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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들과 함께 한 ‘대화의 광장’~

pumpkinn 2019. 3. 18. 04:53

부모님들과의 대화의 광장 모습..

주임 신부님이신 조성광 바오로 신부님께서 부모님들께 말씀 중이시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교장 선생님이 얼마나 흐뭇해하셨는지...^^


                                                                                         2019년 3월 16일 토요일

올해 내게 다가온 많은 일들 중에 새로운 시작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한글 학교 선생님이라는 역할이다.

 

대학원 입학을 늦추게 되면서 시간이 생겼고,

그 시간을 아무 것도 안 하고 보내자니 그 동안 배운 것이 너무 아깝고,

그렇다고 자격증이 있는 것이 아니니 심리 상담사로서 일을 할 수도 없는 상황..

불현듯, 남편이 내게 던진 한 마디..

한글 학교 선생님 해보지 그래?”

 

로사 언니가 떠올랐다.

오랜 시간 한글 학교 선생님으로 일하셨고,

나중엔 한글 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퇴직을 하신 로사 언니

얼마나 열정적으로 그 역할에 임하셨고, 또 사랑하셨는지

 

내가 선생님?’

 

선생님이 되기 위해선 항상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늘 내 배움에만 욕심이 많았지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무슨 선생님을...

과연 내가 사명감을 가지고 선생님이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그 귀한 토요일을 내가 온전히 반납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있었다.

 

사실 처음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던 것도 학생들에게 들어주는 가 되어주고 싶었고,

마음을 읽어주고 싶었던 때문이기도 했다.

물론, 내가 하고 싶은 일은선생님이 아니라 카운슬러였지만

학생들과 함께 하며 마음을 함께 느낀다는 것은 비슷한 맥락 아니겠나..

그리고,

이 모든 경험이 나중에 대학원 논문을 쓰는데 귀한 자료가 되어줄 것이기도 하고..

조금씩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도전의식과 함께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글 학교 선생님으로서 생활한지 한 달 반이 지났다.

처음엔 어떻게 수업을 주어야 할지 고민도 많이 되었지만..

인터넷에서 정보도 많이 구하고,

또 함께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좋은 말씀 많이 나눠주시고,

교재 자료에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으니,

그 모든 것이 나 하나 하기 달렸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중에 대학원을 다니게 되면 병행하긴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쨌든, 그렇게 시작된 한글 학교 생활은, 그야말로 두근거림과 설렘이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지루하지 않게 재밌게 수업을 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나를 고민하게 하며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게 하는 자극제다.

어쩌면,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내가 선생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는 동안엔

계속 따라다닐 고민거리일 것이다..

 

재밌는 것은 이제 겨우 2달 학생들과 함께 했을 뿐인데

힘은 들지만,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그만두지 못하고 계속하게 된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 알겠는 게다.

아이들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내가 맡은 반은 9~11살 또래들인데

그 나이에도 어쩜 그렇게 성격과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개성이 강한지

한 명 한 명 갖고 있는 특별한 장점들은 수업 중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기만 하다.

 

우리 애리와 리예는 선생님들 눈에 어떤 학생으로 비쳐졌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엄마 아빠가 아는 아이들과, 밖에서 보는 아이들은 역시나 약간의 온도차가 있다..

그 모두 합친 것이 아이들의 전체 모습일 것


그런 가운데 오늘 부모님들을 모시고 대화의 광장이 있었다.

학교에서 어떤 이념과 모토 아래 수업을 주고, 학생들을 교육하는지

그리고 어떤 행사가 있고, 그 행사를 왜 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의 설명과 함께 신부님 수녀님 말씀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각 반별 담임 선생님과의 개인 면담

역시나, 큰 학생들 반보다는 어린 학생 반의 부모님들 참여율이 높으시다..

우리 반에도 총 11명 중 8분이 다녀가셨는데, 개인 면담은 7분이 하셨다.

 

한 분 한 분 함께 나누면서,

얼마나 아이들을 신경 쓰시고. 관심을 가지시는지..

그리고 학교 시스템을 신뢰 하시는지

몇 분은 전 해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에게 너무 신경 써주시고 잘 해주셔서,

아이들이 밝아지고 활발해지고, 적극적이 되었다며 너무 감사해 하셨다.

부모님들의 그런 신뢰와 믿음은,

이제 첫 해 시작인 새내기 선생인 내게 자극이 되었고, 다짐이 되게 했다.

나도 그 분들처럼 학생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그런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다짐

 

그렇게 개인 면담이 끝난 후,

교사들 모임이 이었고, 평가회를 끝으로 하루가 마쳐졌다.

집에 오니 6시 반

 

늦게 끝나 힘들거나 싫다는 느낌보다는..

이런 분위기가 참 재밌게 느껴졌다.

모두 16분의 선생님들이 함께 하시는데,

서로 각기 다른 환경, 다른 직접, 다른 개성을 가진 분들이 함께 모여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게 느껴진다.

 

수업 시작 전 전체 회의가 매 주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좀 더 세사하고 깊은 이야기는 단계별로 모여 나누게 되니..

내가 속한 2단계 선생님들과 좀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

 

암튼, 좋은 분들과 함께 의미 있는 작업을 해 나간다는 것

마음 안에 깊은 충만감이 느껴진다.

 

생각지 못했던 남편의 제안

행복과 감사 속에 만끽하고 있다.

내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남편과 애리와 리예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겨우 일주일에 한 번인 역할이지만..

내겐 또 하나의 큰 도전이었다.

 

정말이지 2019년은

내게 너무나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

내 삶이라는 우주에 대 지각 변동이 일어난 한 해다.

 

지금은 내가 서 있어야 할 곳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앞으로 삶은 나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까

삶이 내게 전하는 말을 나는 얼마나 충실하게 들으며 따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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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꿈...

학창시절,

참으로 좋아했던 로커스트의 '하늘색 꿈'

박지윤 버전으로 올려본다.


아이들과 함께 하늘색 꿈을 꾸며 키워가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

어른이 되어도 하늘 빛 고운 눈망을 잃지 않는 우리 아이들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