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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의 '공부할 권리'를 읽다가...

pumpkinn 2016. 7. 7. 09:03

                                                                                                                                        <출처: 이철수의 집>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으려고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아가리라.

누가 가장 강한지는 두고 볼 일이다.

참다운 인간은 집단이

강요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 불복종에서

 

 

정여울의 공부할 권리를 읽다가 내 가슴에 불화살이 되어 꽂힌 구절이다.

물론 소로가 이렇게 온 몸으로 강렬히 반항한 그 대상과 내가 반항하는 대상은 다르다.

그는 국가에 대한 시민의 권리에 대한 반항이었고

나는 나 개인의 사회적 페르소나에 대한 반항이었다...

 

덤덤히 문자로 박혀있는 활자 속에서

단호함이 묻어있었고, 통렬함이 느껴졌고..

무엇과도 바꾸지 않으리라는 강렬한 의지가 펄떡거리며 춤을 추는 듯했다.

또한, 그 안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동참하는 나를 보았다..

 

왜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일까?

요즘 많이 드는 의문이다.

자신의 방식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극도의 이기적인 자기중심적인 생각은 얼마나 무서운 교만인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지 못함에서 오는 무서운 독단임을 그들은 느끼지 못하는 걸까?

가끔씩 그런 이들과 함께 할 대면 가슴이 갑갑해지고 답답해지고 도망치고 싶은 느낌이 들곤 한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나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나 역시 내식대로 그들을 판단하는 것일 테니..

참된 인간으로서 자기실현을 이룬 사람이 되기 위한 길은 참으로 어렵고 멀기만 하다.

결국 내 자신을 깎아내고 또 깎아내어야만 겨우 한 계단 올라서게 됨을 알겠다.

 

내가 나다움을 던져버리고

사회적인 페르소나에 맞춰 행동을 한 것에 대한 대가로

이렇듯 바윗 덩어리 하나 짊어지게 될 줄이야.

 

차라리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둔한 나였음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면 삶이 좀 더 편하지 않았을까?

 

암튼,

이렇게 갑갑하고 답답할 때 만난 정여울의 공부할 권리

내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었고,

위로 또한 안겨주었다.

잠시 앉아 피곤한 마음을 내려 놓을 수 있는 그루터기가 되어준 그녀..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어쩜 그렇게 닮은 구석이 많은지

가득 차서 어지럽고 정리되지 않은 나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정갈하게 정리해놓은 듯한 느낌

이 책을 선물해주신 친구님에 대한 고마움이 내 안에 가득해지고..

 

좀 더 자유로운 내가 되도록 깨어있도록 하자..

내가 가장 자유로울 때는..

가장 나 다울 때이니..

페르소나에 갇혀 내 자신을 놓쳐버리지 않도록

깨어있는 지혜로운 펌킨이기를...

.

.

오늘 역시 Lionel Richie의 곡을 골랐다.

피아노 전주곡이 나올 때 마다

코 끝 시리게 만들었던 곡...

My Love...


이 노래를 들으면 그해 겨울이 생각난다...

매서웠던 바람보다 가슴이 더 시렸던 그 해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