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택시 운전사 할아버지 JB....

pumpkinn 2008. 2. 24. 07:22

 JB 할아버지..^^ 연세가 느껴지지않는 정정하신 모습..

 

오늘 우리 성서반 같은한조에 계시는..

엘레나 언니의 아들 결혼식이 성당에서 있었다..

 

종일..집에서 밀린 성서쓰기도 하고...

이일저일을 하며 빈둥거리다가 시간에 맞춰 나간다고 나간것이..

아무래도 늦을 같아..

아파트 건너편에 있는 Ponto de T?xi (택시가 대기하고 있는 ) 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성당으로 향했다..

 

택시 운전사 할아버지 JB ..

JB 예수님보다 육개월 먼저오신 세례자 요한을 뜻하는..

Jo?o Batista 약자다.. (할아버지는 JB 불리시는걸 좋아하신다..^^)

 

처음 할아버지 택시를 탔을때..

당신은 Bahia (브라질 북쪽도시) 에서 오셨고..

사람 사는 느낌이 드는 바쁜 쌍파울이 좋다고 하신게 기억이 난다..

놀랬던건...연세가 80 다되어가시는데도..

아직 이렇게 일을 하시며...

얼마나 젊어 보이시는지..

더욱 놀라운건..그분의 너무나도 긍정적이고 행복한 생각들이었다...

 

내가 택시 안으로 들어가니 반기시며..

기억하신다며...

언제나 그랬듯이 얘기를 시작하신다..

할아버지 택시를 타는건 오늘로 세번째다..

작년말..언젠가 내가 글을 올렸던..

우울했던 ..Paulista 거리까지 가는동안 울었던 택시도..

바로 할아버지의 택시였다..

 

성당까지 가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들을 얼마나 재미나게 하시는지...

가는 길이 심심치 않다..

얘기중..비가 너무많이 왔던 그저께..

할아버지가 사는 지역이 가장 피해가 심했는데..

일을 하러 나오는 할아버지에게..

오늘 처럼 비가 많이 오는 무섭지 않느냐는 승객의 질문에...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하느님은 당신이 하시는 일을 너무 아시지요..

우리에게 태양을 주시고 별을 주시고 비를 주시고..

밤에 어두운 길을 밝혀주는 달도 주시고..

우리를 정작 고통스럽게 하는것은 우리 인간이지 하느님이 아니세요..

비가 필요하니까 비를 주시는거고..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마감할거에요...’

 

그말을 들으며..가슴이 ~ 했다..

나는 성당에 발바닥 닳도록 다니면서도..

그런 아름다운 순수한 믿음을 갖지 못했다..

 

그분의 말씀이 너무 좋아..

빨간 신호등에 걸린 틈을 ..

블로그에 올리고 싶다고..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여쭤보니..

편하게 찍으라며 고개까지 돌려주신다..

당신은 사진이 아주 멋지게 나온다는 말씀도..잊지 않으시고...^^

 

 

사진을 찍고싶단 내 말에..고개까지 돌려주시는 JB 할아버지..

"난 사진이 아주 잘 나와요..." 하신다..^^ 정말 사진에 멋지게 나오셨다..^^

 

그러면서 덧붙이시는 말씀..

당신은 책을 쓰고 계신단다..

승객을 태우고 다니시는 동안..

만나는 많은 사람들..

그사람의 신분이 변호사건..백만장자건..

또는 이혼녀건...신분이 상관없는 택시안...

여러 지위의 여러 신분의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시며 나눈 대화들..느낌들.....

책으로 내고 싶단 생각을 하셨단다...

 

때때로 삶의 고통속에 얘기해오는 승객들에게..

조언도 해주시고...

당신이 그안에서 느낀 모든것들..혼자 알기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들이 많기에..

책을 준비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듣고..

분명히 Best Seller 될것 같단 생각했다..

 

인제 나를 내려주고는 책을 쓰러 가실거란다..

당신이 직접 못쓰고...당신은 얘기를 들려주시고..

Suelyn이라는 아가씨가 대필해준다고..

 

얼마나 푸근하고 따뜻하신 할아버지신지..

성당이 가까와올때 쯔음.. 신호등에 걸렸을때..

옆에 서있는 트럭에 앉은 젊은 청년에게..

당신은 어떤 축구 팀을 응원하느냐고 물으신다..

사람좋아 보이는 청년..할아버지 질문에 열심히 대답하고..

파란불로 바뀌자..

다음 번에 만나면 당신 팀이 이겼는지 내게 알려줘요..” 하면서 떠나신다..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또한번 뭉클하다..

 

삶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끼시고 표현하시는...

사랑많은 아름다운 할아버지..

성당에 다가와 내리며...

할아버지와  얘기하고 싶은 아쉬움마저 들었다..

 

할아버지 책이 나오면..

사서 읽으리라...생각하며...

 

오늘 결혼식은..

아직 대학에 재학중인..

아주 어린 학생들의 결혼식여서 그랬나...

얼마나 예뻤는지..

생글생글 웃는 너무나도 어여쁜 신부 Daniela..

좋아 죽겠는 표정속에 싱글벙글 서있는 신랑..Rafael..

나는 빼구 결혼식때 그렇게 웃는 신부는 봤다...하하하하~ ^^;;

 

너무도 예쁜 두신랑 신부..

하느님의 축복...가득 넘치시길...기도 드린다...

.

.

 

지난 날의 회상으로 빠져들게 하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

프란시스님 댁에서 가져왔습니다..

 

Steve Barakatt , Quebec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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