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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를 돌아보며...

pumpkinn 2013. 6. 10. 10:43

내가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Katia 선생님.

얼마나 똑뿌러지게 설명을 해주시고 인내심은 또한 얼마나 많으신지...

누군가 아무리 답답한 질문을 해도 인상한번 쓰는 적이 없이 알아들을때까지 설명을 해주신다.

이런 선생님 밑에서 공부하는 우리는 복 받은겨~ ^^

첨에 선생님이 너무 멋지고 세련된 분이라 놀래기도 했던..^^

 

 

 

메켄지 대학에서 포어 수업을 시작한지도 벌써 일년이 다되어간다.

시작이 반이라고 엊그제 시작한 것 같다 싶은데 벌써 1년이 지나간다니...

작년 하반기 학기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두번째 학기가 끝나가고 있는 중이다.

다음 주에 있을 시험을 마지막으로 방학으로 들어간다.

 

처음 포어 수업을 신청하면서 얼마나 들떠했는지를 떠올리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수업을 들으면서 그 세련되고 멋진 교수님의 똑 뿌러지는 강의에 홀딱 반해 열광하던 나.

세계 각곳에서 날아온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면서 살짝 떨리던 긴장감.

첫 학기를 건너띄고 들어갔기에 서로 너무들 친한 그들 틈에서 어색해하던 내모습.

다들 브라질에 온지 얼마 안되는 그들 틈에서 브라질에서 오래 산 내가 끼어있음에 미안해하던 나.

그래서 선생님 질문에 대답도 안하고 조용하게 있던 내모습이 떠올라 또 웃음이 난다.

 

지금은 새로온 친구들도 있지만, 함께 학기를 올라간 친구들도 있어 낯설고 어색하진 않다.

하긴 그렇게 오랜 시간을 낯설고 어색해하기엔 외향적인 나니까.

아쉬운 것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가게로 총알같이 날아가야 하기에

종종 친구들이 초대하는 점심식사나 커피 타임에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

그러다보니 함께 만나지는 친구들끼리 더 반가워하고 더 좋아라하는 그 틈에 섞이기엔 또다시 낯설음이 끼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부러운 것은 아니다. 그러기엔 내 일상이 바쁘기도 하고 중요하기도 하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사는 일상이니 외국 친구들에 대한 특별한 호기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 브라질에서의 독특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고 싶은 기간제 직원도 아니니

자연스레 내 일상으로 시선이 고정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러다보니,

학교 축제도 가서 즐기기보다는 와우 축제를 하는 것이 내겐 더 급선무처럼 느껴지는 것.

이것은 파티나 이벤트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성향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특별하고 풍요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기에

그것은 좀 스스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분발해야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우리반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 미미. 그녀는 대만에서 남편따라 왔다.

한국 올림픽때 올림픽 위원으로 한국에서 일을 했기에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하긴 미미는 나만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녀의 부드럽고 따뜻한 성격으로

우리반 학생들 모두가 좋아하는 인기짱인 친구다. ^^

게다가 또 얼마나 똑똑한지. 말은 온지 얼마 안되어 아직 잘 안되지만 작문을 할때보면 놀란다.

넘 뛰어난 그녀의 작문실력.

그 옆은 Tarif 시리아에서 온 친구다.

 

 

공부는 한국과는 달리 (요즘은 한국도 많이 달라졌겠지만)

문법 중심이라기 보다는 회화를 통한 문법을 배우기 때문에

그 이해가 훨씬 쉬운 것 같기도 하다.

 

대화 주제가 나오면 꼭 학생들을 둘 셋 짝을 지어 서로 주제에 맞는 대화를 나누게 하고,

대화가 끝나면 서로의 짝꿍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를 대답하며 나누는 시간이 있는데,

역시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함께하니 그 주제에 따라 나오는 문화차이가 장난이 아니다.

 

기념품 부분에선 내가 좋아하는 머그잔 선물은 중국에서는 나쁜 운을 의미하는 것이고,

우리 나라는 하루면 끝나는 결혼식 파티가 인도에서는 일주일 내내 열린다는 것..

그런가하면 그리스 친구 얘기로는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접시를 깨는 그런 풍습은 없다는 것.

 

그리고 내게 가장 재밌게 다가온 부분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는 주로 여자가 남자를 따라가는데

외국에선 남자가 여자를 따라가는 경우도 꽤 많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유끼꼬 (일본), 그 옆은 중국에서 온 리사. 리사는 지난 학기부터 함께한 친구. 이 친구도 성격이 참 좋고 지난 학기부터 함께해서 다른 친구들보다는 좀 더 가까운 편이다.

그 옆이 캐나다 아저씨 Etienne. 우리반의 장난꾸러기(?)다. 얼마나 재밌는지.

그 옆의 두 학생은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지 하루 출석했던 중국에서 온 학생들. 박사학위 공부를 하러 왔단다.

역시 브레인은 다른듯. 말을 얼마나 조리있게 잘하던지. 흐미~

 

 

 

함께 공부하는 캐나다 아저씨는 브라질 대학에서 유학을 하는 부인을 따라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브라질에 왔고,

시리아 남자는 브라질 애인을 만나러 브라질에 왔다가 눌러앉은 케이스고,

덴마크 청년, 독일 청년 모두 여자친구때문에 브라질에 온 케이스다. 거참~

 

물론 한국에서도 한국 남자가 외국으로 여자친구를 만나러 갈 수는 있겠으나,

그것은 휴가나 방학동안의 이야기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뒤따라간다는 것은 좀 힘든 케이스가 아닐까?

하긴 요즘은 또 어떤지 모르겠다. 우리세대는 그랬다.

 

그리고 가운데 노란 머리 친구가 덴마크 청년 세바스티안.

이 친구는 완전 괴짜중의 괴짜라 종종 우리를 완전 황당함으로 몰아넣으며 배꼽을 잡게 만든다.

그 옆은 홍콩에서 온 친구 (이름 기억 안남. 더이상 오지 않음).

그리고 오른쪽 끝은 보라색 옷을 입은 친구는 그리스에서 온 크리스다. 이친구는 물리학자인데 아주 못말리는 괴짜다.

 

이렇게 포어 수업을 하는 것은 포어를 제대로 배우는 재미도 있지만,

세계 여러나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의 문화와 풍습을 알게되는

색다른 재미도 맛보게되는 생가지못한 즐거움까지 안겨준다.

 

포어 수업을 시작했을 때는 나름 현실적이었다.

혼자 장사하면서 배운 포어기 때문에 정석으로 배우고 싶었던 마음이 컸더랬다.

그렇기에 수업 시간에 일어나는 아주 작은 의문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일상에서도 말하다가 살짝 혼동스러운 부분은 적어놓았다가 다음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곤했다.

 

모르는 것을 알고자 등록한 수업 과정 아닌가?

나는 목표에 충실코자 용감했더랬다.

그렇게 질문을 통해 그동안 헷갈리고 이해가 안가는 부분들은 하나하나 해결되어져 나갔다.

그때 느껴지는 시원함이란.

한달동안을 이도 못닦고 산속을 헤매다가 집에 도착해 샤워를 할때 느낌이 이렇지 않을까?

가려운 곳 박박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그럴때면 날아갈듯한 희열을 느끼는게다.

 

학기가 끝나면 다음 과정으로 올라가고,

그 다음 과정은 좀 더 어려운 내용들이 나오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요즘은 직접화법과 간접화법을 배우는데, 그것이 이만저만 헷깔리는게 아니다.

게다가 덤으로 따라붙는 전치사와 관사들. 완전 혹 중의 혹이다.   

 

반성하는 부분은 과정은 더 어려워졌는데,

내가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의 초심은 어디로 출장을 간건지.

문법도 더 복잡해지고 더 어려워졌는데,

나는 반대로 포어 책은 시험 전날 하루 펼쳐보고 가는 것이다.

 

장사나 하고 대충 살자면 굳이 배울 필요는 없다.

말이 안통하는 것도 아니고, 사는데 지장은 없으니.

하지만,

내가 뼈를 묻을 나라인 브라질 말을 제대로 배우자고 들어간 것임을 떠올리면

분명 나의 자세는 잘못되었다.

 

다음 학기는 본격적으로 어려운 과정으로 들어간다.

기본적인 문법에서 벗어나 더 복잡하고 미묘한 부분을 터치하게 될 것이고.

인제는 문법을 배우고 회화를 하는 과정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학생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까지 하게된다고. -_-;;

 

포어 수업을 제대로 잘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한다.

적어도 수업 있는 날 복습 한번 하기. 시험 전날 수박 겉핥기로 끝내지 않기.

 

다음 학기에도 우리 까찌아 선생님이 우리 반 담당이 되실까?

제발 그랬으면....

.

.

 

오랜만에 들어보는 Yolanda... 

아마도 라틴 음악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일 것이다...

 

하긴 나뿐만이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곡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전설적인 가수들을 포함하여 수많은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Yolanda를 불렀으니..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랑의 고백....

Silvio Rodriguez & Pablo Milanes의 목소리로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