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리뷰 34] 찰스 핸디의 코끼리와 벼룩을 읽고...

pumpkinn 2010. 3. 15. 11:58

 

코끼리와 벼룩

 

 

 

챨스 핸디의 코끼리와 벼룩을 읽고..

 

리뷰에 앞서...

 

챨스 핸디는 ‘포트폴리오 인생’을 읽으면서 만났던 너무나도 포근하고 자상한 할아버지. 마치 할아버지가 사랑하는 손주들에게 들려주듯 그렇게 따뜻하게 삶에 대한 가르침이 얼마나 내게 많은 감동을 안겨주었던지. 그러한 깊은 감동이 그 분의 다른 책을 읽고 싶게 했고, 그리고 내가 고른 책이 바로 ‘코끼리와 벼룩’이었다. 사실 그분의 ‘헝그리 정신’도 읽고 싶었지만 이미 절판으로 더 이상 구할 수가 없어 아쉬웠으나 이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나름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포트폴리오의 인생에서 챨스 할아버지는 당신을 특별한 재능을 가져서라기 보다는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렇게 길을 가게 되었고, 가다보니 당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그 길을 가게 되었다는 찰스 핸디의 고백이 내게 참으로 위로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칼리 피오리나처럼 그렇게 뛰어나고 재능이 많고 여전사처럼 투쟁하며 자신의 꿈을 쟁취한 것이 아니라, 그저 삶이 이끌어주는대로 열심히 따라가다보니 지금의 찰스 핸디가 되었다는 그의 고백은 -물론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진실로 충실하고 온전한 성실함으로 임했고, 늘 공부하고 학습하는 그였다.- 다른 뛰어난 리더들의 재능에 움츠려들고, ‘일과 현실’이라는 전쟁터에서 싸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잠시 쉴 수 있는, 조금은 내게 주어진 여유를 느껴볼수 있는 편안함을 주어 그리도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얼마나 당신의 부인인 엘리자베스 여사를 사랑하는지 코끼리와 벼룩에서도 다시 언급하고 있음에 살포시 미소도 지어지고.

 

그는 이 책에서 거대한 조직인 코끼리;와 조직 안에서 또는 밖에서 온전히 자신의 포트폴리오 인생을 찾아가는 개인인 벼룩에 대한 비교 관점과 철학을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가지 다각적인 시선으로 두루두루 다루고 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진지 이미 오래고, 재능 많은 인재들이 조직에서 벗어나는 현재 세태에서 조직은 어떻게 창조적이고 능력 있는 인재들을 놓치지 않을 것인지. 어떻게 그들과 함께 조직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삶을 공유해 나갈 것인지, 그리고 조직을 벗어난 인재들이 벼룩 생활을 하며 누리게 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유’라는 보상도 있지만, 그들이 얻게 되는 좋은 점들과 함께 또한 감당해내야 하는 그들의 몫들인 소외감, 조직에서와는 달리 위임할 수 없는 업무들. 그리고 자기 절제와 행동에 대한 통제가 따라주지 않을 때 실패로 끝날 수 있는 벼룩 생활들을 상세하게 언급하며 코끼리와 벼룩이 지닌 양면성을 현실적인 면에서 조금의 덧칠도 없이 예리한 분석으로 모든 가능성을 두루두루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더욱 흥미로운 것은 스스로가 벼룩 인생을 원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길어진 우리의 수명으로 싫든 좋든 우리는 벼룩 인생을 맞게 되는 것 또한 잊지 않고 함께 언급하며, 더 많은 경험과 함께 삶을 더 풍요롭게 누릴 수도 있지만, 그와 더불어 우리에게 주어진 ‘벼룩’인생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사람들은 그런 시간 간격을 장밋빛으로 포장하기 위해 ‘제3시대 (Third Age)’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름만 그럴듯하게 갖다 붙이면 뭘 하는가. 오늘날 우리는 이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또 그 기간 동안의 생활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정말 난감한 것이다.(P 23)

읽다가 쓴 웃음이 나왔다. 결국 길어진 수명이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벼룩 인생으로 내몬다는 것. 결론적으로 우리로하여금 모두 그에 대한 준비를 하게하며 새로운 각도에서 삶을 바라보게 하고, 우리에게 다가온 3의 삶’을 재조명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그의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경이롭게 느낀 것은 바로 그들의 부부 관계였다. 서로 함께 삶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삶을 존중해 주는 것. 아무리 그들이 외국 사람이라 외국 문화기 때문에 다르다고 치부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우리 아버지 세대 분들로 그들의 깨인 사고가 참으로 놀라웠다. 서로의 꿈을 위해 시간을 하루나 일주일 단위가 아니라 일년을 나누어 서로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기도 하고, 자신의 시간을 마음껏 누리기도 하면서 함께 성장하며 함께 서로의 꿈에 동참하는 모습..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부부, 그야말로 내가 추구하는 함께 성장을 하는 성숙한 부부의 롤모델부부다.

 

부부 생활패턴에서는 코끼리와 벼룩에서 더 상세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참 재밌는 것은 엘리자베스의 부분적으로 남성적인 성향과 챨스 핸디의 살짝 비쳐지는 여성적인 성향이 참 멋들어지게 아름다운 조합을 이룬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부인의 조언에 귀기울일줄 아는 열린 사고를 가진 남편.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남편의 성장을 위해 자신의 주장을 확실하게 표현할 줄 아는 매력적인 여성 엘리자베스. 찰스 핸디가 그런 엘리자베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여러군데에서 그대로 나타남에 그 부분을 읽을때마다 미소가 지어졌더랬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남편의 도움으로 뒤늦게 사진학을 전공하게 되고 이름있는 사진 작가가 되는 엘리자베스도 참으로 행복한 여성이지만, 그렇게 찰스의 꿈이 무엇이고 재능이 무엇인지를 알고 경제적인 것과는 상관없이 찰스가 찰스 다울수 있도록, 그리고 그가 소중한 의미있는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용기를 주며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지혜로운 아내 엘리자베스. 그런 아내를 가진 찰스 핸디는 그 역시 표현한대로 엘리자베스가 아녔음 오늘날의 찰스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리뷰를 마치며...

 

포트폴리오 인생에서는 스스로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과 함께.. , 내가 누구인지를,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나는 삶 안에서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살다가 죽고 싶은 건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나를 좀 더 잘 알게 했다면, ‘코끼리와 벼룩에서는 그런 내가 삶 안에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하고, 결국 내게 다가올 삶들을 ‘바로 지금’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준 것 같다. 하지만 그 모두 내가 머리로 알고 마음으로만 느낄때는 단순히 ‘책 속의 환상적인 이야기’로 끝날 것이나, 내가 실행을 하며 내 삶 속에서 이뤄내며 누릴 때는 ‘내 삶 속의 환상적인 스토리’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읽는 동안 조직 이야기가 많이 나와 조금 딱딱하다 싶은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그의 지나온 경험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철학을 직접 삶으로 살아내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찰스 핸디의 가르침은 감동을 느끼게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것이 그냥 단순하게 ‘책을 읽는 동안의 감동’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내 가슴 속에 감동을 준 단 한 가지라도 내 삶 속에 살아내며 내 삶을 감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오로지 나의 몫. 나도 내 삶을 그렇게 감동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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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레코드 가게 옆에 살짝 숨어서

곡이 다 끝날 때까지 그렇게 걸음을 떼지 못하고...

숨을 죽이고 듣고 가곤 하던 기억

 

무슨 곡을 올릴까... 생각 중...

문득...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가 기억 속에서 툭 튀어나왔다...

 

그렇게도 미치도록 사랑했던 곡이었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본다..

 

아름다운 눈을 가진..

리챠드 클레이더만의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