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한국에서 날아온 '마음까지 전하는 우체국 택배'

pumpkinn 2021. 4. 17. 06:00

 

사무실에 있는데 마리아한테 연락이 왔다.

한국에서 큰 상자가 도착했다고..

 

"아~ 미경이가 보낸 택배가 도착했구나"

 

놀라운 것은 평소보다 더 빨리 도착했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무엇이든 느린 나라라,

판데믹 사태로 지금 Fase Vermelho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

나는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도착하다니...

 

반가운 마음에

사무실 일 대충 정리하고 부랴부랴 달려왔다. ^^;;

 

얼마나 큰 상자가 왔는지~

상자를 여는데..

꺼내도 꺼내도 계속 나오는 선물들

 

혹시,

택배 상자가 아니라 메리포핀스의 가방?? 

 

 

 

다 꺼내놓고는 넋이 나갔다.

얼마나 많이 보냈는지..

이 많은 걸 들고 무거워서 어떻게 우체국에 갔을까

 

이렇게 바리바리 싸서 보내놓고선도..

넣은 게 없는 것 같다고 걱정하는 미경이가 떠올라.

울컥했다.

엄마 마음이 이럴까

너무 넘치게 받는 느낌.

 

보내준 책을 보고는 가슴이 떨렸다.

보낼 때 책도 함께 보내고 싶다며 물어왔었다.

언니에게 책을 보내고 싶은데 기왕이면 언니가 읽고 싶은 책을 보내고 싶다고..

 

괜찮다고 하면

내가 좋아할 만한 책을 고르느라 머리 싸맬 동생임을 알기에...

미안함을 무릅쓰고 읽고 싶은 책을 말했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코로나로 상황도 좋지않고...

아직 책장에는 읽지 않은 책들이 많이 꽂혀있으니

괜히 욕심내지 말자고 마음을 누르고 있었다.

 

읽고 싶은 책을 선물받은 것도 고마운데..

책을 양장으로 보낸 것이다..

그냥 페이퍼 커버로 보내도 됐는데..

미경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느껴져 울컥해졌다.

 

 

대체 내가 무슨 복이 이리도 많아 이리도 벅차게 사랑을 받는 건지...

언제나 내가 하는 것 보다 벅차게 많이 받는 나...

고맙고 미안하고 또 고맙고...

 

얼마 전, 아는 동생이 하는 말...

"언니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봐요"

"그치..?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아"

 

교만의 차원에서의 답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온 답이었다.

 

멀리있는 남편이랑 우리 애리 리예에게 자랑하고~

한국에서 미경이를 만난 적이 있는 애리에게 누군지 이야기 해주었더니..

언니 기억난다고…^^

넘 고맙다고…^^

 

미경아,

보내준 많은 선물 이상으로

미경이 마음, 넘치도록 받았단다…

 

이렇게 응원해주고 바라봐주는 동생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그건 내게 행운이고 축복이지..

고마워..

 

미경이에게도,

행운과 축복이 가득한 날들이길 바래..

나에게 그런 것 처럼...

 

이 벅찬 감동을 어떻게 해야 그대로 전달될지..

나의 표현의 한계를 탓할 수 밖에…

 

감동의 도가니 속에 난리 부르쓰였던 오늘...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사랑하는 미경에게

마음 깊이깊이 고마움을 전하며..

 

감동의 쓰나미를 맞은 펌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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