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 가리 2

[독서리뷰 142]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읽고 / 김남주 옮김

내가 로맹 가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김영하의 팟캐스트 ‘책 읽는 시간’을 통해서다. 김영하의 굵직하고 남성적이면서도 지적인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들. 그 안엔 책이 있고 삶이 있고 사랑이 있고 증오가 있다. 피상적인 나의 삶을 깊이 생각케 하는 불편한 질문을 던져주며 고민하게 하는 김영하. 가만 생각해보니 그가 들려준 책들은 대체적으로 느와르적인 작품들이었다. 그 중의 하나가 로맹 가리의 ‘새벽의 약속’이었다. 자전적 이야기라는 소개와 함께 들려준 그의 삶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는 나를 온전히 사로 잡았다.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그렇게 읽게 되었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을 산 로맹 가리에게 깊이 빠져버렸다. “들키지 않는 것, 그것은 위대한 예술이다” 과연, 로맹가리의 가면 놀이는 완..

독서리뷰 2017.08.15

[독서리뷰 132]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읽고 / 용경식 옮김

손에서 잠시도 떼어내지 못하고 한 호흡으로 읽어 내린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체한 듯 소화되지 않은 먹먹한 감정이 나를 힘들게 했다. 포리스트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었을 때 느꼈던 바로 그 느낌... 유태인으로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창녀로 일하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창녀들의 아이들을 맡아 기르는 로자 아줌마와 역시 창녀의 아들로 로자 아줌마에게 맡겨진 아랍인 꼬마 모모로 불리는 모하메드가 그려내는 사랑이야기. 아우슈비츠에서 삶과 죽음을 오가는 고통을 받았던 로자 아줌마는 삶이 너무 힘들거나 고통스러울 때는 침대 밑에 넣어둔 커다란 히틀러 사진을 꺼내보곤 위로를 삼곤 한다. 로자 아줌마는 95 킬로그램의 육중한..

독서리뷰 201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