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리뷰 156]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고 /윤지관, 전승희 옮김

pumpkinn 2021. 3. 22. 08:22

 

<오만과 편견>은 생각지 않게 충동적으로 읽게 된 책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김영하 작가의 인스타그램을 알게 되었고, 한 달에 한 번씩 같은 책을 읽고 나누는 라이브 프로그램이 진행됨을 알게 되었다. 3월에 같이 읽을 책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으로 정해져 함께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계획에도 없이 충동적으로 읽게 된 책이었다.

 

하긴, 내 손에 잡히는 책들은 대체적으로 그 순간의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 선택되긴 하지만. 오랜만에 편하게 나른한 오후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듯, 그렇게 함께 한 책이다. 

 

<오만과 편견>은 이미 많은 분들이 읽었고, 영화로 우리들에게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많이들 알고 있는 내용이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시골의 중간 귀족 집안의 다섯 딸들, 그중에서도 제인과 엘리자베스와 런던의 귀족 집안의 자제인 빙리와 다아시와의 러브스토리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손에서 놓지 못하고 푹 빠져 읽어내려갔다는 것은 그만큼 제인 오스틴의 탁월한 스토리 전개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만과 편견>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서 뻔한(?)뻔 했던 삼류 로맨스와는 차별을 달리하며 200년 이상 꾸준하게 사랑을 받으며 고전의 반열에 끼게 된 것은, 뻔한 스토리 속에 펼쳐지는 뻔하지 않은 인물 묘사와 함께 ‘러브 스토리’라는 공감되는 주제로 우리에게 다가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각각 한 명 한 명의 성격과 성품 묘사는 너무나 사실적이고 풍성해서 템포가 조금 늦게 진행되는 듯한 느낌 속에서도 수많은 상황 속에 벌어지는 읽을거리로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때로는 답답하기도 했고 때로는 화가 나고 분노했으며, 무엇보다 자주 깔깔 웃음이 터지곤 했다. 

 

각각의 인물들이 갖고 있는 그 독특한 개성이란. 우리네 삶이 그렇듯, 그 복잡한 관계 속에 펼쳐지는 묘사들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어 책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삐걱거리는 듀엣, 베넷 부부 

 

내가 엄마의 위치에 있기 때문인지 읽는 동안 나의 시선을 많이 잡았던 등장인물은 바로 제인과 엘리자베스의 엄마인 베넷 부인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묘사가 재밌다. 

 

그녀의 아버지는 젊고 아름다운 데다 마음씨도 착해 보이는 -젊고 아름다우면 마음씨도 착해 보이기 마련이니- 한 여인에게 반해 결혼하게 되었는데, 막상 결혼해 보니 머리도 나쁘고 마음도 꼭 막혀 있는지라 그녀에 대한 애정은 결혼 초기에 진작 끝나버렸다. (P329) 

 

깊이는 없고 가볍고 경박한 베넷 부인의 품성이 그나마 고상하게 표현된 부분이다. 이성과 교양은 액세서리로도 갖추지 못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저속한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여인이다. 그런 엄마의 행동을 보며 엘리자베스와 제인은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딸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그런 와이프와 평생을 살고 있는 아버지 베넷씨는 자신의 경솔한 선택으로 이어진 인연이기에 상황을 받아들이며 자신이 사랑하는 책과 전원생활로 나름의 방법으로 결혼 생활을 적응해 나가는 인물이다.

 

만약 내가 제인이나 엘리자베스였다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보이는 엄마의 가볍고 경박한 행동들을 견뎌낼 수 있었을까?  딸들이야 결혼하여 떠나면 그만이지만 죽을 때까지 견뎌내야 하는 베넷씨는 무슨 고문 인가. 

 

베넷 씨는 누구 탓도 아닌 자신의 경솔함으로 초래된 실망을 보상하기 위해서, 어리석거나 나쁜 짓을 한 결과 불행해진 사람들이 스스로를 위안하기 위해 찾는 도락 따위에 빠질 사람이 아니다. 그는 전원과 책을 사랑했다. 그리고 주로 이런 취미에서 즐거움을 얻었다. 자기 아내에게서 덕을 본 것이라고는 무지와 어리석음으로 그의 줄거움에 기여했다는 것 외에는 없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남편이 아내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유의 행복은 아니지만, 달리 즐길 만한 거리가 없는 처지라면 주어진 여건에서 얻을 것을 얻는 것이 진정한 현자일 것이다. (P329) 

 

엘리자벳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의 성품이 고스란히 표현된 부분이다. 물론 그럼으로써 현실을 도피하며 될 수 있는 대로 부딪치지 않고 눈 감고 넘어가고 싶었던 아버지의 잘못된 부분을 몰랐던 것은 아니나, 그렇지 않았다면 과연 아버지는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싶다. 베넷씨가 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삐걱거리는 결혼 생활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후안무치의 원형, 리디아와 위컴 

 

후안무치, “낯가죽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 사전적 정의는 바로 리디아와 위컴을 두고 만들어진 듯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인물들이다. 어린 나이에 남자만 밝히며 무식하고, 머리는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듯한 리디아와 돈 밖에 모르는 파렴치한 위컴. 

 

그 둘을 볼 때는 어이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리디아. 어쩜 둘이 닮은꼴이기에 그리도 서로 이해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우리 각자가 생각하는 ‘기본’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것을 접고 이해하려고 해도 그들의 행동은 구제불능의 수준이다. 

 

우리 모두는 실수를 할 수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인지하고 인식하여 자신이 한 행동을 되돌아보고 성찰하고 반성하여 성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보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 성향이다. 하지만 그런 짓을 하고도 반성은 커녕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자랑스럽게 행동하는 리디아는 보는 이가 더 낯이 뜨거워진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비굴한 행동을 늘 합리화시키며 늘 거머리처럼 남의 도움에 기대어 사는 위컴은 그런 파렴치함 속에서도 자신은 늘 남을 탓하며 자신은 늘 당당하다. 내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없다는 것에 감사함마저 느끼게 하는 인물들. 리디아와 위컴 그야말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바퀴벌레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제인 

 

이 세상에는 나쁜 사람은 없는 것처럼 바라보는 제인이 마치 성녀처럼 그려지는 것이 처음에는 식상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좋았던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이해하고자 하는, 한쪽 편의 이야기만 듣고 판단하려 하지 않는 그녀의 객관적인 시선 때문이었다. 

 

정상을 참작할 만한, 하트퍼드셔의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어떤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유일한 사람은 베넷 양 하나뿐이었다. 그녀는 온화하고 절대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항상 어떤 사정이나 오해가 있었을지 모르니 쉽게 단정하지 말자고 했다. (P199)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에 대해 극도의 편견을 가지고 위컴이 전한 이야기를 할 때도, 제인은 위컴의 이야기만 듣고 판단해서는 안되며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중심을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조건 속 없이 착하고 선하기만 한 여성이 아닌, 마음이 따뜻하고 교양 있는 여성이면서 자신의 주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람과 사건을 중심을 가지고 긍정적이고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로저문드 파이크가 제인 역을 맡았는데, 여성스러우면서도 우아하고 지성미 넘치는 그녀의 캐스팅은 탁월했다.

 

 

당당한 매력덩어리 엘리자베스 

 

역시나 소설 속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엘리자베스였다. 상대방의 신분에 따라 좌지우지되지 않고,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펼치는 매력적인 그녀. 

 

<오만과 편견>은 오래전에 영화를 먼저 보아선지 엘리자베스의 이야기가 나올 때는 자연스럽게 키이라 나이틀리가 연상이 되었다. 설사 영화를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키이라 나이틀리가 자연 연상이 되었을 것 같다. 지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위트와 명랑함을 함께 갖춘 그녀. 여성스럽지만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의식 있는 여성. 그녀만큼 그 역할에 어울리는 여배우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으니.

 

내가 꼽은 가장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엘리자베스와 캐서린 드 버그 영 부인과의 만남 부분이다. 소문으로 들은 조카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약혼이 사실인 줄 알고 리지를 찾아와 약혼이 사실이면 약혼을 파기하고, 만약 아직이라면 약혼을 하지 말라며 자신의 지위와 영향력을 내세워 온갖 으름장과 협박을 하는 장면. 

 

한국 드라마의 단골 주제 아닌가. 재벌 아들과 사랑에 빠진 가진 것 없는 아가씨를 남자의 엄마가 찾아와 온갖 으름장을 놓거나 돈으로 관계를 끊으려는 시도. 딱 그 모습이었다. 질질 짜거나, 가슴 아파하거나, 사랑해서 떠나느니 어쩌니 하는 신물 나는 신파적 그림과는 전혀 다른 대립 장면. 그 통쾌함을 사이다에 비할까~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전 절대로 그런 확답을 드릴 수 없어요. 협박을 당한다고 해서 이치에 닿지도 않는 일을 받아들일 사람이 아니에요. 영부인께서는 다아시 씨가 따님과 결혼하기를 원하시지만, 제가 원하시는 약속을 드린다고 해서 그 두 사람의 결혼이 더 현실성이 있어지겠어요? 그분이 절 사랑한다면 제가 그분의 청혼을 거절한다고 해서 조카 분한테 청혼하고 싶어 지겠어요? 이런 말씀 어떨지 모르지만, 캐서린 영부인, 이런 부탁 자체가 워낙 몰상식한 것인 데다가, 그렇게 상식을 벗어난 부탁을 뒷받침하는 거도 보잘것없군요, 제게 이런 식의 설득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제 성격을 아주 잘못 보신 겁니다. 영부인의 조카 분이 자기 문제에 당신이 끼어드는 것을 어느 정도 허용하실지는 모르겠지만요, 제 일에 관여할 권리는 분명 없으십니다. 그러니까 제발 이 문제로 더 이상 절 성가시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 (P489)

 

엘리자베스가 캐서린 영 부인의 협박에 하나하나 반박하며 다아시가 행복해질 권리와 자신이 행복해질 권리에 대해서 조막조막 답하는 부분은 읽다가 너무 신이 나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칠 뻔했다. 과연 그런 상황에서 나였다면 어떻게 행동을 했을까. 

 

“물론, 나도 엘리자베스처럼 그렇게 당당하게 말했을 거예요!!”라고 말할 자신이 솔직히 없다. -_-;; 

 

재산 때문에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콜린스의 청혼을 거부하는 그녀. 캐서린 영 부인의 부와 권력으로 자칫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하는 그녀의 당당함. 다아시가 빠지게 된 매력일 것이다. 

 

자신이 가진 부와 명예에 굽실하며 비위를 맞추며 잘 보이기 위해 앞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들 틈 속에서 엘리자베스의 매력은 얼마나 빛났을까. 200여 년 전에 쓰인 소설 속의 여성의 모습이라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어린 시절에 옳은 것이 무엇이라는 가르침은 받았지만, 성격을 고치라는 가르침은 받지 못한 다아시. 그래서 훌륭한 원칙들을 가지게 되었지만 오만과 자산심을 가지고 살아온 다아시와, 자신의 편협적인 시선으로 갖게된 편견으로 놓칠뻔 했던 다아시와의 사랑은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이뤄지게 된다.

 

 

읽는 내내 캐서린 영 부인으로 자꾸만 떠올랐던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지턴'의 샬롯 여왕,

 

왠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캐서린 드 버그 영 부인 

 

가장 재밌게 느껴졌던 인물은 바로 우리의 멋진 남자 주인공 디아시의 이모 캐서린 영 부인이었다. 타고난 부와 영향력으로 주위 사람들의 굽실거림에 익숙한 여인으로 왠지 모르게 그녀는 밉게 보이지가 않았다. 오히려 귀엽게 느껴졌다는 표현이 옳을 듯하다. 

 

자신이 살고 있는 우물 안에서 "내가 왕개구리요~" 하는 듯한 모습이랄까. 모든 자비와 자선에도 척하고 싶고 자신의 영향력을 공적으로 인정받고 싶어서 하는 행위이고 모든 것에 간섭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것을 일상인 인물. 그런데 놀랍게도 엘리자베스에게 그렇게 윽박지르는 장면에서 조차도 미운털이 박히지는 않았다. 순진하게까지 느껴지는 단순함 때문이었을까? 

 

영화에서는 007의 M16 수장 주디 덴치가 캐서린 부인 역을 맡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는 Netflix 시리즈 Bridgeton에 나오는 영국 여왕 골다 로슈벨이 연기한 Queen Charlotte이 떠올랐다. 주디 덴치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스럽고 완고한 분위기는 닮았으나 너무 지적인 느낌인 반면, 골다로 슈벨이 연기한 Queen Charlotte의 분위기는 딱 캐서린 영 부인의 캐릭터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마치며..

책 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시대적 배경과 상황은 때때로 불편함을 안겨주곤 한다. 모든 결혼의 성사가 재산과 지위에 기반이 되었던 사회적 배경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왜곡된 시선으로 판단할 수만은 없음을 잘 알기에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일 게다. 

 

‘한정 상속’은 또 뭔 말인가. 내 아버지의 재산과 지위의 상속이 집안의 남자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도록 상속을 한정시키는 법이라니. 이 무슨 당치도 않은 법인지. 하긴 성경에도 여자와 아이들은 인구조사에서도 빠졌다 하니 여자의 위치가 어땠는지는 자연스럽게 상상이 가고도 남는 부분이다. 

 

차남 이하의 아들들은 전통적으로 군인이나 목사가 되는 것이, 넉넉하지는 않으나마 양반의 지위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아울러 한정되어 있지 않은 재산의 상속녀와 결혼하는 정략결혼이 재산과 지위를 얻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또한 장자 상속 및 한정 상속으로 인해 상속 재산이 업는 딸들의 경우에는 결혼만이 재산과 지위를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결혼을 못한 노처녀는 형제나 친척에게 얹혀살며 천덕꾸리기 신세가 되거나, 하녀나 다름없는 가정교사 노릇이 유일한 자립 수단이었다. 이렇게 지위와 재산에 대한 고려로 인해 차남 이하의 아들들은 상속 재산을 가진 여자와, 상속 재산이 없는 딸들은 어느 정도의 재산과 지위를 가진 남자와 결혼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결혼은 개인의 성격이나 사랑을 고려하기보다는 재산과 지위를 우선시하는 정략결혼이 규범이 될 수밖에 없었다. (P546) 

 

똑똑하고 훌륭한 성품을 가진 엘리사벳의 친구 샬럿이 우둔한 콜린스와 결혼한 것이 이해가 되고 설명이 되는 부분이다. 외모도 딸리고 재산도 없는 집안의 자신이 결혼을 하지 못하면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됐을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택한 나름의 생존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사회적 풍토를 볼 때, 엘리자베스가 얼마나 독립적이고 자신의 삶을 자신이 주도적으로 끌고 간, 용기 있는 여성인지 새삼 느껴진다. 엘리자베스를 통해 제인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살짝 덧붙이자면… 

 

<오만과 편견>을 젊었을 때 읽었으면 느낌이 달랐을 것 같았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갈등 속에 이어지는 사랑이야기는 좀 더 긴장 속에 가슴 콩닥거림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이제는 제인이나 엘리자베스가 되어 읽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엄마의 시선이 되어 읽게 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제인 오스틴이 '너무 가볍고 밝고 반짝거려서 그늘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오만과 편견>. 내게는 무겁고 어둡지 않아서 좋았던 책이다. 생각지 않게 손에 든 <오만과 편견>, 모처럼 깔깔대며 보낸 휴식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