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리뷰 60] 7. 니케이 벤처 편집부의 ‘경영의 맞수’를 읽고 / 번역: 권혁기

pumpkinn 2011. 10. 11. 08:56

 

 

 

리뷰에 앞서...

 

책을 읽으며 받은 감동이 깊을 때면 리뷰가 잘 써질때도 있지만, 바로 그 똑같은 이유로 리뷰를 쓸 엄두를 내지 못할때도 있다. 그럴 때는 내 안을 온통 차지한 그 느낌들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쏟아낼 수 있는지를 모르겠기 때문이기도 하고, 때로는 그 느낌이 너무나도 벅차고 강렬해서 감히 리뷰를 쓸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기도하다. 바로 ‘괴테의 대화’처럼...

‘괴테와의 대화’때 만큼 주체가 안되어 어쩌질 못했던 그만큼의 감동은 아녔어도, 혁신의 천재 혼다 소이치로와 경영의 신 마쓰시다의 삶과 꿈을 비교하며 보여준 ‘경영의 맞수’ 역시도 내게 준 감동이 너무나 컸기에 쓰고 싶은 말도 많고, 느낌도 많은데 대체 어떻게 정리를 해서 올려야 할지, 읽은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이렇게 손을 대지 못하고 그렇게 막막함 속에 있었다.

책을 읽으면 리뷰를 쓴다는 것은 그 누구와의 약속도 아닌 바로 내 자신과의 약속이다. 그러기에 리뷰를 올리지 못하면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영 쉽지 않다. 마치 화장실에 가서 큰일을 보고 마무리를 안하고 나온 듯한 느낌.. (아 표현을 꼭 이렇게 해야만 했나..? ^^;;)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경위는 재밌게도 안광일 교수님 덕분이었다. 아 물론 교수님과 내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좋은 책을 골라주셨던 것은 아니고..^^ 유튜브를 통해 한양대학교 안광일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종종 언급되어지는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다 고노스케에 관한 이야기가 나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기에 그의 삶이 궁금해졌기 때문이었다. 검색 중에 혼다의 삶과 함께 비교 분석되어 올려진 ‘경영의 맞수’를 발견하여 읽게 되었는데, 나는 혼다 소이치로와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삶을 읽으며 나는 그들에 단번에 매료되고 말았더랬다.

 

       

 

소이치로와 고노스케...

참으로 닮은 꼴인 듯 하면서도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 학력도 없이 어린 시절 부모 곁을 떠나 혼자 자수성가 했다는 점, 그리고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이나 똑같이 대했다는 점에서는 너무나도 비슷하나, 경영 그 내용면에서는 너무나도 달랐다.

독창적이고 남의 것을 카피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못했던 소이치로. 그는 자유로운 영혼이었고, 자신이 하자고 한다면 끝까지 밀고 나갔으며,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조차 존경받고 사랑받는 그런 인간적인 매력을 지녔던 혼다였다. 아랫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던 그의 진실은 어디서나 통하는 법, 성격이 괴팍하여 말보다 주먹이나 도구가 먼저 튀어나갈 때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부하 직원들에게 존경을 받았던 경영인이었다.

“애사심 따위는 필요 없다.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라”고 했을 때 “왜 애사심이 필요없느냐”는 신입 사원의 질문에, 창업자인 내게 회사가 3-4순위인데 사원들에게 애사심을 따질 수 있겠느냐는 대답에 그만 힘이 웃음이 빵 터졌다.

혼다 소이치로가 뚝배기 된장같은 순수 순박한 인간적인 매력을 지녔다면, 고노스케는 복합적인 고도의 수준의 심리 경영을 하는 이성적인 경영인이었다. 초기엔 독창적인 개발도 했지만, 후에 그는 me too 방식이라며 비아냥까지 받기도 했지만 철저한 경영 방식이 아니면 성공으로 이끌 수 없는 기술 제휴를 많이 시도했고, 가장 좋을 때가 위기라고 외치며 가장 좋을 시기때 조심하고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사원들이 흐트러지지 않게 했으며, 언제나 상대방의 좋은 면을 보며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그런 멋진 리더였다.

그에 대해 놀라웠던 여러가지 에피소드 중에 회사에 처음으로 생긴 노동조합을 보고 사장이 가만 있을 수 있겠느냐며 스스로 초대하여 가서는 그들을 위해 축하를 해주고 연설을 하며 정면으로 그들과 부딪히고 소통을 하는 그에게 존경심이 그저 마구 솟아나왔다. 오죽하면 그가 군용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귀족으로 명단에 올라 일을 못하게 되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노동조합에서 싸인을 하고 대항을 하여 그를 회사로 귀환 시켰을까..? 이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역시 남달랐던 세계관...

늘 언제나 그렇지만, 역시 위인들은 뭔가가 달라도 다른 무엇이 있다. 그 중의 하나는 포부의 스케일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들의 꿈은 그저 그가 태어난 도시에서도 아니고, 나라에서도 아닌 세계로 향했다. 그들은 구멍가게 시절부터 ‘세계’를 입에 달고 다녔다. 그것이 달랐다. 그리고 그들은 모든 시스템을 세계화에 맞춰 나갔다. 혼다는 불경기로 힘들어하고 있을 때 조차도 ‘세계화’를 외쳤다. 그때 사원들은 ‘세계화를 외치기전에 밀린 봉급부터 정리해주지’라고 생각을 했다고 하니, 어떤 역경 속에서도 그들은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이뤄낸 것이다.

공장을 새로 지을 때마다 혼다는 명령했다고 한다. 절대 공장 내에 매점을 만들지 말 것이며, 담을 쌓지 말것이고, 그리고 데이트 장소로 사용될 정도로 밤에 불을 환히 켜놓으라고 했단다. 그의 혼다의 지역사회에 대한 배려는 결코 단순히 지역 사회에만 국한 되지 않았고, 혼다가 세계로 뻗어 나갔을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었다. 절대 일본에서 직원을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을 직원으로 쓰고 현지의 상황에 맞게 모든 환경을 조절 한다는 것. 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혼다만 그런가..? 고노스케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본이 세계 제 2차 대전으로 타국의 도움을 받았다면, 인제는 일본이 어려운 다른 나라를 돕는 것이 그의 사명이고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그의 세계관은 이미 ‘일본인’이라는 국경선을 넘어 ‘세계인’으로서의 마인드로 세계를 바라보았던 것이다.

정말 가슴이 벅찼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토록 멋지고 훌륭한 경영인들이 있었다니. 그리고 내가 살아있던 어느 순간에 그들도 그 곳에서 숨을 쉬고 있었다는 것. 무조건 ‘일본’이라는 네임이 주는 침략자 일본, 야비한 일본, 역사 왜곡을 하며 생떼 쓰는 일본이 아닌 (일본의 양면성이랄까), 지난 날 일본이 클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넒고 넉넉하고 큰 세계관이 일본을 지금의 일본으로 있게 했음을 다시한번 놀라움 속에 느끼게 되는 또 다른 모습의 일본을 알게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역시 일본은 컸다. 스케일이 컸다. 그리고 객관적이었다. ‘교양의 즐거움’을 읽으며 ‘오에 겐자부로’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자리에서, 온 세계가 주목하는 바로 그 순간에 자신의 나라인 침략자 일본에 대한 부끄러움을 표현하고 용서를 구했던 사건, 그리고 일본 천황으로부터의 훈장을 거부한 사건. 그때 나는 일본이 어떤 나라인지 느낄 수 있었다. 오에 겐자부로의 행동도 우러러보였지만, 그러한 그의 행동을 받아들이는 일본인의 태도가 너무나도 놀라웠기 때문이었다. 시대의 지식인의 결정과 선택을 존중하는 일본 국민들. 만약 한국의 어느 노벨 수상 작가가 같은 행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지를 상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지금 일본은 지진과 쓰나미에 방사선까지 엎친데 겹친 격으로 힘들게 있지만, 그들은 또 일어날 것이다. 그들 같은 마인드가 존재하는 한, 네나라 내나라 따지지 않고 우뚝 선 세계인으로 또 자신들의 이름을 펼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역자는 말한다. 왜 한국에도 훌륭한 경영자가 많은데 하필 일본의 경영자의 책을 또 내는지. “그것은 우리보다 앞서가는 일본에 대해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라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리뷰를 마치며...

이 책을 읽음으로써 일본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게 되었다. 그것이 즐거웠다. 또한 혼다와 고노스케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사실도 내게는 흥분이었고 즐거움이었다. 배움이 주는 즐거움이란 이런 것.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유로운 영혼인 혼다의 매력에 푹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내가 혼다를 타고 다니는 것이 자랑스러울 만큼. 혼다를 타는 것이 그를 기념하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던게다. 앞으로 현대나 기아를 타면서 그런 자랑스러웠음 좋겠다.

혼다를 떠올리면 후지사와 다케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혼다의 배경 그림이 되어 늘 혼다를 지켜주고, 혼다가 자신이 원하는 개발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뒤에서 모든 것을 다 막아주고 받쳐주고 보호해주었던 2인자 후지사와 다케오. 그 역시 멋진 일인이 아닐 수 없었다. 혼다의 곁에서 자신을 내세우지는 않고, 그렇게 2인자의 역할에 충실했던 다케오. 다케오가 인제 그만 자신의 자리를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던 그 때 혼다가 함께 따라 나선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그렇게 그 둘은 자신들이 떠나야 할 때를 알았던 것. 정말 아름다운 떠남이었다. 눈물마저 글썽거려졌던.

고노스케 같은 스승을 삶 속에서 만난다는 것은 큰 축복일게다. 내 안의 잠재성을 알아보고 인정하고 기다려주고 키워주는 스승. 어린 사람들에게도 깍듯하게 예우하며 겸손을 당신이 눈을 감는 순간까지 몸으로 실천했던 스승님. 상대방의 귀를 기울일줄 알며 그들과 호흡할 줄 아는 리더. 역시 존경받지 않을 수 없는 리더였다. 그이 ‘수돗물 철학’은 자국에서뿐만이 아니라 세계에서도 심어졌다. 그렇게 그에게는 내나라 남의 나라가 없었다. 다같이 잘 살아야 하는 마음이었을 뿐...

리뷰가 언제나처럼 정리는 잘 안되고 정신없이 느낌과 생각들이 질서없이 쓰여졌다. 내용은 뒤죽박죽이어도 그들의 삶과 업적과 꿈에 대한 나의 존경심과 경외심은 그대로 표현되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 노령의 나이에도 환하게 웃고 있는 혼다 소이치로의 천진스러운 미소가 나를 뭉클하게 한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늘 고독했을 것 같은 고노스케가 명상에 잠겨있는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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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의 삶을 읽으면서...

역시 미국은 성장할 수 밖에 없었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소이치로와 고노스케를 읽으면서...

역시 일본은 성장할 수 밖에 없었다..라는 느낌이 똑같이 들었다...

인제 한국 경영인의 삶을 읽으면서...

역시 '한국'은 성장할 수 밖에 없다~!! 라는 마침표를 찍고 싶다...

 

늘 느끼는 거지만..

최고의 자리에 선 자들은 아름답다...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수 많은 절규 속에서도 결코 꿈을 놓지 않았던 그들...

어떻게 아름다워보이지 않을 수 있는걸까...?

 

그래서 그들의 삶을 읽는 것이 내게는 이토록 즐거움인지도 모르겠다...

그들을 흉내내며 그들을 닮아가는 삶...

그래서 나도 꿈을 이룬 그 자리에 서 있는 삶...을 사는 것.....

 

들어도 들어도 똑같은 감동 속에 눈물 그렁대게 하는 곡...

Adele의 Someone Like You...

이 책을 읽는 동안 많이 들었던 곡이다...

 

마지막 장면...

그녀가 벅차오른 감정을 추스리며 울먹거리는 장면이..

더욱 눈물나게 했던.... 

 

I wanna be someone like you......