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뒤에 내가 고른 책은 안광복의 였다. 제목이 보여주는 대로 철학이 역사와 어떻게 만나는지도 궁금했지만, 에서 나를 열광케 했던 안광복 선생의 시선으로 보이는 역사와 철학과의 만남은 또 내게 어떤 즐거움을 안겨줄까 하는 호기심이 일었던 까닭이다. 안광복 선생은 중동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친다. 이 난해한 철학을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재밌게 느껴지게 하며 친해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역사로 풀어 철학을 설명하니 눈을 반짝거리며 집중하는 학생들의 반응을 느낀 그는 말한다 “철학과 역사는 찰떡궁합이었다. 철학은 파편처럼 흩어진 역사적 사실들을 의미 있게 엮어 주는 날실이고, 역사는 허공에 떠도는 사변들을 현실로 풀어주는 씨실이다. 나는 비로소 역사를 통해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르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