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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했던 하루~

pumpkinn 2015. 8. 29. 06:16

 


엄마~ 우리 Chefe(상관) 하구 직장 친구들이 우리 집에서 점심 먹구 싶데~”

~!! @$%@@@&$$&%”

 

이거이 뭔소리?

 

애리~ 엄마 음식 못하는거 알잖아~”

괜찮아 엄마~ 걱정하지마~ 그냥 편하게 하면 돼~”

 

~ 그게 어디 그러냐구~ -_-;;

 

말인즉슨,

애리가 인턴으로 일을 시작한 회사는 계열 회사였는데,

애리가 있는 파이낸셜 팀이 상사와 함께 모두 본사로 인사이동이 되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회사가 바로 우리 집 근처인 것.. (걸어서 10~15)

그래서 벌써부터 우리 집에 한번 가자고 난리들였다는게다..

 

찌아 마리아가 휴가 중이어서 안된다고 거짓말을 하고,

찌아가 아파서 안된다고 그렇게 미루고미뤘는데,

더 미룰 수가 없었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날짜를 정했다는 게다.

 

황당했던 것은,

첨엔 5명만 오기로 되어있었는데,

한 명 두 명 늘더니 세상에 10명이나 된 것.. 아이구야~

 

한국 음식을 먹자고 했다는데,

저녁 식사면 식당에서 사가지고라도 해결이 되겠는데,

점심이니, 우짜면 좋을지..

할 줄 아는게 없으니 당황할 수 밖에..

 

결국, 애리가 불고기를 하고, 마리아가 닭날개 요리를 하고,

반찬은 사서 대충 놓기루..^^;;

, 디너가 아니니 정식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은 좀 가벼웠다.

 

첨엔 그냥 서로들 편하게 시간 보내라고 출근을 해버릴까 생각했는데.. 

마음을 바꾸었다.

사실, 애리 직속 상관인 미우라와 루카스를 만나고 싶었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얼마나 잘해주고 잘 이끌어주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애리가 첫 직장이라고 들어가서 그렇게 인정을 받으면서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은 모두 이 두 상사들 덕분이었다.

 

첫 직장이 그렇게 마음에 든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런데 그렇게 운이 좋게 들어가고 싶은 직장엘 들어가고,

게다 좋은 상사들을 만나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CEO한테 인정받게 되어 본사로 들어가게 되고,

이 모두 주위에 좋은 상관들과 직장 동료들이 함께 했기 때문이기에

이렇게 좋아라하며 재밌게 다니는 애리를 보니 엄마로서는 고마울 수 밖에..

 

물론 애리도 인턴이라고 자기 시간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마감일 때는 새벽까지 일을 한다.

 

애리가 인턴으로 직장을 구했을 때 남편은 애리에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고용주 차원에서 바라보는 직원들의 자세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ㅣ

회사가 필요로 할 때 도움이 되는 직원이 되고,

인턴이라는 것은 돈 벌기 위함이 아니라 배우는 입장임을 잊지 말고

회사에서 용돈까지 주면서 일을 가르치는 거란 마인드로 고마운 마음으로 일에 임하라고..

지금은 월급을 따질 때가 아니라, 일을 해서 경력을 쌓고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그렇게 성실한 자세로 능력을 발휘하게 되면, 일자리에 연연해하지 않게 될거라고 말이다.

회사에서 놓치지 않으려 할테니...


그렇게 해서 능력을 발휘하면서 주류 사회에서 활동해야지..

그렇게 기껏 공부시켜놓고는 눈앞의 돈에 매달려 매장에 매달려있게 할까나..

그건 우리 이민 1세들의 이야기지 우리 자녀 세대의 스토리는 아닌게다.

 

암튼, 아빠의 말을 잘 귀담아 듣고 회사 일에 마음으로 열심히 임했던 것 같다.

그러니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게되고...

아직 인턴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애리를 데려갔으니..

그저 감사하기만 할따름...

이 모두가 좋은 상사와 좋은 친구들이 주위에 함께 했음으로 주어진 감사한 기회이기에

내가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있겠나 말이다.



모두들 앉혀놓고 한 컷~!! ^^;;

자리가 좁아 음식을 몇 접시 놓지 않았는데도 뭔가 푸짐해 보여서 다행이다 싶었다.^^;;

샐러드와 밥과 쥬스는 거실 테이블에 놓고 셀프 서비스로~ ^^

테이블 정면에 보이는 안경쓴 친구가 바로 애리의 직속 상관인 미우라. (내가 맘에 쏙 들어하는~ ^^;;)

똑똑한거야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바, 게다가 실제로 보니 참 푸근하고 따뜻해보이며 깊은 품성이 느껴졌다.

그 왼쪽 옆 빨간 옷 입은 친구가 Financeiro Chefe 비니, 애리 말대로 차분하면서 엄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친구였고..^^ 

오른쪽의 남장 입은 구렛나루 수염의 친구가 Planejamento Chefe 바헤또.

이 친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경청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조용하면서도 넉넉함이 느껴졌고...

다른 친구들은 애리 직장 동료들이다. 여자친구들은 애리 방 구경한다고 쫓아 들어가고..큭큭~ ^^;;

옷에서도 회사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애리가 바로 이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에 폭 빠졌던거기도 하고..^^ 

가만 보고 있으면 마구 기분 좋아지는 사진. 증말~ 못 말리는 엄마다~ ^_____^;;



 

드디어 D-day가 되었다.

애리는 학교에서 오자마자 전 날 자기가 재어놓은 불고기를 볶았고,

마리아는 닭날개를 구웠고,

나는 식탁을 정리하는데.. 어쩜 그것도 그리도 제대로 못하는지..

50이 넘은 딸 둘을 가진 엄마가 이모양이라는 사실에 정말 스스로도 한숨이 나왔다.

그나마, 애들이 엄마를 안 닮아 어찌나 고마웠는지... 히구...

 

드디어 시간이 되었고, 벨이 울렸다~

애리는 직장에서건 학교에서건 벌어지는 일상들을 엄마 엉덩이 쫓아다니며 이야기를 하기에

사실 누가 누군지 다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 실제로 보니 얼마나 다들 어리고 젊던지..

무슨 직장상사가 저렇게 나이가 젊은지.. 깜짝 놀랐다

 

역시나, 엄마는 어려운 존재인듯..

다들 어찌나 조심스러워하던지..^^;;

다들 반듯하고 예의가 발라서 그것두 마음에 들었다.

 

특히, 애리 직속상관인 미우라는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아이구야~

엉뚱한 생각까지 했다~ 하하하하~

정말이지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우리 애리나 리예가 저런 사윗감을 데려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는~ 하하하~ ^^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한국 회사와는 다른 분위기임이 그대로 느껴졌다.

Chefe들과도 어찌나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던지, 친구인지 헷갈릴 정도..

아쉽게도 직속 상관 중의 한 명인 루카스는 미팅이 있어서 오질 못했다

미우라를 통해서 안부 전하고..

 

미우라에게 애리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다고,..

잘 이끌어주고, 잘 교육시켜줘서 고맙다고 말하니, 부끄러워하면서도 환하게 웃는다..^^

자기도 예의 차원으로 애리 칭찬을 해주고..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친구였다..^^ (정말 아까웠다는..큭큭~)

 

나는 그렇게 한 명 한 명 인사를 하고는,

편히 시간 보내라는 인사를 하고는 집을 나왔다.

그래야 자기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을 테니..

 

나중에 애리 얘기를 들으니, 다들 너무 좋아했다고… ^_____^

엄마가 너무 귀여웠다고 그랬단다~ 호호~ 

하긴 지들만 긴장했나나두 얼마나 긴장했는데

긴장하다보니 마구 떠들어대고~ 

그게 눈에 보였겠지~ 하하하~ ^^;;)


1시간 점심 시간을 2시간 반이나 시간을 보내서 다들 놀래서들 뛰어나갔다는 얘기를 듣고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하하하~ ^^

디렉터한테 한 소리들 듣지는 않았는지..^^

 

아이고~ 큰 일을 하나 끝냈다~!!

언제든지 또 오라고 했더니~ 다들 너무 좋아들 한다~!!

그때는 그대들이 와서 편히 해먹고 놀다가라고 했다. 그러겠단다~

증말로 올 것 같은 느낌~ 큭큭~


넘 웃겼던 것은,

엘리베이터를 타려다가 잊은게 있어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데,..

그만 Password를 잘못 찍어 계속 문을 못 열자.. 

애리가 황당한 얼굴로 문을 열어줬다는~ 하하하하~ 미쳐 내가~ ^^;;

내참~ 기가 막혀서~ 어떻게 잊어버릴 수가 있는건지..^^;;

결국 내가 얼마나 긴장 속에 있었는지 그만 들통이 나고 말았다~ 하하하~


애리가 첫 아이라 그런지, 애리가 시작하는 모든 일에는 나에게도 첫 경험이라.

괜히 내가 들뜨곤 한다

애리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도,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도,

또 첫 직장에 들어가서의 생활 그 모든 것이 내게는 첫 경험이라 내가 이리 들뜬다..

덕분에 우리 리예 때는 내가 느긋하게 대처하게 되는 것...^^

 

인제, 조금 있으면 리예도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고,

리예 때는 난 또 어떤 느낌으로 그 순간을 만나게 될까..?

궁금해진다..

 

어쨌든,

애리 직장 상사들과 동료들과의 점심 식사~

들뜨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

 

애리에게 근사한 애인이 생기면 어떨까..?

내가 더 설레서 난리겠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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