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와 리예 어렸을 때 자주 가던 Recanto da Paz에서..
바로 내가 가장 좋아하던 공간이었다.
그런데 뭘 저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는거지..?
찬바람을 가르며 걷는 밤 공원길..
얼굴에 와 닿는 찬 바람은 기분 좋은 재잘거림 같다
랜덤으로 나오는 음악처럼, 랜덤으로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생각들…
오늘 주로 논문에 관한 생각이었다.
방학 동안 논문을 좀 읽어놓았어야 하는데,
마음이 콩밭에 가있어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읽었다.
이제 곧 있으면 학기가 시작되니..
본격적으로 논문 준비를 해야 하는데,
두려움이 앞선다.
처음부터 논문을 쓰겠다고 결심이 다부졌는데…
막상 코 앞으로 닥쳐오니 난감함이 앞서고..
뭐.. 나라고 못하겠나 하는 뚝심도 부려보지만
막막함이 나를 엄습해 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다.
어떤 주제를 다루고 싶은지는 희미하나마 잡아놓긴 했는데..
우선은 닥쳐봐야 알 것 같다.
관심있는 논문들을 잔뜩 프린트 해놓았는데 단 한 편을 읽지 않았다.
그것부터 읽어나가야겠다.
이렇게 생각은 생각에 꼬리를 물고 줄줄이 사탕처럼 늘어지다가..
이어폰을 타고 흘러나오는 Lobo의 How can I tell her about you~
갑자기 마음이 차분해 지며 감상에 빠져들었다.
오늘은 이 느낌을 잡아 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문득, 나의 느낌을 쏟아 붓는 이 공간은 나에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소리 질러대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순간 치고 들어오는 느낌들…
다른 이에겐 의미 없지만, 나에겐 소중한 의미가 담겨있는 이야기들…
남기고 싶은 일상 속의 한 토막들..
일상의 만남 속에 이해 받지 못하는 생각들…
내 속에 가득해서 터져버릴 듯한 느낌들…
마음이 아플 때 쏟아내는 나의 상처들…
류시화가 말한 ‘퀘렌시아’…
나의 공간이 나에겐 쉼을 안겨주는 ‘퀘렌시아’인지도 모르겠다.
내 삶의 도피처~
내 삶의 휴식처~
내 삶의 위안처~
그렇게 내게 쉼이 되어주는 곳~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다시 한번 그 축복이 축복으로 느껴지는 오늘 밤이다.
.
.
Lobo - How Can I Tell Her About You..
'펌킨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 배달~ (0) | 2018.10.24 |
---|---|
시험 공부하다 난리 부르쓰~ (0) | 2018.10.21 |
작은 성취를 이뤄낸 기쁨~ (0) | 2018.08.25 |
붉은 소나무회 작품 전시회를 다녀와서.. (0) | 2018.08.19 |
내가 너무 애타게 기다렸나..? (0) | 2018.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