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그저 죽음에 불과하다면 시인은 어떻게 될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잠든 사물은 어떻게 될까?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중에서 검은 꽃. 작가 김영하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누군가 만약 자신의 책들 중 한 권만 읽고 싶다면 어느 책을 추천하겠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는 바로 이라고 했다. 과연 작가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갈등과 혼동의 시기에 썼던 책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빨리 쓰고 싶어 책상으로 달려가게 했던 소설. 김영하는 을 쓰면서 내가 작가로 살아갈 수 있겠구나 하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이 아니었으면 하마터면 우리는 ‘김영하’라는 작가를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면 억지스러울까? 그 에피소드를 들은 후, 이미 오랜 시간 내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이지만, 선택받지 못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