게라도 끓일줄 알면 좋겠어..”
전같으면 화가 나서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았을건데..
이번에는 반성이 되었다..
그러면서..남편은 그동안의 이야기를 했다..
집에 들어오면 편하지 않은 자신의 마음을…
충격이었다…
남편이 참 안되어보였다..
불같은 성격이지만..
정말 아기자기하고 깔꼼하고 자상한 남편..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느낌이 드는 내가 이상했다… 나이가 들은 건지.. 철이 드는건지..
화가 나긴 커녕..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다니…
그다음날..
나는 집에 일찍 들어와..마리아와 우리 청소에 신경줌 더 쓰자고.. 얘기를 나눈후..
대청소를 했다..
잔뜩 쌓아놓은 책도 읽은책 안읽은 책 분류해서..다 집어넣고..
그리고.. 반찬 그릇도 새로 샀다.. 큰 형님의 도움을 받아..
큰형님은.. 살림에 관심을 갖게된(?) 막내동서가 기특한지…(남들이 들음 웃을일이다..)
열심히 함께 다니며 그릇을 함께 골라주셨다..
그리고.. 된장찌게 가르쳐달라는 내 말에..
거의 감격이셨다..
피곤하실텐데도..집에와서 된장찌게 만드는 거 가르쳐주시고..
또 쌈장까지 만들어주시고 가셨다..
난 복두 많다..
남편은 남편이라 그렇다치고..
형님까지 이런 철부지 막내동서 시집살이는 커녕 이해하고 도와주시니..
지난주에 배운 된장찌게..
일요일에 해봤다..
성공적으로 나왔을까..??
아니다..-_-;;
그래두 남편..감격해서 맛있게 먹어주었다..
아이들두..
우리 애리..
된장찌게가 시큼한것은..된장을 잘못사서 그런거라며..
열심히 엄마대신 아빠에게 변명해준다…
히구..
다음주에는 형님이 육계장 가르쳐주기루 하셨다…
기대된다..
배우기를 그렇게 좋아하는 내가..
‘요리’라면 정말 머리부터 지끈거리고 아파오는 이상증후군이 생기는데…
때가 되었나보다..
배우고 싶어 죽겠는 것은 아니지만..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니..
배워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해줘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니..
우리 엄마가 아시면 감격의 눈물 흘리실 일이다…^^;;
남편이 집에와서 편했으면 좋겠다..
정말 그동안 마리아에게 다 맡기고 나몰라라했던 집안환경…
밝고 깨끗하게 만들어… 편한 환경을 만들어줘야겠단 마음..
그동안 깔꼼쟁이 남편이 잘 참아줘서 얼마나 고마왔는지..
난 남편이 적응 잘하며 지내구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힘들어하는줄 몰랐다..
아기자기하고 애교많고 귀여운 여인을 만났으면..
참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섬머슴애 같은 나를 만나서..이 고생이다..
나는 감성부분만 여성적이지, 모든 행동이 남성적이다..-_-;;
(그나마도 무지 남성적인 남편을 만나서 많이 여성스러워지긴 했다…화장두 하구 다니니..)
암튼..
전에는 내가 남편의 불같은 성격때문에 고생하며 잘 견디며 산다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남편의 마음 고생이 심했겠구나..싶다…
앞으로는 정말 잘해야지.. *읏쌰읏쌰~!!* ^^
.
.
언제들어도 싱그러운 노래..
Judy Collins의 Both Sides Now...^^
Both_Sides_Now_-_Judy_Coll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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