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이렇게 그리스에 열광하는지는 나 역시 그 이유를 잘 알지 못한다. 내 첫사랑이 그리스 남자였던 것도 아니고, 어렸을 때니 그리스에 가 본 것도 아니었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그리스를 사랑하며 세상에 나온 듯, 그냥 그리스는 존재 자체로 무작정 동경으로 다가온 대상이었다. 심지어 그리스 남자랑 결혼할 거라고 떠들고 다녔다. 늘 그리스 남자가 주인공이던 앤 햄프슨의 영향이 컸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책에서 만난 주인공 이름을 내 이름과 함께 적어놓고 하트 모양을 그려 넣고는 좋아라 하던 나. 그때를 떠올리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래서 내 친구들은 내가 정말로 그리스 남자와 결혼할 줄 알았단다. 하지만 나는 그리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리스 여행을 보내주는 남자와는 결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