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엔..

pumpkinn 2008. 2. 21. 11:33

 

내가 좋아하는 빠울리스따 거리... 작년 말..비오는 날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놓은 은행 건물을 찍은 사진이다.. '비오는 날의 크리스마스...' 어렸을때는..크리스마스에는 꼭 눈이 오는거라고 믿었었는데...^^

 

내마음 나도 모르겠던 짝사랑하던 그때의 느낌처럼..비가 내렸다가..해도 쨍쨍되었다가..날씨가 맑았다..궂었다..여러가지 표정을 지닌 모습이 재밌기만 하다..

 

오늘은 낮에..점심 약속을 남편과..약속 장소를 잘못 알고 기다리다가...안그래도 불같은 남편..화가나서 무조건 내잘못으로 돌리기에..그냥 일어나 가게로 돌아와..가방을 들고 나갔다..

 

용감하게 나오긴 했지만..아줌마들이 대체적으로 그렇듯이..딱히 갈데가 있나...집으로 들어와.. 마리아가 끓여주는 라면 먹고..이리저리 끄적거리다가..오늘 저녁에 성당에서 특강이 있어..가서 좋은 말씀 듣고.. 깨우치고 오자는 마음에..다시 집을 나섰다..

 

나가서 보니..시간이 일러..지난 맘에 드는 바지가 있어 샀다가..숏다리 아줌마 기장 줄여달라고 맡겨놓고 왔기에..남은 시간동안 바지 찾으러 쇼핑엘 갔다..바지를 찾고보니.. 아직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남아..잘됐다..하고는 쇼핑 3층에 새로 생긴 서점엘 갔다가...한쪽에 까페도 있고.. 편히 앉아 책을 볼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서..혼자서..편하게 시간 보내기엔 아주 그만인 그곳..

 

커피 큰머그잔으로 한잔 시키고..쵸코 쿠키도 하나 시키고..느긋하게 의자에 꺼져 앉아..오랜만에 푸근한 마음으로 가장 맘에 드는 자리엘 앉아...

 

벌써 읽기 시작한지가 좀 됐는데..
아직 끝을 내지 못하고 가방에 넣고 다니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여사의 ‘인생수업’을 꺼내 마저 읽기 시작했다..

 

죽음을 앞둔 분들...죽음을 가까이 경험한 분들과의 인터뷰 내용들과..우리 삶에 관한 가슴 깊이 맺히는 내용들..정말..우리는 그대로 나여야 하는것...뭔가에 얽메이지말고..순수히..나여야 함을...내면속에 깊이 숨겨져있어..나역시도 알지 못했던..나의 진짜 모습을 만나기까지..양파껍질 벗기듯..하나하나 발가벗겨져 갈때의 놀라움을...페이지를 넘길때마다...때때로 고개 끄덕이며..가끔씩 환성을 지르며....순간순간 눈물을 찍어가며..내일의 행복이 아니라..오늘의 행복을 맘껏 누릴줄 아는 지혜로운 내가 되겠다고 다짐하며..그렇게 책속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시간을 보니...이미 내가 떠나야 시간이 지나있었고...

 

그래..특강을 듣는거나.. 좋은 책을 읽는거나...내가 이순간 받고 느끼고 깨우치면 되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에..마음 편하게 그렇게 의자를 지키고 있었다...

 

하여간에..아줌마..어딜 한번 앉으면 일어날줄 모른다.. -_-;;

 

스피커에서는 노라 존스의 음악이 흘러나오고...커피향이 나를 감싸고..내가 찍은 의자에 깊이 몸을 파묻고..서점 문닫을 때까지 앉아있었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것도 중요하지만..혼자 즐길줄 알아야한다는 구절을 읽으며..그래그래~’맞어맞어~’하며 맞장구치며 행복했던 시간..

 

열받아서 나갔던 ..생각지도 않은곳에서 행복함을 느끼고 왔다..비록 특강은 놓쳤지만..오늘 내게 너무나도 필요했던 깨우침..행복했던 하루로 마감을 할수 있어서 좋았다..

 

쇼핑에서 나오니..또다시 비가 내리 있었다..아름다운 ...

 

올해의 목표가..나의 일상을 열심히 기록한다..’인데..일상을 열심히 기록은 커녕..한달에 두세번 올리기도 힘들다.. 느낌 내일가면 잃어버릴것 같아..부랴부랴...컴앞에 앉아서 올려본다..

.

.

 

여행 스케치의 '옛 친구에게..'

요즘 내가 즐겨듣는 노래다..

비오는 오늘...분위기에 참 잘 어울리는 노래..

같이 목청 높여 따라 불러본다..

 

이렇게 비가오는 날엔~~~~~~~~

난 너를 위해 기도해~~~~~~~~~~~~

아직도 나를 기억한다면~~~~~~~~

나를 용서해주오~~~~~~~~~

 

 

 

 

이렇게 비내리는 날엔
우산도 없이

어디론지 떠나고싶어
비를 맞으며@

옛날 작은무대 위에서
함께 노래한

정다웠던 친구를 두고
난 떠나왔어

서로를 위한
길이라 말하며

나만을 위한
길을 떠난거야

지난 내 어리석음
이젠 후회해

 

하지만 넌 지금 어디에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엔

난 널위해 기도해

아직도 나를 기억한다면
날 용서해주오@

 

서로를 위한
길이라 말하며

나만을 위한
길을 떠난거야

지난 내 어리석음
이젠 후회해

 

하지만 넌 지금 어디에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엔

난 널위해 기도해

아직도 나를 기억한다면
날 용서해주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엔

난 널위해 기도해

아직도 나를 기억한다면
날 용서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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