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내게 다가온 삶의 깜짝 선물~

pumpkinn 2020. 6. 17. 11:35

 

작가님들이 책을 내신 후, 독자들에게 읽힐 때 어떤 느낌일까?

나는 그게 참 궁금했다.

 

그렇다. 나는 책을 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책 한 권 내지 않은 내가 ‘작가님’이라 불려지는 호사를 누리고 있으니..

때때로 내게 걸맞지 않은 화려한 옷을 입은 듯 뻘쭘하기도 하지만

그 허영스런 호사가 싫지 않다.

브런치가 안겨 주는 커피 향처럼 그윽한 즐거움이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첫 댓글을 받았는데,

“작가님...”이라는 호칭으로 시작되었다.

‘나한테 작가라고 하신 거?’  흠칫 놀랐다.

내가 작가가 아닌 건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었으니..

혹시 내가 글 속에서 그런 분위기를 은연중에 풍기며 작가인 척했나..?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았다.

브런치에서는 책을 쓰신 진짜 작가님들도 많이 계시지만..

앞으로 책을 낼지도 모를 예비 글쟁이에게도 ‘작가님’이라고 불러준다는 것을..

 

 

 

 

우린 사회적 동물~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남이 하면 ‘그런가 부다’하고 따라 한다. 

바로 학습 이론이다.

굳이 반듀라의 심리 이론을 들먹거리지 않아도 우리는 보면서 ‘학습’을 한다.

그렇게 해서 나도 작가가 되고, 너도 작가가 되고, 우리 모두 작가가 되는 브런치.

 

브런치를 시작하자마자 잠수를 타고 이제 활동을 시작한 나는

잠수를 탄 시기가 아깝게 느껴질 만큼 브런치가 좋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내가 브런치가 점점 좋아지는 이유는,

글을 쓰는 분들이 계시는 곳이니 책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많이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쓰인 글들이 좀 어설프고 부족해도

댓글로, 라이킷으로 함께 응원하며 읽어주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이지 브런치 작가님들의 좋은 글을 많이 만난다는 것이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보석같은 글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공감하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면서,

여러 분야의 글들이 한 곳에 모여있어 내 입맛대로 골라 읽을 수 있다는 것.

순수하게 글로 만날 수 있는 것은 브런치가 가진 최고 장점일 것이다.

 

그것뿐인가? 

아니다. 그걸로만 끝나지 않는다. 

선물도 있다. 

 

어제 @날자 이조영 작가님께서 내 글을 소개해주셨다.

삶이 안겨주는 깜짝 선물.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당신의 귀한 공간에 내 글에 대한 소개까지 해주시다니.

그때의 기쁨이란~

 

https://brunch.co.kr/@yeunnorang/64#comment

 

작가님들이 책을 내실 때 기쁨이 이렇겠구나~

그 짜릿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날자 이조영 작가님,

생각지 못한 기쁨을 안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렇게 대놓고 말씀드리자니 살짝 뻘쭘한 느낌이지만,

꼭 내 공간을 내어 감사드리고 싶었다.

 

 

작가님께 감사 댓글을 드렸는데, 이렇게도 예쁘게 엽서를 만들어 마음을 전해주시는 @날자 이조영 작가님. 감사합니다. ^^ 내가 좋아하는 잎새, 빨강 무당벌레. 그 안에 가득한 행복


그러고 보니,

어제는 내게 행복한 일이 많이 일어난 하루였다.

우리 학생들 몇 명이 메세지를 보내왔다.

 

그님이 오시는 날이었나?

이렇게 한꺼번에 여러 명에게 메시지를 받다니

그중 한 명은 영상 편지를 보내왔다.

 

S는 영상 편지에서

“선생님, 너무 보고 싶어요. 빨리 학교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수업 너무 재밌어요. 숙제 다 했고요, 선생님께 보내드렸어요”

 

그러고는 “사랑해요”를 그려서 영상으로 또 보내왔다.

 

 

 

S의 보고 싶다며 수업이 재밌다는 말에 내 마음은 빨간 풍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고.

우리 꼬마들이 지루할까 봐 매 수업마다 새로운 것들을 넣으려고 고심하는데

다행히 우리반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 고마움이 가득이다.

어른인 내가 이럴진대 긍정적인 피드백은 우리 꼬마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까

 

비록 한 주에 한 번 만나는 한글 학교 교사지만,

아이들 안에 숨어 있는 재능을 발견하여 끌어내주는 그런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올해까지만 하고 그만두려고 했는데..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내일부터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 간다.

많이 바빠지고 마음도 덩달아 바빠지겠지.

 

오늘이 가기 전에 내 안에 가득한 감사함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