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축제5] 함 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읽고...

pumpkinn 2008. 9. 20. 00:46

작성일: 2008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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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함 석헌 선생님에 대하여...

 

처음 책을 펴들었을때 나온 함석헌 선생님의 기나긴 연보와 두페이지를 넘기고 한없이 맑은 미소를 짓고 계시는 선생님의 사진을 보며, 언젠가 지금은 고인이되신 천상병 시인의 사진을 보며 느꼈던 바로 그런 순수함, 천진스러움, 깨끗함...그런 느낌이 들었다.  맑은 영혼을 가진자만이 가질수있는 그런  아름다움.. 내가 함석헌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잘아는 것두 아니구만 관심도 없는 남편에게 사진까지 보여주며 바로 이분이 함서헌 선생님이라며 괜한 자랑까지..

 

그분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더우기 오산학교를 나오셨다니 더욱 친근감이 느껴지기도했다. 내가 중학교를 보성여중을 나왔고, 보성은 바로 오산학교와 남매학교고, 우리 교장선생님의 보성의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였고 바로 한국의 존경받는 한 경직 목사님이 바로 우리학교의 이사장님으로 때마다 오셔서 그 귀한 설교를 들려주시곤 했던 기억. 그저 그렇게 가늘게 연결되는 것만으로도 진한 친근감이 들었다.

 

또한 연보속에 나오는 서울 용산구 원효로에 사셨다는 사실은 나를 더욱 가깝게 느끼게 했다. 왜냐면 나역시 한국에 있을 당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 2동에 살았기 때문. 그리고 사상계는 돌아가신 아빠가 즐겨읽으시던 책이었으니, 나와 직접적으로 옷깃 스치는 인연은 아니었어도, 두루두루 내 주위에 그분과 연결되어지는 끈이 느껴졌기 때문였는지 무척이나 친근감이 들었다. (어떡해서라도 그분과 연결시키고 싶은 이 눈물겨운 노력...^^;;)

 

함 석헌 선생님은 오산에서 비로소 민족혼을 자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오산학교는 그때 민족운동, 문화운동, 신앙운동의 산 불도가니였고, 그때 그교육은 민족주의, 인도주의, 기독교신앙이 한데 녹아든 정신교육이었다. 또한 오산정신의 알짬은 기독교 신앙이었는데, 내가 다녔던 보성여중도 미션스쿨로써 성경 시간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또한 함 석헌 선생님은 크고 하나임을 추구하는 한민족의 의 혼을 백두산 호랑이로 나타내셨는데, 그는 한민족의 민중정신이 호랑이로 표현된 흔적을 한민족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서 찾는다. (에고 반가와라~ 단군의 자손~ ^^). 가진 것 없고 솔직한 민중이 호랑이처럼 강직하고 용감할수 있다고 보았다. 흩어진 민중은 힘없지만, 크게 하나되어 일어서는 민중은 호랑이처럼 강하고 용감하며, 크게 하나이며 밝고 환한 민족혼이 살아날 때 한국 민중은 백두산 호랑이의 기상을 드러낸다고 생각했다.

 

함 석헌 선생님은 민족학교인 오산에서 10년동안 가르치면서 폭넓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 민족, 신앙, 과학을 결코 버릴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으며, 그의 삶과 사상은 민족혼과 기독교 신앙과 과학 정신을 추구하는 데서 성립되었다.

 

한국의 민족혼과 서구의 기독교사상을 결합한 함석헌 선생님의 사상 속에는 한국 사상과 서구사상의 통합을 위한 단초가 마련되어 있다. 한국적인 혼으로 서구사상과 기독교 정신을 소화해 낸 그의 사상은 한국 사상사의 맥을 잇고 있다. 함석헌 사상의 특징은 하나님 (전체)과 인간(개체), 믿음()과 사유(이성)의 역동적인 일치와 구분에 있다. 양자는 일원론적인 일치로 끝나지도 않고 이원론적인 구분으로 끝나지도 안흔다. 양자는 하나라고만 할 수도 없고 이라고도 할 수 없다. 둘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도 둘이다. 이것은 원효가 자신의 논리의 사유구조를 둘을 융합하지만 하나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 같다. 함석헌의 생명사상은 한국적 사유의 성격을 충실히 만영한다고 볼수 있다. – 참고논문 한국 유네스코 발행본 Korean Journal 여름 호 2000년 특집-

 

함 석헌 선생님의 저서로는  이미 우리가 읽은 뜻으로 본 한국 역사외에 들사람 얼’.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씨알에게 보내는 편지등등 다수가 있고, 그외 우리에게 많이 읽혀지고 있는 아름다운 시 그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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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함석헌 선생님의 ‘뜻으로 본 한국 역사’를 읽고....

 

글을 시작하며...

앞서 읽은 두 역사책 사기 열전세계의 역사 1 & 2’가 내게 정말 쉽지 않았기에 이번 한국 역사책도 그냥 막연히 쉽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단지..이번의 축제를 대하는 마음 가짐은 앞서 대한 두 역사책을 읽을때 가졌던 막연한 기대감이 아녔고, 어려워도 꼭 정성으로 읽고 배우겠다는 마음이 많았던게 달랐다. 왜냐면 우리나라의 역사고, (나는 부끄럽게도 우리나라의 역사를 잘 모른다) 그리고 세계의 역사 1. 2권을 읽는동안 어느 한구석에도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것이 사실 너무나도 화가 났더랬다. 그렇다고 동정식의 표현 하나쯩 동냥으로 얻어받는 것 또한 싫었을거다. 암튼, 함 석헌 선생님께서 이 책을 펴내시기까지 그토록 많은 고난과 고통속에서 그렇게 산고의 고통이상의 고통을 겪고 결국엔 그고통을 통해, 단순히 기독교적인 성서 역사가 아닌 범 종교적인 뜻으로 본 역사로 재해석해서 재 편찬하신것은 나로써는 박수 칠일이다. 왜냐면, 하느님을 그렇게 우리가 만들어놓은 규격속에 가둬놓는다는것은 내 신앙의 깊이가 비록 젚싯물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만약 그랬다면 내가 크리스쳔임에도 불구하고 읽는동안 내내 불편했을지도 모르겠다.  함 석헌 선생님이 거친 고통들 속에 그분 역시 성숙했고 성장했다. 바로 그렇기에 선생님께서 고를 통해 자유에 이른다고 말씀하신게 아닌가 싶다.

 

본문을 읽으며...

처음 서문부터..이책은 앞의 두 역사책과 달리, 나를 두근거리게 했고, 떨리게했다. 왜냐면 재미도 재미지만, 구절구절 표현이 너무나도 맛갈스럽고, 입에 착착 감기는 것이 역시 시대는 달랐을지 모르지만 같은 문화와 정서속에서 함께이어온 한민족이라는 사실이 이렇게 깊은 공감속에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기는게 도저히 쉽지가 않았다. ‘쉽지 않았다는 앞서 책에서와의 느낌과는 달리 읽기 힘들어서가 아닌, 멈춰서 함께 느끼고 싶은 단상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순간, 엉뚱한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내 초서 작업이 이책의 분량만큼이나 많아지는게 아닐까..?? 싶은... 깜찍한(?) 상상...^^;;

읽으면서 내내 놀랐던것은 그분의 다각도에서 바라보며 분석하고 해부하는 능력이었다. 그리고 적재적소에 세계의 역사에 비유하며 드는 예들..그분의 박학한 지식뿐만 아니라 모든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도록 풀어가시는 그분의 이론에 깊이 빠져들게했다.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그분이 분통터져할때, 나도 분통이 터졌고, 그분이 피눈물 흘릴때, 나도 그 피눈물이 어떤것인지 조금은 알것 같았다. 이 책을 내려는 동기가 너무나도 처절하고 불쌍하고 애절하여 마치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져버린 갈곳없는 노인처럼 그 아픔이 싸하니 느껴져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도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하는 고통. 그 고통이 마음으로부터 느껴졌다. 그리고 나를두고 생각해봤다. 나는 한번이라도 내 개인의 안녕이 아닌, 거창하게 나라의 국사를 걱정은 아니어도, 가까운 이웃을 위해 이렇게 마음 아파한적이 있나.. 전혀 없었던것..아니었지만.. 그것은 이웃을 두고 마음을 아파하고 그 고통을 함께 나누는 참여젹인고통이 아니라, 내가 시간이 남아돌때, 내게 여유가 될때 마치 길에 앉은 거지에게 동냥하듯 베풀어진 고통이었다. 온몸을 감싸오는 부끄러움에 눈물이 그렁 맺히고 했고...

또한 함 석천 선생님의 시니컬한 비유법이 얼마나 통쾌했더랬는지... 아마도 내안에 있었던 어떤.. 형태가 잡히지 않던 생각들을 선생님이 그분의 표현으로 콕~ 집어내어 대신 표현해주신것 같은..그래서 느껴지는 통쾌감... 그랬던것 같다. 뭔가 내안에 있긴 있는데 적절한 표현 방법을 못찾고 있다가 그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글을 발견하고 어쩔줄 몰라하며 룰루랄라~ 신나서 난리부르쓰를 추기도했다.

함 석헌 선생님은 내가 가지고 있던 기존적인 사고를 아주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다시 생각케 하신다. 당신의 사고의 보편적인 타당성으로... 사실,  바꿔놓는다라는 표현보다는 흡수시킨다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내가 가진 이상이나 꿈을 이뤄야만 성취한것이고 실현시켜야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오히려 실현되는 것이 이상이 아니라, 영원히 실현 안 되는 것이 이상이라는 말씀. 왜그런가에 대한 선생님의 해석은..너무나도 일리있고 맞는 말씀이라..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정말 그렇네~” 하면서... 물론 그말씀이 그러니까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지 마라~ 발버둥치지마라~!!” 하시는 말씀이 아닌것은 국민학생도 다 알것이다. 그분의 이상에 대한 해석은 바로 우리에게 등대같은 역을 하는 것임을 강조하신 것이리라. 함 석헌 선생님..너무 멋있어서 돌아가시겠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로 점점 그분의 매력으로 빨려들어갈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글을 맺으며...

정말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역사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킬킬거리기도하며, 분통터져하기도 하며, 또 그 멋진 비아냥에 통쾌하기도 하며 혼자 난리부르스를 추며 읽기는 또 처음인것 같다. 한민족의 긍지를 다룰때는 정말 눈물이 났더랬다. 내가 이민 1세였기때문에 그 느낌이 더 욱~ 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축제마감에 쫓기느라 여유시간을 내기 힘들지만, 나중에 시간을 쪼개어 함 석헌 선생님의 다른 책을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얼마나 매력적인 분이신지....

 

            Tim Mac Brian Song Of The R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