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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그르니에의 <섬>과 알베르 까뮈

pumpkinn 2012. 11. 20. 10:20

알베르 까뮈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의 장 그르니에의 "섬"편은 양면성을 지닌 장 그르니에의 성격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때로는 자기 안으로 숨기도 하고, 때로는 수면 위로 올라와 사교적이 되기도 하는 장 그르니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내 입가엔 살포시 웃음이 번졌다. 나도 그런 사람이니까. 그래서 누군가는 나를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으로 보는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내향적인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 그 모두 내 모습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 공감대가 형성되는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아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여 잦은 만남은 거리를 두기도 한다. 그래야 감정에 균형이 잡히고 에너지가 충전이 되는거니까.

 

어쩜 많은 사람들이 그럴지도 모른다. 아무리 외향적인 사람이어도 쏟아부은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쉼의 시간이 필요하고,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늘 혼자만 있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감정과 에너지 균형을 위해 성향에 따라 각자의 방법으로 보존하고 충전할 따름이다.

 

장 그르니에


길거리에서 이 조그만 책을 열어보고 겨우 그 처음 몇 줄을 읽다 말고는 다시 접어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마침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정신없이 읽기 위하여 나의 방까지 한 걸음에 달려가던 그 날 저녁으로 나는 되돌아 가고 싶다. 나는 아무런 회환도 없이 부러워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열어보게 되는 저 낯 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 한다.

 

스승과 제자 관계였던 장 그르니에와 알베르 까뮈. 까뮈가 스승인 장 그르니에를 얼마나 존경하고 흠모했는지 김영하가 읽어주는 알베르 까뮈가 쓴 "섬"의 서문을 듣다가 전율했다. ‘감동’이라는 식상한 표현으로는 도저히 표현될 수 없다. ‘전기가 내 혈관을 뚫고 지나가는 듯한 충격적인 감동’이라고 하면 지금의 내 느낌이 조금 표현되어질 수 있을까. 

 

그랬다. 듣는 순간, 내 눈엔 눈물이 고이고 온 몸이 서늘해지며 머리가 쭈뼛거리며 감동에 감전되는 느낌이었다. 장 그르니에와 알베르 까뮈의 스승과 제자 관계를 넘어선 아름다운 우정과 존경. 그런 그들의 삶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에세이 "섬"은 장 그르니에의 명성보다는 알베르 까뮈의 훌륭한 서문 때문에도 많이 읽힌다는 김영하의 설명을 들으며, 장 그르니에는 얼마나 훌륭하고 멋진 스승이었으며, 또 얼마나 행복한 스승이었을까 상상해보게 된다.

 

까뮈는 자신의 스승이자 멘토인 장 그르니에를 평생 존경하고 사랑을 표한다. 그가 존경하는 멘토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스승을 빛내는 제자, 그런 제자가 쓴 사랑과 그리움과 존경이 가득 묻어있는 서문을 읽는 장 그르니에는 순간 어떤 느낌이었을까. 스승으로써 이보다 더 깊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또 있었을까.

 

장 그르니에의 "섬"에 대한 김영하의 팟 케스트는 장 그르니에로 시작하여 알베르 까뮈로 끝났다. 아마도 많은 스승과 제자들은 장 그르니에와 까뮈의 관계의 동경할지도 모르겠다. 

 

알베르 까뮈와 장 그르니에


알베르 까뮈의 소설을 다시 한번 읽어야겠단 생각을 했다.'페스트'는 내가 'ㅈ ㅜㅣ'에 대한 공포증이 있어서 끝내 끝까지 읽질 못했고, 아직 엄두를 못 내는 작품이다. 어쩜 이번 생에서는 읽지 못할 책일 수도 있겠다. 사춘기 때 읽은 "이방인"은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밑도 끝도 없이 끝나는 소설에 대한 나의 느낌은 “그래서 어쩌라고?” 였으니까. "이방인"을 다시 읽어야 겠다. 중년이 된 지금 "이방인"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장 그르니에의 ‘섬’.

대체 어떤 글이기래 알베르 까뮈는  겨우 처음 몇 줄을 읽고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열정적으로 읽고 싶어 그렇게 단숨에 한걸음에 달려 자신의 방으로 뛰어들었는지, 그로 하여금 오늘 처음 이 섬을 열어보게되는 낯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하게 했는지 나도 느껴보고 싶다. 

 

"섬" 과 만나기까지 나는 지루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림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겠지.

까뮈의 스승에 대한 뜨거운 존경과 사랑을 벅차게 느꼈던 김영하의 팟 캐스트.

 

나에게도 뜨거운 하루였다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존경과 사랑이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웠던 시간..

나에게도 뜨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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