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 두고내린 나의 소중한 프랭클린 플래너.. 찾게되어 하느님께 얼마나 감사했는지.. 그리고 그 먼거리를 다시 되돌아와 갖다주신 택시 운전사 아저씨께 얼마나 감사했는지..
지난 주 목요일..
성당에 간다고 택시를 길거리에서 잡아 타고. 성당엘 갔는데..
내려서보니..뭐가..허전...
아차~ 내 프랭클린 플래너를 택시에 두고 내렸다~ 앞이 캄캄~ -_-;;
아는 언니가 뭘 갖다 달라고 부탁하는 바람에..
그것 신경쓰다가 내 플래너를 두고 내린것..
문제는...늘 가게 근처에서 택시 타는 곳에서 타는데...
그날따라.. 택시를 두대나 놓치고..
지나가는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간것..
미사내내..나는 미사에 집중할수가 없었고..
영성체를 모시고도..아픈 엄마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내 플래너를 찾아달라는 기도가 나왔다..
딸..맞나..??
미사가 끝나고 기도회 들어가서도..
나는 도저히 기도가 안나와..
누군가가 그 플래너를 발견하면.. 내 연락처로 연락주게 해달라고..
또 그것을 주운 분이 마음 좋은 분이어서..
나쁜 마음 갖지 않고 되돌려주게 해달라는 기도를 얼마나 간절하게 했는지..
그런데 기도중에 누가 내 손을 가만히 잡는다...
눈을 떠보니 비아 수녀님...
나를 살며시 데리고 나가신다.. 무슨 일인가..하고 나갔더니..
나를 태워다 준 택시 아저씨..그곳에 내 빨간 플래너를 들고 서 계신다...^__^
나는 너무나도 감사하고 기뻐서..어쩔줄 몰라 하는데..
수녀님 말씀이..아저씨가 그냥 수녀님께 맡겨두고 가신다는걸..
내가 꼭 만나뵙고 할것 같아..나를 부르셨다는 것..
그분 말씀이..
내가 마지막 손님으로 나를 내려놓고 집엘 갔는데..
뒤에 이 공책이 있어서..(그분은 내가 학생인줄 아셨던 것)
‘이 학생이 공책이 없으면 오늘 공부를 어떻게하나..’
걱정이 되서..부랴부랴 다시 이곳으로 와...내 이름을 대며 찾으셨던것..
정말로 천사 같은 분이셨다...
너무 감사해서 사례비를 드렸더니..
굳이 안받으시겠다고...손을 저으시며.. 도로 내미시는 아저씨..
굳이 그러고 싶으면 기름값만 받으시겠다며 극구 사양하셨다..
어떻게..그 소중한 플래너가 돈으로 계산이 될수 있을까..
이 플래너는 그 돈 액수보다 훨씬 더 귀한것이니..
내가 기쁠수 있도록 돈을 받아달라는 내 소리에...
결국엔 받으시더니..포켓에 넣지도 못하시고..
나가시다가 또 많다며..돌아오시던 선한 아저씨..
얼마나 감사했는지..
그날의 일은 내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전혀 알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의 물건을..마치 자기것처럼 아끼며...
잃어버린 나만큼이나 놀래서 달려오신 아저씨..
그분의 깊은 배려는 감동일수 밖에 없었다..
물론..내게는 더없이 소중한 플래너이긴 하지만..
이것보다 더 귀한 것을..또는 사람을 잃은 분들의 마음은 어떨까..
이 작은 것에 얽매여 그렇게 한시간의 기도를 플래너에 매달렸던 내가...
참 작게만 느껴졌다..
또하나..
하느님 보시기에 내가 얼마나 웃겼을까..싶었다..
그 작은것 하나 잃어버리고 동동 거리며 찾아달라고..아니..
찾아내놓으라고 생떼를 쓰니..
안찾아주고 못베기셨을 것..
‘얘는 이거 잃어버리고는 밤잠도 못잘 아이니..찾아줘야겠다..’고 생각하셨을 그분을 생각하니..
웃음도 나오고..
그렇게 빨리 찾아주시니...내가 어찌 감사를 안드릴수 있을까..
그날의 일은..일상속에 함께한 기적이었다..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했던 한시간...
‘모든 걸 주님께 봉헌합니다...’ 기도해놓고선..
돌아서선 자꾸 그것에 연연해하며..
작은 것도 온전히 봉헌을 못하고..쩔쩔매는 얕은 신앙..
나는 작은 그릇...
그리고..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
모든것이 어우러져..내게 깊은 묵상을 하게했던..
감동과 기쁨에 떨게 했던...시간이었다..
이번엔 찾았지만.. 이런 행운이 매번 일어나기를 바라는 건 어리석은 일..
플래너를 넣고 다닐수 있는 가방을 사야겠다고..생각했는데..
엄마의 날..애리와 리예에게..가방 선물을 받았다..^^
아..뭐...내가 고르고 돈은 자기들이 합쳐서 내고했지만서도 말이다..
선물은 선물...^^;;
애리와 리예가 어머니 날 선물로 사준 키플링 가방..
작년 ‘애인의 날’때 남편에게 받았던 가방 선물을..
아이들에게 받은 가방 선물로 대치했다...^^
요즘 그 가방안에 플래너를 넣고 다니며..
조금 무겁긴 해도..인제 잃어버릴 염려가 없어져..
마냥 행복한 요즘이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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