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잠시도 떼어내지 못하고 한 호흡으로 읽어 내린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체한 듯 소화되지 않은 먹먹한 감정이 나를 힘들게 했다. 포리스트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었을 때 느꼈던 바로 그 느낌... 유태인으로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창녀로 일하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창녀들의 아이들을 맡아 기르는 로자 아줌마와 역시 창녀의 아들로 로자 아줌마에게 맡겨진 아랍인 꼬마 모모로 불리는 모하메드가 그려내는 사랑이야기. 아우슈비츠에서 삶과 죽음을 오가는 고통을 받았던 로자 아줌마는 삶이 너무 힘들거나 고통스러울 때는 침대 밑에 넣어둔 커다란 히틀러 사진을 꺼내보곤 위로를 삼곤 한다. 로자 아줌마는 95 킬로그램의 육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